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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프맨작가 Mar 21. 2023

스니커즈 사피엔스 문화 9가지 의견

<스니커즈 사피엔스>의 저자 제언

지난 300년간 스니커즈 사피엔스로 진화된 21세기 우리들의 문화를 살펴본다. 


 스니커즈 신발은 문화인가? 패션의 최신 유행 아이콘인가? 할 얘기들이 너무 많다. 

모두가 신발업계의 신상품 광고에 어리둥절해진다. 새로 출시되는 걷기 편한 조깅화 위주의 시장과 라이프 스타일 스니커즈의 홍수에서 어떤 것이 좋은지 헷갈리게 된다. 수많은 브랜드들의 공급과잉의 시장 속에서 전통적인 스니커즈의 매력을 고집하게 된다.

       

하나, 스니커즈는 저렴하다. 아니다? 저가 스니커즈를 얕잡아보지 마시길 바란다. 

  대체로 가죽갑피가 아닌 텍스타일의 스니커즈 조깅화는 저렴할 수 있다. 최신 스니커즈들은 달라지고 있다. 친환경 개념으로 가죽을 사용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의 신발소재를 고집하는 스니커즈들이 있다. 개발자들이 갑피를 고급화하고 가죽을 활용하고, 미드솔(중창)도 두껍고 복잡한 것~ 대표적인 럭셔리 브랜드들이 출시한 디자인 위주의 어글리 신발의 경우, 귀티 부티나는 패션위주로 개발되어 스니커즈의 가격이 높아져 가고 있다. 비싼 럭셔리 스니커즈가 편안한 것은 아니다. 가성비 좋고 착한 가격의 스니커즈들도 많은데 럭셔리 브랜드에 밀릴 때 안타깝다.   


     

둘, 스니커즈는 친환경적인 제품이다.

  다양한 천 갑피, 특히 면직물 + 고무 밑창의 단순한 구조의 신발의 경우들을 적어도 친환경,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들이었다. 거기에, 인조 가죽을 쓰거나, 중창(EVA)을 쓰는 등의 스니커즈 소재 다변화로 친환경의 개념이 달라지고 있다. 오히려 일부 최상위 브랜드들은 '리사이클 소재(재활용 소재)'라는 개념, 환경파괴 없이 기속가능성(Sustainability, 지속[유지] 가능성, 환경 파괴 없이 지속될 수 있음의 개념)이라는 소재로 친환경의 개념이 마케팅적인 것으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로, 재생고무, 재생 EVA를 수거하여 신발 소재로 활용하고 있는 선진국들의 탑 브랜드들의 노력이 있으니까, 그것도 인정한다. 

  놀라운 소식은 2017년 방문한 에티오피아에서는 이미 재생 타이어로 수많은 고무 샌들을 만들어 자체 내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필요에 의해서 리사이클 소재의 신발들을 만들어 신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버리고 폐기시킨 폐타이어들이 신발로 부활하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신발장인들이 역설적으로 먹고살기 위해서 친환경자들이 되었다.          




셋, 스니커즈는 패션 아이콘이다.

  100% 인정한다. 필자는 발의 편안함 때문에 워킹화, 조깅화의 쿠션 중창과 가벼움에 발을 실어 편안한 스니커즈를 착용하여 출퇴근에 함께 생활한 지 오래다. 중장년의 많은 사람들이 멋없는 조깅화의 편안함으로 맵시 나는 스니커즈 패션화를 포기하고 만다. 확실히 20,30대의 패션 세대는 다르다. 패션의 유행을 창조하는 그들을 존경한다. 그들은 절대 개성적인 패션과 거리가 먼 못생긴 조깅화로 출근하지 않는다. 대신 패션화인 캐주얼 스니커즈가 그들의 아이콘이 되고 도시의 문화가 된다. 라이프 스타일의 캐주얼 스니커즈는 패션의 완성화다.      


 

넷, 패션 스니커즈는 편안하다.

