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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더북한강R 매장
2월 7일, 스타벅스가 반려견과 함께할 수 있는 더북한강R 매장을 오픈했다. 총 4층 300여 석, 약 330M2 펫 파크 공간까지. 거대한 규모도 규모지만 북한강 전경을 바라보는 뷰, 차별화된 리저브 커피, 특화된 티바나 티도 더북한강R 매장만의 매력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스타벅스 행보는 신선하지 않은 듯 신선하다. 최근 소비재 기업 마케팅 행보를 보면 더욱 그렇다.
이들의 마케팅 트렌드는 항상 '이색적인' 키워드가 포함된다. 지금처럼 신제품이 끊임없이 출시되며 너도 나도 내 상품이 최고라 외치는 시점, 퀄리티만을 강조하는 건 더 이상 큰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좀 더 기억 속에 남을 이미지,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가 구매를 유도한다.
스타벅스 역시 마찬가지다. 커피 맛 이외 것이 많이 떠오른다. 굿즈 열풍, 이색적인 콜라보, 자주 출시되는 핫 신상품 등 어떻게 해야 소비자 관심을 끌지 잘 알고 있다. 오죽하면 한국과 미국만이 다이어리 및 가방 담당 부서가 있을까.
하지만, 스타벅스 마케팅은 단순히 '이색적인'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스루, 지역특화 음료, 매장마다 다른 오픈&폐장 시간, 이제는 펫 파크 카페까지. 남들과 다르게 서비스 혁신도 끊임없이 도전했다.
단순히 고객 편리, 바이럴 효과를 위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끊임없는 혁신에는 확실한 의도가 엿보인다. 스타벅스는 이런 서비스를 통해 궁극적으로 얻고 싶은 것이 무엇일까?
맛과 공간 넘어선 '일상 침투'
스타벅스는 왜 이렇게 커피가 맛이 없을까?라는 고민 해결을 위해 시작했고, 고급 커피에 맞춰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내며 집도, 직장도 아닌 곳에서 일상을 벗어나게 한 제3의 공간 열풍 주역이다.
지금은 어떨까? 스타벅스보다 더 맛있고, 고급스러운 가게는 점점 많아지고 있다. 착륙한 초기라면 모를까, 커피 고급화가 이루어진 시점에서 스타벅스 커피가 제일 맛있으니까, 매장이 제일 고급스러워서 선택하는 고객은 예전만 못하다.
하지만, 스타벅스를 찾는 고객은 날이 갈수록 가파르게 증가했다. 20년도 매출액만 1조 9284억 원. 아메리카노 가격 4,100원 기준으로 한 해 약 4억 7034만 1463잔이 팔린 수치다. 이는 국민 한 사람이 일 년에 6잔 정도를 마신 수준이다.
더구나 21년도 상반기는 1조 1000억 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다. 그러니 이 폭발적인 성장은 맛과 매장 분위기보다는 사이렌 오더, 드라이브스루, 매장마다 다른 오픈&폐장 시간, 펫 파크, 굿즈, 신상품 등의 마케팅 전략으로 보는 게 현명해 보인다.
이들은 '일상 침투'라는 공통점이 있다. 굳이 깊게 고민 하지 않고도 스타벅스를 선택하는 미묘한 힘.
사이렌 오더는 바쁜 직장인이 점심시간, 쉬는 시간에 여유롭게 커피를 사는 습관을,
드라이브스루는 운전할 때도 가볍게 커피 한 잔 사는 습관을,
굿즈 & 색다른 신상품은 주기적으로 스타벅스 소식을 체크하는 습관을,
그리고 펫 파크는 반려견과 산책할 때 조차도 스타벅스가 떠오르게 할 것이다.
핵심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다. 스타벅스는 어떤 문제점을 해결하면 커피를 마실지 누구보다 잘 간파했다.
스타벅스 단골에게 인터뷰를 하면 흥미로운 사실은, 굿즈, 신상품, 편함을 이유로 드는 사람들도 많지만, 생각보다 '그냥'이라고 답변 하는 사람도 많다는 점이다.
이 '그냥'이 지금의 스타벅스를 만들어준 1등 공신이 아닐까 싶다.
과거 이미지 때문에 여전히 스타벅스가 굉장히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종종 있지만, 이제 스타벅스보다 비싼 커피는 차고 넘친다.
물론 여전히 맛 & 매장 분위기에 각별히 신경 쓴다. 그럼에도 커피가 제일 맛있어서, 매장이 제일 고급스러워서로는 지금의 성공을 대변해주지 못한다.
핵심은 '일상 침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