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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프맨작가 Nov 18. 2024

영화 터미널처럼, 포기하지 않았다!

저가항공권 위험천만, 여행 꿀팁 경험기 


포기할 때 마음이 후련해진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는 상황도 있다. 영화 터미널에서 공항 밖, 출입국 사무소를 나가지 못하는 주인공의 심정을 다른 차원에서 경험하게 되었다. 나는 해외의 섬 공항의 미아였다. 어른이었지만 가족을 잃은 아이 같은 어른이었다.



가족의 다른 비행기표는 유효하였지만, 따로 이름없는 저가 항공사에서 아고다를 통해 구매한 나의 최저가 비행기표는 항공편이 없어졌다. 가족과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시 비행기표를 읽었다. 내가 잘못한 것은 없었다. 하지만 항공사에서 구매한 항공권이 마음대로 시간을 바꾸었다. 다시 아내의 메일함을 열어보니 온라인 항공권 구매 에이전트 '아고다'에서 마음대로 항공 일정 변경 통보를 3일 전에 보내온 것을 보았다. 항공사와 아고다 합작으로 만든 황당한 사건이었다. 









내가 출발할 시간에 터미널을 떠날 수 없었다. 다음날 출근해야 하는데, 오늘 무조건 집에 돌아가야 하는데 돌아가는 비행기표가 없어졌다. 그곳은 푸꾸옥 공항이었고 시간은 저녁 6시경이었다. 7시에 출입 마감인데 혹시나 기다렸던 노쇼 승객(No Show)으로 대신 들어갈 수 있는 마지막 티켓의 희망도 사라졌다. 좌석 완전히 매진이었고 원래 가야만 했던 비행 편이 출발하였다. 그러면 남은 희망은 두 가지 선택밖에 없었다. 밤 10시 반의 다른 항공사에 걸어보고 기다리는 방법과 내일 아침 배편을 이용해 육지로 가는 방법이었다.   








그때 영화 <터미널>의 남자 주인공이 생각났다. 그 주인공은 물론 터미널 안에 갇혀서 이민국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나와는 반대의 상황이었다. 나는 공항 티켓 카운터 터미널에 갇혀서 탑승구 안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쩌면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도 그의 목적지에 갈 수가 없어서 그곳에 주저앉았고, 나 또한 집으로 갈 수가 없어서 공항에 주저앉아버린 상황이었다. 외국인이고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여행객인 그 영화의 주인공도 나도 포기하지 않았다. 새로운 계획을 세웠다. 우선 11시 반에 떠나는 마지막 비행 편의 마지막 좌석에 희망을 걸어보았다. 티켓 판매 사무소의 비엣젯 항공사의 여직원들에게 미소를 보이고 호소를 하였다. 그 여직원들의 관심에 들도록 손만 펼치면 닿는 레이더 범위 공간 안에 서서 두어 시간을 기다렸다. 국제 지정 공휴일이었기에 많은 탑승객들이 좌석을 기다리면서 노쇼를 기대하고 있었다.



아내는 정규 노선, 명망 높은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떠나버렸고, 나는 홀로 터미널에 몇 시간째 남겨졌다. 부부 둘보다는 혼자 남겨진 것이 덜 고생하기에 센 척을 하고 아내를 안심시켰다. 공항을 찬찬히 뚫어지게 둘러 보니 처량한 나의 모습이 보였다. 세상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돌발변수가 많은 모를 일 투성이었다.   









10시 반 티켓팅, 그날의 마지막 비행 편마저 좌석이 없다면 다음날 새벽 6시에 배편으로 육지를 건너가야 하였다. 다음날 오후에 육지의 일터로 출근하여야 하였기에 무조건 베트남의 바다를 건너야 하였다. 그렇게 절박한 심정으로 10시 반의 비행기 편에서 노쇼(No Show) 승객이 발생하기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계속해서 비엣젯 항공사의 여직원들에게 안타까운 심정을 호소하였다. 마침내 노쇼 승객의 좌석을 얻는 30분 전 상황이 극적으로 연출되었고 그날 밤 탑승하게 되었다. 공항의 미아에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상황으로 반전되는 인생 역전의 순간이었다. 덕분에 그다음 날 새우잠을 자고서 새벽부터 배편으로 이동해야 하는 엄청난 체력과 시간 낭비를 소모할 필요도 없게 되었다. 




간절히 바라면 행운이 오는 것일까? 아고다는 저가항공의 변경에 보상도 없었다. 그래도 다행히 비행 편을 구매할 수 있어서 행운이었다. 그토록 두어 시간 기다린 끝에 얻는 항공 좌석 한 장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었다. 이번 경험을 통해 얻는 교훈은 간단하고 명확하였다. 







저가 항공이라도 믿을 수 있는 항공사에서 


항공권을 구하자. 조금 더 큰 항공사에서


비행기표를 구하는 것이 안전하다. 


5만 원~10만 원 아끼겠다고 신생 항공사 - 항공편이 적은 항공사에서


비행기 티켓을 구매하면 심지어 항공 일정 자체가 소멸되고 변경되는 것이다.


거기에 아고다 같은 에이전트는 변경 통보하였다고 


변경될 수밖에 없는 비행기 편이라고 보상조차 없었다. 


처음 들었던 항공사에서 비행기표를 구매한 것이 문제였다.


 그 항공사의 명예를 위해서 거론하지 않겠다. 






      두 달 전 일요일 상황을 재현해 보았습니다. 


저가항공도 믿을 수 있는 항공사의 티켓이 좋습니다.


좌석을 확보해준 비엣젯 항공사에 감사함을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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