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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석 Jul 24. 2020

불확실성(X-Event)에 대응하는 정부 시스템

[2020 봄학기] 미래학개론 Q&A 1

2020년 봄학기에 진행된 미래학개론 수업은 서용석 교수님이 주관한 수업이었다. 서용석 교수님은 하와이의 미래학자 짐 데이터 교수님의 제자로, 현재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의 교수님으로 부임해 계신다. 미래학개론 수업은 과목 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래학의 기본 관점과 미래학자로서 고민하고 연구해야 할 다양한 분야/이슈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과목이었다. 본 수업을 진행하면서 교수님이 매주 수업 말미에 제시한 주요 이슈들은 미래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충분히 고민해볼 가치가 있는 질문들이었다. 

첫번째 질문 


Wild Card(X-event)의 상시화 속에서 우리의 사회시스템(정부의 운영방식 포함)은 어떻게 바뀌어야 할까?


Wild Card 혹은 X-event란 미래의 모습을 크게 변화시킬 정도로 상당한 영향(또는 결과)을 가져올 수 있지만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을 의미한다. 종종 X-event와 혼용되어 쓰이기도 한다.(출처 : 미래학개론 Introduction 수업자료, 서용석 교수)


기본적으로 Wild Card에 기민하게 대처 가능한 조직을 적시에 구성할 수 있는 유연한 정부시스템이 확립돼야 한다. Wild Card 자체가 예측 불가한 사건이기에 아예 사전에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만 그 사건은 반드시 하나의 ‘유형’ 안에 포함되는 사건임에는 틀림없다. 예를 들어 미국의 9. 11. 테러는 국가 안보 범주에 속하는 사건으로, 대표적으로‘국방 분야’에 해당하는 사례, 우리나라가 겪은 IMF는‘경제 분야’에 해당하는 사례이다. 이를 다시 고민해보면 아무리 예측 불가한 사건이라고 해도 그 사건은 발생 후에라도 규정 가능하고 전담해서 다룰 수 있는 정부 부처 혹은 조직이 이미 우리 정부시스템 내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경험한 코로나 19 사태는 대표적인 환경/보건 유형의 Wild Card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응한 우리나라의 대처방식은 앞서 언급한 유연한 사회시스템의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를 대응하는 우리나라의 방식에는 세 가지 특징이 있다.‘컨트롤 타워, 재원, 대응 매뉴얼’이 그것이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주도적으로 대응하는 질병관리본부라는 컨트롤 타워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그 심각성을 반영해 재난지원 긴급 추경안을 통과시켜 재원 마련에 힘썼다. 그리고 메르스 사태의 교훈을 토대로 확립 가능했던 대응 매뉴얼이 이번 코로나 사태에 적절히 적용됐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성공적인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다. 더불어 이번 경험은 이후에 우리나라가 직면할 다양하고 상시화 된 Wild Card에 대한 대응 부담을 덜어주는 결정적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가 확립해야 할 유연한 정부/사회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두 가지로 압축될 수 있다. 바로 '사전(事前)'과 사후(事後)의 대응이다. 우선 정부 내에 정부-민간 협의체의 형태로 Wild Card 전담 연구팀을 개설할 필요가 있다. 이 조직은 사전에는 평시 연구 조직의 형태로서 각 정부부처에서 공동 출자 및 파견한 재원과 자원으로 각 분야별 발생 가능성 있는 Wild Card를 다양하게 연구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주요 업무가 되겠다. 사후에는 Wild Card의 해당 분야를 빠르게 파악하고 전담 연구팀 내의 그 분야에 해당하는 인력을 중심으로 관련된 행정 부처에서 전담 대응팀을 구성해야 한다. 그 대응팀이 해당 사건의 컨트롤 타워가 되는 것이다. 행정부와 입법부는 그 조직이 활동할 수 있는 재정적/법제적 지원을 뒷받침해야 한다. 


시대는 빠르게 변화하고 사회 현상은 우리의 예측을 빠르게 넘어서고 있지만 정부 시스템은 지나친 비대화로 효율적이지 못한 방법으로 해당 사건들을 대응하고 있다. 더군다나 Wild Card와 같은 사건들은 과거와 다르게 그 파급 효과가 감당하기 버거운 수준으로 점점 커지고만 있다. 이 사건을 적절히 대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은 결국 미래 세대의 부담이며 사회 전반의 침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반드시 적절히 대응되어야 한다. 코로나는 이런 문제점들을 정확히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번 기회를 통해 정부 및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동일한 사례가 발생했을 시를 대비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인류 역사를 되돌아봤을 때 비슷한 위기는 늘 반복되어 발생해 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특히 정부-민간 차원에서 Wild Card에 대한 개념 정립과 시스템 내에 전담 대응팀을 구성하여 보다 기민하게 우리의 현실을 다루고 대응하는 방안이 도출되어야 한다. 그리고 해당 사건이 해결되면 반드시 데이터 축적을 통해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의 대응 매뉴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축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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