  단화 스니커즈는 더 이상 편안하지 않다. 10년전부터 이러한 필자의 생각은 중년이라는 나이가 들면서 더 편안한 스니커즈를 찾게 된다. 단화는 하이테크 기술이 장착된 조깅화 스니커즈에 밀린다. 조깅화 겸 워킹화인 빅 스포츠 스니커즈 브랜드들은 전문적이고 기술적으로 신발 착화연구, 걷고 뛸 때 신발과 발의 기능에 대한 연구팀들이 집중적으로 총체적인 R&D 기술 연구에 참여한다. 

  패션 스니커즈는 그런 면에서 다른 길을 걸었다. 편안한 것보다는 패션 위주의 개발이었다. 그래서 스니커즈의 디자인, 칼라, 소재 다양화 등이 편안함보다 부각된 것이 신발 시장의 문화적인 리더, 패션시대의 트렌드였다. 이제는 시대가 달라졌다. 라이프스타일 캐주얼 스니커즈들도 스포츠 운동화처럼 패션과 기능, 편안함이 모두 함께 하여야 시장에서 찾게 되는 진정한 주역이 된다.       



다섯, 스니커즈는 라이프스타일이다.     

  그렇다. 스니커즈는 사계절 사는 방식, 생각, 생활, 스타일, 문화, 패션 등의 사는 방식을 담고 있는 신발이다. 심지어, 시대적 가치관과 철학, 감수성, 세계관도 스니커즈에 담겨 있다. 많은 브랜드들이 이러한 패션, 철학의 개념들을 스니커즈 브랜드에 투영하여 마케팅하고 있다. 두 가지 스니커즈 브랜드별 사례를 공유하여 본다.

       <망해가는 마케팅의 스니커즈 브랜드> 

1) 탐스(Toms) 캐주얼 브랜드 신발은 1족을 소비자가 구매하면 1족을 선물하는 방식, 1 for 1이라는 마테팅으로 착한 브랜드 스니커즈의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탐스는 그야말로 캐주얼 스니커즈다. 스포츠 브랜드의 스니커즈와는 다른 심플하고 저렴한 소재의 디자인이 깜찍하고 귀여운 모델이다. 오래 신고 발을 편안하게 하는 신발은 아니고 패션 스니커즈다. 이 브랜드의 성장은 마케팅에 있었다. 2010년에 1백만 족을 기부하더니, 2020년에는 1억 족을 기부하였다. 이러한 새로운 기부방식의 마케팅이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와서 브랜드 가치를 울린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탐스는 더 이상 신발업계에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2021년 코로나19 사태에 탐스는 2백만 달러 이상을 기부하였다. 1 for 1 방식의 기부 마케팅은 이미 접었다. 사실 탐스는 매년 존재자체가 위태로운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착한 브랜드라는 탐스 현상만으로 브랜드를 유지하기가 어렵다. 탐스의 제품도 거의 단일 캔버스 모델뿐이다. 이러한 제품군으로 계속해서 기부 마케팅 이미지로만 버틸 수 없는 것이 차가운 탐스의 현실이다. 

  더 군다다 탐스를 제조 수출하는 OEM신발공장들도 모두 도산하거나 철수하였다. 그들에게 공급 파트너가 성장하지 않는다면 과연 원포원(1 for 1) 기부 마케팅이 가치가 있을까? 브랜드는 상생으로 성장해야만 100년 브랜드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는 스니커즈 브랜드> 

2) 개인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필라(FILA) 신발들은 대체적으로 단체적인 팀경기, 팀운동보다는 개인적인 성향의 패션, 테니스 같은 운동을 강조하는 브랜드였다. 1911년 이태리에서 탄생된 테니스화로 그 전통을 적극적인 홍보하는 것이 대표적인 필라 이미지이다. 덕분에 필라 신발은 개인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것이 시장 상황이다. 조깅화의 이미지보다 청소년들, 2030들의 개인성향이 강조된 패션 캐주얼화인 것이 필라 신발의 개념(콘셉트)이 되었다. 디자인은 고급 브랜드들과 유사하거나 독특한 갑피 및 미드솔 구조, 예를 들면 키높이 효과와 어글리 슈즈 계통의 것 등이 각광을 받고 있다. 필라도 제조파트너의 관계를 중시하기 시작하였다. 한국 소비자들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갖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중저가 정책에 매력적인 다양한 디자인은 필라의 성공 스토리를 이어나갔다. 중국에서 중국최대 스포츠 브랜드와 마케팅을 함께 하면서도 고급화 차별성이 강조된 브랜드로 필라는 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필라는 테니스 신발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서 더 큰 글로벌 혁신의 도전을 한다고 한다. 라이프 스타일의 필라 이미지가 무한 진화되기를 바란다. 한국의 필라가 세계 필라를 이끌고 있기에 그 아름다운 도전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         


