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차리기

나를 들여다보는 연습

by letitbe

왼쪽 어깨가 가끔씩 뻐근하고 아프기 시작했다.

몇 일째 뻐근한 것이 피곤하게 느껴졌다. 처음엔 오십견인가 했는데 검색해 보니 오십견 증상에 해당되는 것이 없었다. 점점 불편해지는 만큼 슬슬 걱정이 되었다. 최근에 어디에 부딪혔나 아무리 생각해도 부딪힌 기억이 없었다. 탈이 날 이유가 없는데 이상했다. 이유가 없는 결과는 없으니 곰곰이 나의 행동에 대해서 기억을 거슬러가며 생각해 보았다. 어떤 문제가 발생될 때, 결국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내게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가급적 문제가 발생되면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려고 집중하려 애쓰는 편이다. 문제의 원인은 본질적으로 들어가면 결국 나를 빼놓고 생각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이번에 어깨결림도 역시나 평상시 내 몸에 베인 생활습관이 문제였다.

사무실에서 일을 할 때나 식사를 할 때 왼쪽 팔꿈치를 책상이나 식탁에 자주 올려놓고 지지하는 습관이 있다. 당연히 힘은 한쪽으로 집중해서 가해지고 그렇게 한쪽으로 치우치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조금씩 무리가 갔던 것 같다. 그러다 버티다 버티다 결국 버틸 힘이 없었는지 팔은 아프다는 신호를 통증으로 보냈던 것이다. 이렇게 탈이 나서 아파야 그때서야 알아차린다. 그러고 보니 가끔씩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었지 어깨가 아파서 불편했던 적이 종종 있었다. 통증을 감지하면서도 '이 정도는 괜찮겠지'하면서 몸의 반응을 성의 없게 무심히 넘기고 지냈다. 그러니 원인에 따른 통증은 당연한 것이다. 어깨 통증의 원인을 알고 나서부터는 무게 중심을 한쪽으로 싣고 기대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 그렇게 하니 왼쪽 어깨 통증도 사라졌다.


힘든 상황 속에서 우리는 종종 '버티는 자가 이기는 것이다'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무심히 하곤 하는데 어느 순간에서나 다 적용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쉽게 포기하지 말라며 격려하는 뜻이겠지만 자신이 자신의 한계를 제대로 알고 버텨야지 오히려 무턱대고 버티다 보면 탈만 나는 미련스러운 결과를 얻게 되기도 한다. 그런데,

과연 우리가 자신의 한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얼마나 많을까. 그래서 평상시 자신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가끔씩이라도 들여다보는 것은 꼭 필요하다고 느낀다. 자신의 상태를 알아챌 수 있어야 몸도 마음도 별 탈 없이 건강하게 살 수 있으니 말이다.

스스로 진단하기
나를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지인이 대기업을 마다하고 이직을 하게 된 이유를 이야기해 준 적이 있었다. 매일 힘든 업무와 인간관계 속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참고 견디다 보니 어느 날은 정신적으로 포화상태가 되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위험한 상상을 했다고 했다. 그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새벽에 택시를 타고 집으로 늦은 귀가를 하다가 사고가 날 뻔했는데 다행히 사고는 모면했지만 안도의 한숨이 아니라, 그냥 이대로 죽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이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 그 전날에 일어난 사고와 그때 가졌던 감정을 되돌아보니 자신이 얼마나 위험한 생각을 했던 것인지 알았고 이렇게는 이제는 안된다는 마음으로 그 길로 그곳을 그만두셨다고 했다. 이야기 듣다 보니 자신의 상태를 제대로 알아채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끼게 됐다. 지인이 그때 느꼈던 감정을 무시하고 그대로 그 회사를 다녔더라면 아마도 스트레스로 건강에도 문제가 왔을 수 있고 마음도 너덜너덜해져서 마음에 상처만 가득 안고 회복이 불가했을 수도 있다. 탁월하고 현명한 타이밍이었다고 생각한다.


살다 보면 힘든 순간과 마주하는 순간들이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각자의 방식으로 나를 살피는 시간은 우리 모두에게 꼭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안부를 가끔씩 내가 내게 물으며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질문을 고민해 보는 시간이야 말로 내가 나와 잘 살아가는 현명한 방법이 아닐까 싶다.

우리는 이 세상에 오직 하나의 유일한 존재가 아니겠는가.

'나는 소중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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