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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중 필수 코스, 호텔과 공항의 에피소드 이야기들

호텔, 공항의 여행중 사연들


호텔과 공항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즐거운 장소이다. 이 두 공간의 풍경을 관찰자로 바라보게 되면 그대로 드라마, 영화, 소설의 한 장면들이 된다. 나를 중심으로 하는 세상을 벗어나서 타인들의 삶의 단면들을 이해하게 되는 소중한 여행지의 공간들이다.




지난달 출장 여행을 마감하는 그날, 집으로 돌아오는 여정에서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만나게 된다.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가는 길은 한결 여유가 생기게 마련이다. 그 여유로운 시선에서 퇴실하고 호텔을 나가려는데 호텔의 천태만상들이 스쳐지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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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급 비즈니스호텔의 로비가 퍽 아름답다. 화초들이 늘어서서 손님들의 출입, 방문을 반겨주고 있다.


이 화초들의 초록빛 윤기에 집에 대한 향수를 잊을 만큼 눈을 씻겨버렸다.




이 호텔에는 로비에 크고 작은 모양도 다양한 화초들이 많다. 그 화초들과 아침, 저녁으로 인사를 나누게 된다. 양지에서 자라는 화초가 아닌데도 상당한 체격으로 윤기가 반짝인다. 그 화초들이 호텔의 벨보이처럼 승무원들처럼 손님들(게스트)을 향하여 무언의 환영식을 보여준다. 언어가 다를 뿐 화초들의 인사말이 정겹다. 어차피 해외 호텔의 인사말은 우리말도 아니니까 화초들의 인사말을 외국어처럼 이해하려 애써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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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중형규모급 비즈니스호텔 에피소드들은 럭셔리 대형 호텔에 뒤지지 않는다.



여행용 호텔의 풍경 중에 다투는 장면이 웃음 짓게 하였다.


호텔의 안내원은 호텔의 경비를 수호하는 파수꾼 같다. 객실에서 배달시키는 것을 하루에도 몇 번씩 열심히 나르는 음식점 배달원에게 매번 같은 질문으로 조준 사살하게 된다.


"몇 호실인가요? 잠깐 기다리세요! 객실에서 답변이 없으면 들어갈 수 없습니다."


이렇게 실랑이를 벌이다가 한참 세워두고는 어처구니없다는 돌아가는 배달원에게 훈계한다.


"객실에서 확인해 주지 않습니다. 들어가면 안 돼요."


호텔 파수꾼에게 패배한 배달원은 전화 연락이 되지 않는 객실을 쳐다보면서 안쓰러운 표정으로 돌아가고 만다.




그 같은 호텔에 다시 만나는 같은 안내원은 나에게만은 그 친절함으로 깊은 인상을 준답니다.


"또 오셨군요. 환영합니다. 다음에 또 오셔야 해요."


그렇게 친절한 미소를 보여주는 호텔 프런트 데스크의 직원은 전문가 의식이 넘쳐나고 동시에 손님을 환대하는 요령도 남다르다. 어떻게 혼자서 그렇게 많은 일을 해내는지 정말 서비스의 달인이다.


이 호텔에 왠지 정이 붙게 된다. 한 달 사이 두 차례나 묶은 비즈니스호텔에 다음에 다시 올 수 있다면 더 반가울 것이다.




어스름한 안개가 낀 상하이 푸동공항의 이착륙장, 항공기 여객선들의 선박장은 꼭 구름바다에 떠있는 것만 같았다. 이 공항의 날씨 탓이지만, 그래도 마지막 해몰이 태양의 인사가 눈부시게 아름다웠다.


공항은 언제나 설렘과 향수의 공간이고 여행객들에게 삶의 여정을 느긋하게 감상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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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 공항 터미널의 에피소드:



인도계 여자아이가 좀 지나치게 설치면서 동생을 괴롭히고 이제 엄마의 머리카락까지 꼬집고 뜯으며 장난질이 심해진다. 사실 오랜 대기 시간으로 무료함을 달래고 있던 모양이다. 그럼에도 너무 심하게 장난질이 요동치면서 급기야 엄마에게 자그마한 가방으로 머리를 얻어맞았다. 가방의 끄트머리 딱딱한 것이 정수리를 심하게 부딪힌 모양이다. 그 여자아이는 삽시간에 눈물 모드로 바뀌고 엄마를 향해 보란 듯이 울기 시작한다. 사실 과하게 까불거린 여자아이가 자신의 유희를 위해서 동생과 엄마의 귀찮음을 희생시킨 것이 원인이었다. 이제는 한데 얻어맞은 것만 잔뜩 억울해한다.




