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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인규 Jul 13. 2022

고무장갑이 하늘색인 이유


당연히 고무장갑은 '분홍색'이잖아.


이 글을 클릭한 이유가 뭘까?

아마도 고무장갑 = 분홍색 공식과 다른 내용에 생긴 호기심일 것이다.


굳이 고무장갑 색을 심도 있게 고민해본 사람은 거의 없다. 단지 어딜 가든 똑같은 색이었기에, 분홍색이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그리고 이 당연한 생각을 깨뜨리며 급성장한 기업이 있다. 고무장갑, 제습기 등 차별적인 생활용품으로 연이어 히트작을 선보인 '생활공작소'


2020년 생활공작소는 고무장갑 = 분홍색 편견을 깨고 다양한 색상을 출시했다. 초반 베이지, 그레이 색상을 시작으로 이제는 딥 그린, 파스텔 블루, 등 5가지 색상을 구비한다. 그리고 22년 5월까지 누적 판매량 700만 켤레.


생활공작소에서 다양한 고무장갑을 출시한 이유는 간단하다. 굳이 분홍색일 필요가 없어서다. 


1인 가구가 40% 육박하는 시점, 사람들은 점점 나만의 인테리어를 중요시한다. 이 타이밍에 집안 인테리어에 자연스레 녹아드는 색상은 많은 사람들의 구미를 당겼다.


물론 생활공작소 고무장갑 성공을 단순히 색상만으로 보긴 힘들다. 이외에도 손에 물 한 방울도 안 묻게 해주는 '라텍스' , 사용 불편함을 해결해주는 넉넉한 총길이 역시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색상보다 이런 기능들이 먼저 강조되었다면 짧은 시간내 관심을 끌기란 힘들었다는 것이다.









'정답은 없다' 진짜 의미


마케팅뿐만 아니라 크리테이티브 영역 종사자들은 흔히 듣는 말이다. '정답은 없다'. 단편적으로는 더 독창적인 생각이 필요하다는 의미겠지만, 어떻게 보면 참 모호한 말이다. 대체 어떤 기획을 해야지..


이렇게 해석해보면 어떨까?



지금까지 구체적인 근거 없이 정답이라 여긴 것들을 아니라 밝히다.



모호함이 보다 확실해진다.


다시 고무장갑을 예로 들어보자. 대부분 고무장갑이 분홍색인 이유는 모른다. 그럼에도 매번 똑같은 색만을 봐와서 무의식적으로 분홍색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알아보면 어떤가? 굳이 고무장갑이 분홍색일 필요는 없다. 과거 김장문화로 분홍색을 선호했다 하지만, 이제 1인가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문화다. 생활공작소는 이 점을 파고들었다.


불과 10~20년 전만 해도 여러 색상 고무장갑 출시를 반가워할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1인 가구 급증과 함께 집 인테리어를 세심히 신경 쓰는 트렌드가 이 필요성을 느끼게 해준 것이다.


그러니 생활공작소 성공 비결은 '정답은 없다' 와 현재 트렌드를 적절히 조화시킨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분홍색 고무장갑'처럼 딱히 구체적인 근거 없이 당연하다 생각된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


우리가 흔히 기발하다 생각한 상품들

우리가 흔히 기발하다 생각한 광고들

우리가 흔히 기발하다 생각한 이벤트들 등


모두 이 생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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