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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저리게 반대합니다! 쇼펜하우어의 부의 조언 오류,

중산층 지혜로운 아내를 응원합니다.


“부잣집에서 태어난 여성은 돈을 다루는 데 익숙해 분별 있게 돈을 쓴다. 하지만 결혼 후 비로소 돈을 마음대로 쓰게 된 여자는 돈을 쓰는 데 맛을 들여 터무니없이 낭비한다. 어쨌든 나는 가난한 여성과 결혼한 사람한테, 아내에게는 자본이 아닌 이자만 물려주고, 특히 자식의 재산이 아내의 수중에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하고 싶다."


-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 중에서>, 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지음 / 홍성광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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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쇼펜하우어의 문장들은 뼈 때리는 호쾌함에 무릎을 치고 박수를 보내게 된다. 하지만, 그의 부에 대한 잘못된 조언은 가정경제 부부의 살림 관리를 뼈저리게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왜냐하면 존경하는 쇼펜하우어의 이 글은 일부 인정할 수도 있지만 꼭 그렇다고 절대 수긍할 수도 없다. 그의 시대와 21세기 오늘날의 시대가 많은 변화가 있었기에 당연히 시대적 차이를 이해하려 하지만, 그의 이러한 논리는 오늘날 맞지 않는다. 더군다나 그는 독신이었다. 또한 그는 부를 상속받아서 평생 수입을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 당시 그의 시대 그의 경제관념은 존중하지만, 오늘날 총명한 아내들의 가정경제의 수장 역할은 남편들이 지원하고 신용해야 한다. - 일부 남편들은 이러한 논리에 반대할 수도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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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들이 결혼해서 더 알뜰하게 돈 쓰임새를 잘 관리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내가 그러한 경우였다. 무지하게 가난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중산층이 되기 위해서 우리 부부는 정말 열심히 살았다. 그러한 결혼생활의 성공은 모두 아내에게 비롯되었다고 고백하고 싶다. 남편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심히 출근하고 30년 동안 월급에 손대지 않고 몽땅 아내에게 통장관리하도록 하였다. 결혼초부터 언제나 용돈을 아내에게 타고 얇은 지갑에 신용카드마저 소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30년쯤 그렇게 살아온 부부는 이제 중산층이라고 당당히 얘기할 수 있게 되었다. 절대 부자는 아니지만 결혼하는 자식에게 조그마한 집 한 채의 일부를 도와줄 수 있도록, 신혼부부가 새 출발 할 수 있도록 보탬을 줄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이면 족하였다. 절대 풍족한 노년 생활을 장담할 수 없기에 60대 넘어서도 계속 일을 하여야 함을 잘 알고 있다. 남편은 50대 중반에도 현역에서 12시간 일하고 있는 것을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내는 그런 남편을 자랑스러워했다. 중산층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을 열심히 산 부부의 보상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든 것은 총명한 아내의 현명한 살림 관리 덕분이다.




쇼펜하우어, 나의 존경하는 철학가여! 그대의 이러한 주장은 반대합니다. 부유한 가문에서 살아온 아내들이 오히려 씀씀이가 헤프고 또 가정경제 관리가 엄격하지 않습니다. 부유한 가문 출신의 아내들은 자라온 환경에서 물욕을 주체 못 하는 심성과 어려서부터 보아온 헤픈 경제관념이 있답니다. 오히려 중산층 혹은 가난한 가문에 엄격하게 가정경제의 씀씀이를 교육받아온 아내들이 가계를 잘 관리하게 된다고 봅니다. 힘들게 돈을 벌어본 부부는 돈이 얼마나 소중하게 지켜져야 하고 얼마나 현명하게 쓰여야 하는지 가성비, 가심비에 대하여 뼈저리게 몸소 느끼면서 잘 실천하게 됩니다.




쇼펜하우어의 오류가 있듯, 상기 서술된 개인적인 의견이 언제나 모순 없이 정당한 것은 아니다.


물론 100%의 확률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고요 세상에 언제나 주장과 논리에는 오류가 있다. 다만 어렵게 돈을 벌고 그 돈을 모아본 부부, 특히 아내의 현명함이 중산층을 지키는 힘이 된다. 남편은 현명한 아내를 쫓아서 성실하게 일하고 아내에게 그 돈을 맡기면 편안해진다. 오늘날 재테크에도 뛰어난 아내들은 함부로 목돈, 종잣돈을 버리지 않고, 키워서 몇 배로 안정된 자산으로 만들어준다. 우리 부부의 목표는 중산층에서 버텨내는 거다. 그러한 노력은 성실함과 부지런함 그리고 헛꿈으로 대박을 꿈꾸지 않고 지켜내는 것이다.



쇼펜하우어의 부의 관리에 대한 논리와 조언이 오히려 이러한 다짐을 굳세게 해보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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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장면이 중산층의 가정 아빠, 엄마, 딸의 모습이라고 상상해 본다. 꼭 우리 집 모습과 같아 보인다. 중년이 된 남편은 아내와 딸과 함께 잔을 들고 행복한 한때를 축배로 축하하지만 여전히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 긴장은 이 순간을 즐기려면 역시 내일 또 출근하고 일터에서 땀을 흘려야 함을 알기 때문이다. 저 아내의 미소는 자신감이 넘치지만 결코 여유는 없어 보인다. 외동딸을 끌어안고 살아온 인생이 만만하지 않았다고 알려주는 것이다. 중산층에서 살아남는 법을 수 십 년의 살림살이에서 재테크에서 경험하였기에 성취감도 있다. 하지만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 검소하게 옷을 입고 화려하게 꾸미지 않는다. 그렇게 열심히 살아가는 중산층의 모든 가정을 위해서 잔을 들고 응원하고 싶어진다. 쇼펜하우어에게 절실하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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