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장한 상하이 책전시회 관람 경험
40대 후반까지 중국의 최상류의 얼굴과 가장 빈곤 아니 검소한 농촌의 얼굴을 모두 경험한 16년이었다.
그런 16년의 세월 동안 상하이에 가장 많이 거주생활하였다. 가족들이 상하이에서 12년 있었기 때문이었다. 덕분에 아무리 일터가 반나절 이상 떨어진 시골이라도 상하이는 나의 주말 집이었고 월간 집이었다. 상하이는 나의 젊은 시절 가족과 함께 성장한 도시였고 내가 중국의 지성인들과 경쟁한, MBA 석사를 마친 중국 최고의 명문, 상하이 교통대학교가 있는 도시다.
그 도시의 힘을 느낄 수 있었던 책 전시회에 다녀왔다. 수많은 상하이 사람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전시관들이 즐비하였다. 중국어, 화교들을 위한 문화잔치였다고 경시할 수 없다. 우리가 배울 점들이 많았다.
상하이 전람회 건축물은 상하이 도시 중심에 있는 상징적이고 웅장한 건물이다. 전철, 트램 버스 등 모든 정류장들이 모이는 중심가에 있다. 상하이 푸동 전람중심이 규모 면에서 더 압도적이지만 그래도 시내 중심에 위치한 상하이 전시회장의 역사에 못 따라간다고 생각한다.
전통의 역사가 있는 상하이 전람관의 건물, 그 웅장함과 멋스러운 건물이 우선 압도적이다.
상하이 푸동의 새로운 전시관은 훨씬 더 스케일이 장대하지만, 멋스러움과 친근함은 역시 <상하이 전람회> 건물이다. 그 이유는 상하이 도시민들 지방에서 올라온 중국의 문화인들에게 접근성이 너무 좋기 때문이다. 상하이의 골목길 동네에서도 가볼 수 있는 거대한 문화센터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유럽식 건물의 구도시 시내 중심에 있는 이 상하이 전람관에서 북 페어(2024년 책 전시회)가 열렸다. 가슴 벅찬 설렘을 안고 입구에 들어섰다.
상하이에서 주말부부로 격월 부부로 살 때 가족들과 함께 추억이 많다. 주말에는 상하이 골목길을 누볐다.
오래전 경험이지만 문화적인 충격에 잊을 수가 없다. 상하이의 주말에 벼룩시장을 열었던 그 장소들이 기억난다. 그 벼룩시장에는 각종 중고제품들이 골동품들과 함께 나와 있었다. 특히 중고서적들이 눈에 크게 들어왔고 길거리에서 진귀한 책들을 만나고 반가웠다. 모두 중문으로 적힌 책 들이지만 인류의 지혜를 담고 있는 책 들이기에 반가웠다. 오래된 책들을 이렇게 서로 교류하는 중고 상인들의 책 보물단지들을 펼쳐 보이는 풍경이 반갑고 잊지 못하는 박제가 되었다.
7년여전에 상하이를 떠나왔다. 오늘날 상하이 출장 여행을 온 여행객으로서 최첨단 상하이 북 페어 전시관을 찾는 심정은 남다르다. 어쩌면 아니 반드시 꿈을 이루고 싶지만, 내 책 <스니커즈는 어떻게 세상을 정복했을까>의 내년도 중국 출간이 실현될 수 있는 두드림에 있다. 상하이에서 한국 인문학 교양서 작가의 책을 인정하게 되는 날, 나는 생애 또 다른 희열과 감동에 켜켜이 쌓이게 되리라.
그들 중에서도 세기 출판그룹이 특히 나의 눈을 매료시켰다. 가장 많은 전시회 공간을 차지하는 상하이 1위 대형 인문학 책 출판사이다. 국제적인 위상도 있기에 무라까미 작가의 책부터 한국 작가의 책까지 매대에 올라가 있었다. 세계인들의 방문도 이루어지고 있는 이 출판사는 정말 압도적인 규모의 전시회를 주도하고 있었다.
특히 어린이 도서관들에는 엄마와 아이들이 빼곡하였다.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들과 엄마들도 한 권이라도 더 책을 사주려는 모습이 감명 깊었다. 상하이의 힘은 이러한 책 사랑에 있을 것이다. 어린이책, 동화책들이 수복하게 전시된 이곳은 동화의 나라였다. 새로운 인류가 책 전시회에서 싹트고 있었다.
저자들이 북토크를 하는 곳에 어린이책 전시관도 어른들의 책 전시관도 독자들의 뜨거운 관심이
그 열기가 느껴졌다. 상하이의 힘이고 중국인의 문화적 힘이 전해져옴을 절감하게 된다.
저자 북토크를 경험하면 작가가 그 책에 얼마나 진심이었고 그 집필에 얼마나 큰 열정과 비전이 있었는지 알게 된다. 북토크에서 작가와 책을 동시에 만나는 일이다. 내년도에 다시 나의 새 책 북토크의 기회가 있었으면 기대하게 된다. 그보다 먼저 날마다 집중하는 것이 있다. 지금 쓰고 있는 원고 집필에 온 정성을 쏟아서 세계인들의 책이 되는 것이 나의 인생 목표이다. 상하이의 북페어 전시회는 그러한 나의 결심을 다지는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이 아름다운 가을, 책의 향기가 전시회를 가지 않아도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