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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nna Dec 25. 2023

얄팍한 결심, 흘러간 세월

2023년 12월 25일, 어느 크리스마스를 일본에서 맞이하며

사람의 결심이란 얼마나 얄팍한지...


잊고 지냈던 브런치를 오랜만에 들어오니 마지막으로 올린 글이 2019년이라니, 2023년을 마감하는 시기에 들어와서 다시금 나의 부족한 끈기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


브런치를 시작하게 된 때도 갑작스럽게 프로젝트로 제주도로 떠나 3개월간 체류하게 되었을 시기였는데, 다시 열어본 이 때도 연말을 맞아 때아닌 일본으로 갑작스럽게 일주일간 휴가를 오게 된 시기가 되었다.


그간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때는 정말 일 이외에는 멍때기리, 최대한 스트레스 받는 일은 자제하려는 습성 때문에 글쓰기를 멀리했었는데 그러다보니 스스로를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들이 내 일과에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매일 아침마다 네이버를 켜고, 새롭게 올라오는 뉴스나 블로그 글들을 살펴보는 것이 오랜 습관인데 크리스마스인 오늘, 눈을 떠서 확인한 블로그 글은 쇼펜하우어 책 소개였다.


"삶이 괴롭다면 그냥 평소보다 더 많이 먹고 평소보다 더 많이 자라"


두 번째로 오게된 도쿄였고 별다른 일정 없이 그냥 노닥거리며 쉬는 것이 목적이었던 여행인 만큼, 나는 맘놓고 먹고 정말 푹 잤다. 그랬더니 복잡했던 머리가 개운해졌다. 항상 생각하고, 고민하고, 걱정하고 이러다가 하루를 보내는게 일상인 나는 그 머릿속을 비우기 위해 부단히 내 머릿속에서 생각할 공간을 지웠다. 그 결과로 찾아온 것이 책 '안'읽기, 글 '안'쓰기, '안'무겁지 않은 콘텐츠 소비하기 등등...


그러다보니 생각할 공간이 없어지는 만큼 나는 가벼워졌고 많이 공허해진 것 같다.


생각을 '안'하는게 아니라 생각의 방향을 바꾸는게 맞았다.


남들이 항상 '넌 너무 생각이 많아' 라는 말에 순응하고 생각을 하지 않기 위해 지워버리는게 아니라 더 나에게 집중하고 나를 위해 살 수 있도록 더 들여다보아야 했다.


노력하고 노력해도 결국은 사회속의 동물이라 타인의 시선이나 비판에 흔들리지 않을 수 없지만

좀 더 내면을 들여다보고 자신만의 확신을 가진다면 그것도 비교적 담담하게 나를 지킬 수 있지 않았을까


정말 많이도 흔들리고, 많이도 고민하고, 많이도 고통스러워야 했던 시기는 이제 여기서 마무리하고

겪고 지나친 세월과 그만큼 먹은 나이만큼 좀 더 내 스스로에게 집중해야겠다.


일기같은 블로그 글은 여기서 그만....

여행을 다니면서 느꼈던 점들을 하나 둘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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