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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인규 Apr 15. 2020

글 못쓰는 사람들의 공통점



글이란 참 신기하다. 이미지가 있어서 단숨에 시선을 끄는 것도 아니고, 영상처럼 생동감이 넘치지도 않는다. 또한 누구나 쓸 수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매일 쓰고 있다. 얼핏 보면 사람들 간의 글쓰기 차이는 그다지 없을 법도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차이는 매우 큰 편이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같아도 잘 쓴 사람들과 못쓴 사람들의 흡입력 차이는 천지차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누구나 쓸 수 있고, 누구나 매일 쓰고 있는 글쓰기. 글을 못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자신이 글을 못쓰는지를 모른다




지금까지 만나본 글을 못쓰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면, 이들을 포괄하는 한 가지의 공통점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자신이 글을 못쓰는지를 모른다는 것이었다. 글을 못쓰는데 글을 못쓰는지 모른다니. 이 말에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의 경험상 스스로 글을 못쓴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항상 보통 이상의 글쓰기 실력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문제는 정말로 글을 못 쓰는 사람들이다. 본인들이 못쓰는지도 모르고, 잘 쓴 사람들의 글을 봐도 뭐가 잘 쓴 건지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평소 책에 관심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본인의 글쓰기에 딱히 문제의식을 가지지도 않는다. 그러니 문제점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계속해서 그 자리를 맴돌고 있을 뿐이다.


나 역시도 이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지금이야 글을 꾸준히 쓰고 있지만, 불과 3년 전만 해도 독서와 글쓰기를 정말 싫어하는 사람들 중 하나였다. 그때는 베스트셀러를 보든, 유명 작가님의 글을 보든, 도대체 뭐가 잘 썼다는 건지를 전혀 이해 못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50페이지를 넘기지도 못하고 덮기 일쑤였다.






이러던 내가 글의 묘미를 느꼈던 것은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을 때부터였다. 글을 직접 써보니까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내가 얼마나 못쓰는지를 알게 된 것이다. 지인들에게 글을 보여주기도 하고, 비슷한 주제로 쓴 글들을 찾아가기도 하면서 디테일의 중요성을 제대로 깨닫게 된 것 같다.


디테일에는 정말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종결어미가 될 수도 있고, 화제 전환하는 시점, 접속사 수, 강조의 정도.. 등 한 문장 한 문장에 포함될 수 있는 모든 것들이다. 어떻게 하면 좀 더 부드럽게 설명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피부에 와닫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좀 더 간결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등이 모두 디테일의 차이에서 나온다.


나는 개인적으로  글을 잘 쓰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디테일의 중요성을 깨닫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읽는 것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기 때문에, 작은 차이도 문장이 여러 겹 쌓이면 그 차이는 상당 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디테일의 차이는 직접 글을 써보면서 피드백을 받거나, 비교를 해보지 않으면 알아차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큰 차이가 안 나기 때문에, 직접 느껴보지 않으면 잘 와닫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는 항상 비교를 먼저 해보길 추천한다. 지인들 중에는 가끔씩 내게 글을 잘 쓰는 법을 물어볼 때가 있는데, 나는 그럴 때마다 항상 브런치 유명 작가님 글 목록을 보여주고, 제목 중에서 끌리는 주제로 글을 써보라고 한다. 그리고 그 글과 작가님의 글을 본인이 비교해보거나, 지인들에게 비교를 부탁해달라고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자신이 어떤 점이 부족한지 그리고 작가님에게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몸소 깨닫게 된다. 무작정 글을 써보는 것보다는 이런 식으로 차이를 깨닫는 것이 글쓰기 연습을 해야만 하는 이유를 좀 더 효율적으로 알게 해주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글쓰기는 정말 정직하다. 아무 생각 없이 쓸 때는 항상 제자리지만, 디테일을 신경 쓰면서 쓰다 보면 반드시 늘 수밖에 없다. 자신이 뭐가 부족한지, 잘 쓰는 사람들은 어떤 차이가 있는지를 생각하면서 글을 쓰다 보면, 어디 가서 글을 못 쓴다는 말은 들을 수가 없을 것이다.








지금 내게 첫 블로그 글을 수정해보라고 한다면, 그냥 다시 새로 쓰겠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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