어름 잡아 10살박이 언니가 엄마 곁에서 호소하는 눈물을 쏟는 동안, 6살박이 여동생은 아시아인 가족들에게 관심을 보인다. 공항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은 각기 다른 국적이다.ㅡ 그들 사이에서 인도계 여자아이가 조용하게 과자를 먹는 중국인처럼 보이는 가족들에게 다가선다. 울던 언니로부터 해방된 그 여동생이다. 과자가 먹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왠지 무언가 갈구하는 표정으로 주변을 돌고 있다. 언니가 울고 있는 사이 동생은 갑자기 외로워지기라도 한 것일까? 외로움이 과자로 달래질지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그 인도계 엄마와 두 어린 딸들은 이산가족이 상봉한 것처럼 모여든다. 엄마 앞에서 다시 재롱을 피우기 시작한다. 이제 과자 따위는 관심도 없는 모녀들이다.




상하이 푸동공항은 쉴만한 곳이 마땅하지 않다. 특히 제1공항이 오래된 터미널이라서 몹시 메마른 의자들이 꼭 그렇다. 이 정도 규모의 대형 공항 터미널이라면 인천 공항처럼 휴식을 위한 의자들이 미적인 감각으로 서비스의 격을 높일 만도 한데 너무 딱딱하다. 그에 비해서 인천국제공항은 전람회장을 거니는 느낌으로 때로는 럭셔리 호텔의 로비 같은 느낌으로 여행객들을 편안하게 해준다. 공항은 비행기만을 위한 곳이 아니다. 특히 터미널은 사람들을 위한 휴식공간이 더 강조되었으면 좋겠다. 대기하는 사람들이 호텔의 로비에 들어서는 기분으로 입장하고 출국하는 산뜻하고 따뜻한 기분을 만끽하면 좋겠다.




면세점만 쇼핑하는 것이 공항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된다. 공항의 터미널은 호텔 이상의 대규모 항공교통의 출발지이자 기항지이다. 승객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비행기의 탑승 및 착륙을 돕는 복합 서비스의 공간이다. 호텔과 공항은 여행에서 수레바퀴의 양쪽 바퀴와 같다. 그곳에서 여행객은 쉴 수도 또 힘을 얻게도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공항은 세상을 연결하는 하늘의 열쇠이고 공항을 통해서 세상을 연결되는 것이다.




세상이 국경도 허물어지고 교류의 지구촌이 되는 풍경에 감사하다. 이번 출장 여행도 좋은 성과와 경험을 넓고 깊게 가지고 만선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 선박에서 바라보는 풍경들 에피소드들이 여행의 여정을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여행은 에피소드들을 많이 건져올릴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이 보고 듣고 또 기록해야만 한다. 잊어버리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가득 찬 것이 우리 인생의 여행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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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새벽 3시에 호찌민의 소박하고 검소한 공항으로 착륙하였다. 인생의 한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친 심정은 더 성숙해진 나를 만나는 순간이었다.



고국에서는 한가위 명절 연휴가 끝나는 날이다. 많은 여행객들이 귀가중 또는 귀가하였을 것이다. 여행은 목적지와 출발지 사이의 이동 구간을 즐길 줄 알아야 전체 여정을 제대로 만끽하는 것이리라. 만일 이동 중에 피로함으로 지쳐서 주변의 여행객들, 주변의 이국적인 존재들을 통해서 얻는 것이 없다면 반절밖에 여행을 하지 않은 셈이다.



이제 모두가 일상으로 일터로 돌아가야 할 시간, 여행의 추억이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성장시키기를 바란다. 일상에서 벗어나서 여행을 기록하고 여행의 길 안팎에서 즐거워하는 것이 삶을 살찌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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