 여섯, 스니커즈는 직장인의 대중 신발이다.       

  캐주얼 스니커즈를 신으면 직장에서도 굳이 구두를 신지 않아도 된다. 더불어 현장과 밀접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스니커즈는 만능 멀티플레이어다. 조깅화는 다르다. 조깅화, 러닝화의 형태는 솔직히 공식적인 바이어 미팅에서 신기에는 예의와 매너에 어긋난다고 보는 사람들, 그러한 분위기가 있었다. 그러니까 라이프 스타일 캐주얼 스니커즈는 세대 구분 없이 멋을 아는 모든 사람들을 포함하는 신발 카테고리라고 할 수 있다. 직장인들이 출퇴근할 때 신으면 끝이 아니라, 편안하게 한낮에 일하는데 스니커즈가 제격이다. 그것은 이미 모든 상황에서 스니커즈를 활용할 수 있게 된 문화가 된 것을 의미한다. 더 이상 굽이 도드러진 구두패션의 직장인의 모습은 제한적인 일상생활 모습이 되어버렸다.         



일곱 스니커즈는 연예인들의 사진 아이템이다. 스니커즈 패션이 연예인들 기사의 단골메뉴이다. 

  연예인 마케팅을 활용하는 것이 스니커즈 신발 브랜드들의 단골 메뉴이다. 특정 스니커즈를 신은 연예인들은 새로운 사회적 패션리더가 되고는 한다. 다만, 수 백 불, 천불이 넘는 고가 위주의 스니커즈를 광고하는 연예인의 신발들은 필자 경우는 그리 반겨지거나 구매가 당겨지지는 않는다.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양해 구한다. 스니커즈는 대중을 위한 풍성한 가치를 지닌 신발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예인들, 우리들의 스타들이 스니커즈의 역사와 가치를 알아볼 시간은 없겠다만, 그들의 매니저들은 신중하게 좋은 스니커즈를 추천하여 한 스타의 시대를 이끄는 패션이 팬들에게 제대로 호소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으면 바라게 된다. 연예인들의 패션 생활 속의 스니커즈가 우리들의 생활모습에도 본보기가 되기 때문이다.    


   

여덟, 스니커즈는 더 이상 세대의 벽이 없다.  

  스니커즈 신발은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부터 다음 세대 어린 꼬마들까지 인간의 문화, 패션의 역사를 입히는 수많은 브랜드들의 수많은 행복한 선택이 되었다.

 조깅화, 스포츠화가 80년대 말부터 세상을 점령하게 되기 이전에, 이미 1세대 올드 스니커즈들은 세상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신발의 주요한 캐주얼, 라이프스타일 대중 신발이었다. 이제 스포츠 운동화가 스니커즈의 큰 부분이 된 세상이다. 이미 스니커즈가 세상을 점령하였다. 더 이상 스포츠 브랜드 스니커즈와 캐주얼 브랜드 스니커즈의 장벽이 없다. 그들 브랜드들 모두가 모양이 다른 수천 가지의 스니커즈를 세상에 출사표를 던지고 우리 모든 세대는 선택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50년 이상 100년 이상 된 브랜드들을 꼽아 본다. 그만큼 우리들 3세대가 함께 한 브랜드들이 차고 넘친다. 케즈, 컨버스 110년 이상..  스페리 탑 사이더 95년 이상, 반스 등 70년 이상.. 스포츠 브랜드로서 아디다스 90년 이상 대단한 브랜드들이다. 모두가 100년이 넘어가는 기업들이 되어가는 중이다. 브랜드의 가치와 유산은 3세대, 4세대 이전의 증조할아버지 브랜드들이 아직도 MZ 신세대의 열광을 받고 있다. 

