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 50만 원 최대 500만 원. 높은 가격임에도 '몬스테라 알보'라는 식물이 요즘 밀레니얼 세대에서 핫하다. 최근 30일 기준으로 '가디건' 검색량을 뛰어넘었을 정도.
이 식물이 비싼 이유는 잎의 반 정도가 흰색 혹은 아이보리색인 일종의 변종이기 때문이다. 종마다 무늬가 모두 달라 잎에 섞인 흰색이 선명하거나 무늬가 독특할수록 더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몬스테라 알보 주요 검색 연령대
검색자 연령대를 분석하면 정확히 밀레니얼 세대(22년 기준 28~43세)가 메인이다. 이들이 이 식물에 관심 가지는 것은 높은 가격에서 어느 정도 예상했듯, 분명 재테크 개념이 크다. 정성스럽게 키운 뒤 한 줄기 한 줄기 중고 앱에 판매하면 큰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이 현상은 몬스테라 알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식테크'라는 용어가 점점 일상 속에 스며들고 있다. 아직까지는 조금은 낯선 '식테크'. 최근 식테크가 또 다른 밈의 문화로 떠오른 이유는 뭘까?
힐링까지 겸비한 '식테크'
직장인들의 부업 비중은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주된 목적은 월급 외 추가 수익이다.
모두가 인기 유튜버,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가 되어 월급을 뛰어넘는 수익을 거둔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 수는 극소수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명품관 대기행렬
그렇기에 직장인들의 부업은 배달, 인스타그램 & 블로그 알바, 주식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최근에는 명품 리셀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데, 명품 구매를 위한 줄기다리기 대행 알바로 월 400만 원 수익을 거두는 사람까지 생겼으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일지 짐작이 간다.
이 부업들의 공통된 특징은 뭘까? 바로 오롯이 '돈'만이 목적이라는 것이다. 배달을 하면서, SNS 알바를 하면서, 리셀 목적으로 명품을 사면서, 돈 이외의 것에 흥미를 가지기는 힘들다.
이런 맥락으로 밀레니얼 세대에서 '식테크'가 새롭게 떠올랐다고 생각한다. 식테크는 재테크뿐만이 아니라 '힐링'까지 겸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직 돈만을 바라보고 부업을 한다면 그 또한 일의 연장선일 뿐이다.
식테크는 매일 성장하는 식물을 지켜보며 흥미를 느낄 수 있으니 분명 돈을 떠나서도 매력적인 취미다. 퇴근 후에 지친 직장인이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는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 아닐까.
이미 예견된 식테크 열풍
코로나로 시작된 도시 텃밭 열풍과는 상관없이 도시인들의 식물 관심은 꾸준히 늘어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010년 104ha에 불과했던 도시 텃밭은 2018년 1,300ha로 8년 사이 13배 가까이 넓어졌고, 이에 도시 농부의 수도 약 212만 명으로 14배가량 증가했다.
그리고 이 관심은 자연스럽게 중고거래 열풍과 맞물려 거래로 진화했다. 중고나라에 따르면 주요 실내식물 상품 등록 수는 코로나가 시작된 20년 1월에는 191건에 불과했지만, 11월에는 1,142건 그리고 21년 9월에는 3,866건으로 2년도 안 된 시점에 약 20배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처음부터 도시 텃밭을 돈을 생각하고 시작한 사람은 극소수일 것이고, 식물이 돈이 되겠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대다수였을 것이다. 하지만, 점점 관심도가 늘수록 이제는 더 아름다운, 더 희귀한 식물에 소유욕이 생겨 식물로 500백만 원까지 거래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부업이 핫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다. 그렇기 때문에 부업의 형태는 점점 더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처음에는 주로 돈을 바라보고 했다면, 이제는 돈과 취미를 모두 충족시켜줄 수 있는 활동. 유튜버 &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는 물론이고,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영역에서 돈과 취미를 모두 충족시킬만한 부업들이 속속히 나타날 것이다. 그만큼 사람들의 관심사가 다양해지고 있으니까.
식테크는 그 시작 중 하나의 현상이 아닐까. 앞으로 또 어떤 신선한 부업 형태가 나타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