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국가 이웃도시 상하이 와이탄
지난달 광복절 8월 15일 나의 출장 여행지 상하이에서 두어 시간 옛 추억을 나누었다. 40대까지 지난 16년 중국 생활 중에서 12년 동안 상하이에 가족을 두고 지방의 일터에서 일하고 다시 상하이 집으로 돌아오는 것을 반복하였던 젊은 날의 열정이 기억난다. 30대 40대 내내 상하이의 발전을 그 긴 세월 동안 목도한 한국인이었다. 어쩌면 상하이에서 인생의 허리가 되는 세월 동안 성장한 귀중한 체험이었다. 중국 친구들을 만나고 세계 각국의 클라이언트를 만나보았던 글로벌 시민으로 성장하였던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특히 와이탄과 푸동은 가족들과 즐겨 찾던 매력적인 황푸강의 양쪽 풍경이다. 세계적인 그곳의 강변 거리 와이탄을 걷게 되었다. 거의 7년 만에 이곳을 밟게 된 감회는 남다른 추억의 향수를 느낄 수 있었다. 정말 가슴이 뻥 뚫리는 강변 풍경이라고 예찬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여의도 강변 모습처럼 멋지다! 그에 견줄 만큼 확실히 중국의 모든 역사와 전통이 새로운 신건축 문명을 쏟아부은 상하이! 그 매력이 급속도 성장의 절대적인 압축 풍경이 되어 이곳에 있다.
친절한 여승무원의 안내로 경전철과 같은 버스를 타고 와이탄에 도착하게 된다. 강변의 바람이 풀어헤친 나의 머리카락이 작품이었다.
와이탄의 풍경은 16년 동안 많이 바뀌었고, 다시 돌아온 7년 만에 더욱 깨끗하게 단장되었다.
이렇게 와이탄이 아름다운 것은
하나, 크고 웅장하며 정갈하게 단장된 강변 거리이다.
둘, 양쪽 강변의 풍경을 계획적으로 감명 깊게 만든 인공 건축물의 장관이다.
셋, 황푸강, 푸르지 않은 강변의 색깔이지만 그 스케일만큼 압도적인 풍경이다.
-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은 정말 아담하다고 해야 하겠다.
<상하이 와이탄에서 바라본 푸동>
세계에서 가장 넓은 강변 중에 하나인 상하이 황푸강은 규모의 경제를 자랑한다.
한쪽에서는 100~1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와이탄의 건물들이 즐비한 유럽풍의 건물들이 와이탄의 풍경을 채우고 있다. 그 와이탄이 한쪽 면을 오랫동안 유지하였는데, 2000년대 들어서서 강 건너의 푸동의 풍경이 마천루로 바뀌게 된다. 지난 25년간 와이탄 건너편 푸동의 호텔, 금융가 건물, 백화점 들이 동방명주 주변에 빼곡하게 들어찬다. 비로소 와이탄의 고풍스럽고 유럽식의 건물들이 세계 최강 수준의 건축역사의 신기원을 이룬 모습들이 강변을 양쪽 산맥으로 갈라놓았다.
당연히 홍콩과 견주고 싶었을 것이다. 중국 대륙의 보석인 경제수도의 상하이는 영국령이었던 홍콩의 발전을 견주고 그에 못지않은 비주얼을 보여주고 싶었던 것이다.
또한 한국의 수도 서울의 한강변과도 경쟁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지만, 어느 정도 성공한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다만, 그렇게 잘나가던 상하이의 경제가 주춤하고 있으니 앞으로 비주얼보다 내실의 경쟁이 동북아 허브 도시들에게 선의의 경쟁이 서로의 발전을 부추길 것이다.
처음 중국 대륙의 상하이를 만났을 때, 그 규모에 압도당했고 지금 7년 만에 돌아본 상하이는 오히려 정겹다. 상하이의 발전을 지난 24년간 보아온 사람으로서 상하이에 집을 두고 중국 대륙을 뛰어다니던 한국인으로서 지금은 베트남 일터에 있기에 더욱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돌아오는 길에 상하이 북 페어(2024년 상하이 책 전시회)에 관람을 하였다.
상하이의 건축 문명과 인문학적 문화 문명을 동시에 감상하는 하루가 되었다.
상하이 성장의 힘을 선의의 힘으로 견주기 위해서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도 멈추면 안 되겠다.
상하이는 상하이 임시정부가 있고 김구 선생님 등 수많은 애국열사 의사들이 활동한 무대이기도 하다.
백범 김구 선생님의 꿈, 문화 대한민국의 힘을 기대하게 된다.
한 나라 한 도시의 강건한 힘이 마천루와 잘 정리된 길에 있지 않지만,
상하이는 확실히 문화와 과학기술, 건물까지 잘 정비하려는 노력을 잊지 않는 도시다.
19세기~20세기의 상하이는 세계열강의 각축장이었지만,
21세기 상하이는 화교들의 성지이고 그들의 자랑인 도시가 되었다.
그런 상하이의 모습이 이웃 국가 한국과 다시 좋은 성장 파트너가 되었으면 좋겠다.
10년 전 상하이에 살 때 읽게 되었던 김구 선생님의 <백범 일지>의 글처럼 이웃 국가들이 문화의 힘으로 서로 포옹하고 끌어안았으면 좋겠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의 나라를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 선생님의 백범 일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