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유인규 Dec 01. 2022

5000번 실패 끝에 성공한 교훈



다이슨의 대표 헤어기기 3종


영국에 있는 맘스베리 다이슨 헤어사이언스연구소. 이곳은 연구를 위해 수집한 유럽, 아시아 등 인종별 머리카락이 한가득 모여있다. 그 길이를 합치면 무려 1625.4km 이상. 샘 체르팍 다이슨 헤어케어 총괄에 따르면 직모, 곱슬머리, 염색머리, 등 모든 상태 머리카락을 연구하기 위함이라 한다. 


다이슨 헤어기기는 2016년에 세상에 나왔지만, 모발 연구는 2012년부터 꾸준히 이어왔다. '세계 최대 규모 모발 연구소' 타이틀에 맞게 모발 연구에만 약 1645억 원을 투자하고, 엔지니어, 모발 전문가는 수천 명을 고용했다. 






5126개. 다이슨 창업주 제임스 다이슨이 1979년부터 5년간 만든 실패작 수다. 1993년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히트를 시작으로 21년 기준 매출 약 5조 7576억 원, 지금은 삼성전자 & LG전자도 강력히 견제하는 기업이지만 첫 시작은 고난 그 자체였다.   


이 기업의 특이한 점은 지분 100%를 다이슨 창업주와 그의 가족이 보유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단기 이익을 원하는 주주 의견을 배제하기 위함. 처음처럼 무모한 도전을 이어가는 중이다.


그 결과, 대표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의 경우 타 경쟁사 평균 대비 10배가 넘는 50만 원 대지만 제품력에 반한 고객들은 주저치 않고 지갑을 꺼낸다. 


뭘 어떻게 내놓을지 도통 감을 잡을 수 없어 굵직한 가전기업들도 무서워하는 다이슨. 무모하고, 항상 새로운 가치를 추구했던 다이슨이 왜 5126번이나 실패를 경험했을까? 






발명 VS 혁신 



발명과 혁신. 얼핏 보면 비슷해 보여도 이 둘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발명이 세상에 없던 새로움을 의미한다면, 혁신은 단순히 새로운에서 그치지 않는다. 실험실 밖을 넘어서서 시장에서 성공하고, 사람들의 삶을 바꿔줘야 비로소 혁신이라 할 수 있다. 즉, 소비자들이 충분히 돈을 낼만한 가치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새로워도 팔리지 않으면 혁신이 아니다. 


우리가 잘 아는 인터넷 역시 처음부터 혁신은 아니었다. 1960년대에 나온 인터넷이 사람들의 삶을 바꾼 건 2000년대에 들어서라고 할 수 있다. 1990년대만 떠올려봐도 인터넷이 지금처럼 누구에게나 열려있지는 않았다. 


다이슨이 처음 사업을 결심한 계기는 기존 진공청소기의 답답함 때문이다. 이 근본적인 문제를 청소기내 '먼지봉투' 때문이라 생각한 그는 아예 이것이 없는 상품을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했고, 5천 번이 넘는 시제품 제작을 끝으로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혁신적인 청소기를 만들었다. 



다이슨은 이 혁신의 개념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지 않았을까? 



보통 시제품이 여러 번 실패하면 현실과 타협해 포기하거나 적당한 제품을 만드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포기를 모르고 끝없는 도전 끝에 만들어낸 것은 이 제품이 단순히 새로움에서 그치지 않고

사람들의 삶을 바꿔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다이슨 헤어사이언스연구소에 1625.4km 이상의 머리카락이 모여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꾸준히 사랑받는 상품의 비밀


박카스, 히트텍, 인덕션 등 꾸준히 사랑받는 제품들

잠시 지나치는 트렌드가 아닌 소비자 삶 속 깊숙이 파고든 히트 상품은 단순히 새로움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 새로움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고객이 겪고 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에 히트 상품이 나오면 무수히 많은 기업들이 베끼고, 훔치지만, 그 이상을 창조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왜 그 상품에 고객들이 열광했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가 부족해서가 아닐까.








다이슨은 5127개 실패에 대해 회고 하기를, “고통스러운 기간이었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두렵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그 확신을 가진 이유는 철저한 고객 분석이다. 


성공 비결은 간단하다. 끊임없이, 끊임없이 고객을 분석하고 고민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아마존 조차 외면한 11번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