  세계 최고봉 스니커즈 시장 선두인 나이키, 이제 고작 60년이 되었다. 세상의 신발들은 실은 나이키, 아디다스 등 탑 조깅화 스포츠화 브랜드들이 50%의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나이키, 아디다스도 끊임없이 캐주얼, 라이프 스타일 신발들을 만들어 내니까 말이다. 오늘날 세상은 모든 브랜드들과 소비자들이 기꺼이 결탁하여 세대를 초월하는 상생의 스니커즈 문화로 진화되었다.      



아홉, 스니커즈는 진화한다. 칼라, 디자인, 첨단으로...      

마지막으로 스니커즈의 진화를 세 가지에서 소개하고 싶다.      

칼라 ~ 헤아릴 수 없게 다양하다. 칼라의 인류를 만족시키기 위해, 심지어 LED칼라신발부터 이 책의 저자가 수년 전에 개발했고 컨버스가 가져간(?) 태양빛에 변하는 칼라를 보여주는 신발까지... 스니커즈는 정말 빛깔과 칼라만족 패션들의 무한 프레젠테이션이다. 스니커즈는 칼라와 빛의 향연이다. 오죽하면 밤에도 빛나는 스니커즈를 만들겠는가! 칼라에 대한 사람들의 욕망이 스니커즈에 투영되고 있다. 

디자인 ~ 솔직히 신발의 디자인은 사실 재탕이 많다. 다만, 조금씩이라도 변화하고 브랜드들끼리 카피하고, 그러면서 시즌별 재창조, 재탄생하는 경우들이 많다. 하지만, 편집도 창조의 하나이지 않은가? 스니커즈의 디자인은 계절마다 살그머니 은밀하게라도 무한 변화를 겪는다. 특히, 빅 브랜드 신발들은 장비(라스트, 특히 중창, 밑창)를 새로 개발하여 실제적인 신상품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다. 갑피의 디자인, 소재부터 밑창(중창)의 다양한 형태와 소재, 배합으로 스니커즈는 무한 진화하고 있다. 디자인과 소재의 무제한 변화는 스니커즈가 사람들의 감성을 담는 패션제품이기 때문이다. 

첨단 ~ 스마트 신발이 대표적이다. 

   5년 전쯤, GPS 신발은 이미 대중화의 길을 걸을 수 있었으나, 스마트워치, 스마트 팔찌 등에 밀려서 인기를 끌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강, 헬스와 결합된 스마트 신발과 패션을 극대화한 첨단 스마트 스니커즈들이 신발시장에 출시되면 눈이 쫑긋하게 되는 매력을 갖게 된 시기가 있었다.  

  들메끈을 없애고 보아시스템처럼 단추를 누르고 당겨서 줄이고 늘리는 기술. 

  TPU라는 미세한 쿠션 미립자들을 캡슐처럼 만들어서 신발의 밑창으로 활용한 최첨단 솔(Sole)

  3D로 제작된 신발부터 갑피가 한 족이 통째로 기계 안에서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짜서 재단되어 나온 제품들까지 신발의 첨단화는 21세기 기술이 이루는 쾌거들이다. 

  아직도 아이들 신발에 걸음걸음마다 불이 번쩍번쩍하는 신발들은 유행 없이 잘 팔린다. 스니커즈의 기술은 매 시즌 조금씩 꾸준하게 무한진화되고 있다.    

  <스니커즈사피엔스>라는 책의 제목으로 300년간 진화된 스니커즈가 인류의 문화를 바꾸어왔던 것을 이야기했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연재하려고 한다. 


더불어 2023년 4월 28일 저자의 강연에 초대하고 싶습니다. seolhon@naver.com 선착순 참가신청을 받고 있습니다. - 호프맨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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