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 비슷한 사례로 이마트의 '와인을 물처럼 마시는 마을' 광고가 있다. 이 역시 위피와 비슷한 맥락이다. 와인의 우아함, 고급스러움을 떠올렸을 때 그 누구보다 관심 없을 것 같은 시골 어르신 농부들.
지금 열풍과는 다르게 와인에 어느 정도 거리감이 있었던 2019년, 가장 와인에 관심 없을 것 같은 분들이 물처럼 편하게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 심리적 거리감을 덜어줬다. 이 광고는 신선한 기획력을 인정받아 뉴욕 페스티벌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위피는 '엄마'를 광고에 활용함으로써 '안전'과 '신선함'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 '우리 소개팅 어플은 안전해요!' '다른 소개팅 어플은 하지 마세요!'라고 외쳤다면 지금의 위피가 있었을까.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마케팅은 오히려 반감을 일으킬 수 있어, 어느 정도 성과는 낼 수 있어도 1위까지 올라가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
연상 작용을 활용한 광고
'치맥보다는 위피' 광고
이후에도 위피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소개팅 어플의 필요성을 느낄까? 고민했다.
해당 광고는 대리가 사원에게 퇴근 후 치맥 어때?라는 질문에 위피하러 가야 돼요!라고 거절하는 내용이다. 이 광고 또한 매력적인 이성 소개는 1도 없지만, 지속적인 광고 노출을 통해 연상 작용효과를 맛봤다.
소개팅 어플 핵심 고객층 '직장인' 그리고 그 직장인이 매일 고민하는 퇴근 후의 활동. 위피는 핵심 타겟층의 일상을 파고들어, 그들이 매일매일 고민하는 영역에 위피가 떠오르게 끔 유도했다.
물론 매력적인 이성을 보여주는 것보다 당장의 효과는 덜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광고는 단순히 어플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서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연상 작용을 활용한 오레오 광고
오레오 광고에서 항상 우유가 빠짐없이 나오는 이유도 비슷하다. 오레오와 우유가 찰떡궁합인 것 역시 중요한 포인트지만, 커피 다음으로 자주 접하는 우유를 보며 자연스럽게 오레오가 떠오르게 하는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치맥보다는 위피. 이 광고를 처음 보면 이성적으로는 '에이.. 무슨 치맥보다는 위피야?'라고 할 수 있겠다. 허나 이 광고를 지속적으로 접한 직장인들은 퇴근길에 무의식적으로 위피를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연상 작용이 마케팅 핵심 포인트인 이유다.
위피 메인 페이지 '내가 찾던 동네 친구, 위피에서 만나세요'
여기까지 글을 읽은 일부 사람들은 '위피 그거 그냥 광고 많이 해서 뜬 거 아니야?'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물론 일리 있는 말이다. 분명 위피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광고를 자주 노출한다. 그래도 부정할 수 없는 점은, 위피 마케팅은 타 소개팅 어플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 추가적인 예로 '내가 찾던 동네 친구, 위피에서 만나세요' 슬로건을 들 수 있다. 처음 보는 사람, 그것도 신상도 불분명한 사람과 연애만을 목적으로 만나야 한다는 '부담감', 어플이라서 상대방을 가볍게 생각할 수 있는 '불안전'. 이 두 가지를 모두 해결해줄 수 있는 동네 친구 컨셉 역시 위피의 기획이고, 이제는 타 어플도 모두 따라 한다. 위피는 확실히 고객 분석을 열심히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