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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인규 Mar 29. 2020

이마트는 이대로 무너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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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분기 이마트 첫 영업적자, 롯데마트 점포 30% 축소, 편의점의 초강세. 이는 모두 대형마트의 현 상황을 적나라게 보여주고 있다. 최전성기를 누렸던 시기가 불과 7년밖에 안됐는데, 벌써부터 위기가 찾아왔다는 것은 사회가 얼마나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듯하다. 국내 쇼핑 지형을 뒤바꿔 놓았던 이마트. 2013년 매출 13조 353억 원, 영업이익 7351억 원까지 달성했던 이마트의 향후 미래는 어떻게 될까?









대형마트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이미 데이터가 증명하고 있었다. 2014년 전까지 유통 매출에서의 온라인 비율은 28.4%였으나, 작년에는 41.2%까지나 치솟았다. 반면 오프라인은 0.9%가 감소했다. 지금까지의 추세로만 본다면 온라인이 오프라인을 뛰어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그뿐일까? 더욱 암담한 것은, 오프라인내에서도 그다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만년 유통업계의 '막내',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편의점이 박차 오르는 중이기 때문이다. 편의점 업계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는 GS25와 CU는 작년 각각 2565억 원, 196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편의점의 상승세 역시도 대수롭지가 않은 것이다.




1인 가구의 증가



누구나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수치를 본다면 그 수는 생각 이상일 텐데. 작년 기준으로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0.3%, 부부+미혼자녀 가구는 28.8%를 차지했다. 심지어 서울로 국한해본다면, 1인 가구의 비율은 40%를 넘고 있다. 작년 역대 최저 출생률, 그리고 역대 최저 결혼 수를 본다면 1인 가구는 계속해서 증가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1인 가구의 증가는 대형마트 입장에서 뼈아픈 손실일 수밖에 없다. 대부분 대형마트를 찾는 손님은 '가족 단위'인데, 1인 가구가 증가할수록 사람들은 간단하게 사 먹게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온라인 배송이나 편의점을 찾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편의점 역시 1인 가구를 위한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예전과는 달리 편의점은 더 이상 간식거리만을 위한 장소가 아니다. 과메기, 삭힌 홍어, 참치회, 스페인 하몽 등.. 점점 식당 수준의 안주를 선보이는 편의점 수가 많아지고 있다. 예전이라면 편의점에서 이런 상품들을 상상할 수 있었을까? 그만큼 지금은 편의점에서 '식'을 해결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E-commerce의 초강세



쿠팡, 11번가, 위메프, G마켓, 티몬 등.. 아마도 10,20,30대 중에서 이커머스를 한 번도 안 사용해본

사람을 찾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아직까지 이커머스는 10~30대의 전유물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아날로그를 사랑하지만, 내 나이 때에서 온라인 쇼핑을 빼놓는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만큼

이커머스는 우리들의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고, 굳이 마트를 가지 않아도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고 느낀다.


그래도 아직까지 대형마트가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여전히 40대 이상의 사람들은 대부분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이 복잡하기도 하고, 배달 상품은 질이 안 좋다는 편견이 있는 것이 큰 요인일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이번 코로나 사태로 50대 이상의 고객층이 가파르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코로나 19 공포가 본격적으로 커진 1월 28일부터 2월 3일까지 50대의 거래액은 68%, 60대 거래액은 48% 늘었다고 한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50대 60대의 증가율이 각각 2%, 6%에 불과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중 장년층은 위생용품뿐만이 아니라, 신선식품과 건강식품까지도 많이 구매를 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국가적인 재난이 중 장년층의 소비 형태를  바꾸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경험해본 사람이라면 다 알 것이다. 온라인 상품이라고 품질이 떨어질 일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또한 처음 결재할 때나 복잡한 것이지 두 번째부터는 누구나 수월하게 할 수 있다. 이번 사태가 온라인 쇼핑이 복잡하고 배달 상품의 질이 안 좋다는 편견을 없애는 계기가 된다면, 이커머스의 상승세는 그야말로 초강세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1인 가구의 증가, 이커머스의 강세. 이러한 상황을 대형마트들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해결책을 만들기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사실 유통 패러다임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가는 것은 한국만의 상황이 아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트렌드일 뿐이다. 그렇다면 대형마트들은 이런 상황에 맞춰 어떤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을까?




이커머스 매출 순위 2위 월마트



미국은 현재 '아마존의 시대'라 불릴 정도로 온라인의 강세는 가히 압도적이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막상 이커머스 매출 순위를 까놓고 보면 아마존과 이베이를 제외하면 톱 5에 오른 기업 3곳이 정통 오프라인 출신 기업이라는 것이다. 그중 월마트는 아마존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유통기업인 월마트는 트렌드에 대한 발 빠른 대처로 경쟁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출처: 이마케터 조사>


바로 온라인 업체들을 조기 인수해 오프라인 장점과 온라인을 연결한 것이다. 월마트는 제트 닷컴, 플립카트 등 이커머스 업체들을 성장기에 잇따라 인수했다. 그 후 주문은 온라인으로 하고, 실제 상품은 인근 매장에서 수령하는 식의 새로운 유통체계를 만들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할 때 추가 할인을 적용하고 온라인 배송으로는 민감할 수 있는 신선 식품을 강화해서 소비자들을 적극적으로 끌어당겼다. 현재 신세계그룹에서는 'SSG닷컴'을 지난해 선보였고, 롯데쇼핑은 통합 쇼핑몰 '롯데온'을 올해 선보일 계획을 가지고 있는데, 이 역시 모두 오프라인과 온라인 연결을 기대할 수 있는 방법일 것이다. 다만, 월마트처럼 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 아쉬운 점이기는 하다.





PB(private brand) 강화  



어찌 보면 해결책은 간단하다고 할 수 있다.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 온라인보다 대형마트까지 올 만한 이유를 만들어주면 되는 것이다. 정말 어려우면서도 정말 간단한 문제다. 그렇다고 가격을 최대한 낮춘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이제 가격만으로는 소비자를 끌리게 하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대형마트에서 적극적으로 밀고 있는 것이 바로 PB 강화이다. 이마트로 친다면 노브랜드, 피코크가 대표적이다. 어디를 가든 살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 해당 마트에만 있는 제품들을 통해서 소비자들에게 이곳에 올 이유를 제시해주는 것이다.


PB 외에도 올 만한 이유를 만들어주는 것은 다양하다. 롯데마트의 경우에는 해외 직소싱 상품을 적극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2018년에는 950개였던 단독 직수입 상품을 올해는 1900여 개까지로 늘릴 계획을 가져 적극적으로 상품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온라인과 편의점의 강세는 사회 흐름상 당분간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마트, 롯데마트와 같은 대형마트가 쉽사리 무너지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앞서 월마트의 사례처럼, 오프라인만을 고집하기보다 온라인과의 연결을 통해 오프라인만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대형마트 = '다양한 상품 싸게 파는 곳'의 한계를 지워줄 방안이 나온다면 역시나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PB 상품 강화, 해외 직소싱 상품 다양화 등 이러한 것들이 어느 정도 차별화에 도움된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것들이 오프라인의 약세를 극복시켜줄 만한 방안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형마트가 진정으로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다양한 상품을 싸게 파는 곳 그 이상의 가치가 필요할 것이다. 단순히 상품을 사러 오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경험'을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이 된다면 말이다. 가격 이벤트가 아닌 독특한 이벤트, '커다란 공간'을 통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해 줄 있을까 에 대한 고민도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 단위뿐만이 아니라 1인 가구도 찾게 되는 이마트가 될까? 이마트의 향후 대처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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