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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할 시간 이별할 용기 덧니야 잘 가라 이별하자!

헤어질 용기 치아건강 조심하세요!


오래전 어린 시절 이빨 뽑는 것이 너무 싫었습니다. 실로 잡아당겨서 빼는 고통이 너무 싫었습니다.


아이는 앞니 뒤에 덧니를 숨기게 되었습니다. 들키지 않으려고 뽑아야 하는 그 덧니를 숨기고 살아왔습니다. 그 아이가 어른이 되고 계속 덧니를 앞니 뒤에 숨기고 살아야 했습니다. 아내에게도 숨기고 싶었지요.


치과에 갈 때마다 그 덧니를 뽑으라고 들었지만, 뽑지 않고 가지고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중년이 되어버렸습니다. 덧니 때문에 붙어있는 건강했던 치아도 흔들리게 되었던가 봅니다. 어쩌면 스트레스에 이빨들을 꽉 물고 살았던 세월 때문이었던가 봅니다.



이빨이 아파서 음식을 제대로 씹지도 단단한 음식을 먹지고 못하는 분들 아실 겁니다. 아픈 덧니가 며칠 동안 음식 맛을 잃어버릴 정도로 심한 고통을 주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음식을 못 먹을 정도로 흔들리고 아픈 덧니가 치아 전체에 악영향을 주었습니다. 며칠 동안 그 아픈 덧니를 피해서 오물오물 잇몸으로 덜 아픈 치아들로 분산해서 음식을 씹었습니다. 덕분에 많이 배우게도 되었습니다. 음식을 천천히 씹고 입안으로 넘기는 과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치아가 건강하고 아프지 않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 행복인지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며칠간 흔들리는 덧니 덕분에 지나온 세월의 많은 생각을 하면서 작별할 결심을 하였습니다.




몸에 안 좋은 것은 이별할 용기가 필요합니다. 무섭다고 오래된 습관이라고 이별한 시간을 만들지 못하면 결국 주변을 모두 흔들거리게 합니다. 덧니가 치아 전체를 흔들거리게 하는 경험은 가히 나쁜 습관으로 인한 경고였습니다. 그것을 과감하게 이별할 결행을 하니 용기가 나더랍니다.



살아가는 것이 조금씩 이별할 것을 아는 지혜도 필요하네요. 어려서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을 동행하고 갖고 살았던 나쁜 습관을 털어버려야 새롭게 다시 태어날 수도 새로운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헤어질 때, 잠시 아프더라도 용기를 내어 안좋은 것과 이별할 순간을 결정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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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할 때가 온 겁니다. 덧니를 두 손가락으로 만지니 흔들거렸습니다. 그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치과에 가기도 싫었습니다. 하지만 덧니와 이별할 순간이라고 강렬하게 믿었습니다. 한 시간 동안 두 손가락에 힘을 주어 덧니를 잡고 흔들거렸습니다. 옆으로 눕혀 보기도 하고, 앞으로 눕히기도 하면서 덧니의 형태를 온전하게 두 손끝에서 느꼈습니다. 이미 덧니는 나의 몸에서 떨어져 나갈 준비를 하였던 겁니다. 무려 50년 정도 다른 이빨들과 함께 살아왔던 그 덧니는 드디어 뽑혔습니다. 내 손으로 직접 뽑아버렸습니다. 피도 많이 나오지 않았고 아픔도 크지 않았습니다. 정말 신기한 사건이었습니다. 입안에서 혀로 그 부위를 만져보니 덧니가 있던 공간이 비어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 격정의 순간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필요 없는 덧니가 내 입안이 아니고 세면대 위 바깥에서 두 눈으로 처음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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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함께 잘 살았지만, 덧니야 이제 작별할 시간이구나. 그간 그토록 떨어지기 싫었니? 이제는 헤어질 수간이구나." 살점 하나 떨어지면 아픈 것인데, 덧니 하나가 떨어져 나가니 시원합니다.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겁니다. 홀가분하게 새로운 육신을 만나면서 걸어갑니다. 이렇게 새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서 덧니는 떨어져 나갔나 봅니다. 불필요한 것이 몸에서 이탈되니까 새롭게 열심히 살아야 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덧니가 스스로 떨어져 나간 이유가 있었을 겁니다. 2025년 새해를 새롭게 시작하라는 겁니다.




우리나라의 풍습에 젖니(유치)를 지붕 위로 던지는 이유는, 젖니가 빠지고 새 이가 나오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증과 불편함을 완화하기 위한 전통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또한, 젖니를 지붕 위로 던짐으로써, 새로운 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저도 헌이, 덧니를 지붕에 던지고 새해 더 좋은 방향으로 성장하기를 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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