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까지 해서 간 대학교. 받은 성적보다는 더 높은 대학에 붙어서 만족한다면 만족하지만 또 아니라면 아닌 수준이었습니다. 대학이 전부다 라는 생각이 남아있는 1학년에는 최상위권 대학에 다니는 친구들이 참 부러웠죠.
또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끈끈했던 인간관계가 기대했던 대학생활에서는 몇 명을 제외하고는 바람 같은 관계가 돼버리니 실망감도 크고 매일매일 무의미한 패턴이 반복된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허무하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네요. 무언가 많은 활동을 하긴 했지만 기억에 남는 장면이 별로 없었죠.
그러다 1학기가 끝날 즈음에 친한 친구랑 술 한잔 마시며 대학생활 고민을 서로 터놓고 얘기한 적이 있었습니다. 상상했던 것과는 너무 달라서 둘 다 실망을 많이 한 상태였죠.
뭔가 특별한 활동이 없을까....?
이런 말을 하는 도중 갑자기 유럽여행이 떠올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고등학교 때부터 꼭 가고 싶었던 해외여행이기도 하고 유럽여행이라면 그중에서도 누구나 가고 싶은 환상적인 곳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일본, 중국 같은 인접 국가도 아니라 유럽이라니; 엄청난 비용이 필요할 텐데 용돈도 알바로 충당하는 제 지갑에는 천 원짜리만 가득할 뿐이었습니다. 비현실적이긴 했지만 그래도 꼭 가고 싶더군요.
그래서 바로 맞이한 여름방학 때 개학 전까지 아르바이트를 두 개 뛰었습니다. 오전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재수학원 사감 선생님을 오후 6시부터 새벽 2시까지는 교촌치킨 서빙으로 하루에 18시간씩 일을 하면서 돈을 마련했죠.
정말 너무 힘들었고 다시는 못할 짓이었지만 평소에나 쉬는 날이나 잠밖에 안 자니 받은 월급이 고스란히 모은 돈이 되더군요. 두 달간 600만 원을 모으면서 바로 겨울방학 행 비행기를 예약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드디어..!
겨울방학 때 30일간 자유여행으로 네덜란드-독일-오스트리아-체코-스위스-이탈리아-프랑스 7개국을 갔습니다.
첫 해외여행이었고 자유여행인지라 처음에는 많이 헤맸습니다. 도착한 첫날에는 호텔을 못 찾아서 길바닥에서 잘뻔하기도 했죠..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 타지라 길 찾기도 참 힘들더군요. 그래도 다행히 1~2주 정도 지나니 자연스럽게 적응이 됐습니다.
유럽 문화나 건축물들은 심히 아름다웠습니다. 한국에서 매일 아파트만 보다가 유럽을 오니 충격 그 자체였죠. 얼마나 좋았는지, 여행의 매력에 푹 빠져 꿈까지 여행으로 정했을 정도였습니다. 유럽을 갔다 오니 제가 너무 좁은 세계에 있었음이 실감 나더군요.이 경험을 계기로 돈만 모이면 아낌없이 여행을 가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최고의 낙이 되었죠.
유럽 여행기뿐만이 아니라 지금까지 여행을 하면서 제가 느낀 것들, 그리고 관련 자격증과 신문을 통해서 알게 된 것들을 써내려 볼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