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프맨작가 Mar 22. 2023

스니커즈 사피엔스 세상의 모든 길, 길에서 글을 쓰다

친구야, 자네가 보내준 이 사진이 가을을 끝자락에 걸려있는 마지막 잎새들을 보여준 길이었지.      

이 길을 거닐었을 자네에게 나도 무언가 전달하고 싶은 것이 생겼네. 우리가 젊은 시절 함께 걸어왔지만, 서로 겹쳐진 곳 몇 년도 있었지만, 대부분 우리의 삶은 떨어져서 각자의 길을 걸었던 시간들이 더욱 많았지 않은가!      

     

이렇게 편지를 나누어 보면서 자네의 길을 생각하네. 사람 사는 것이 우리 자신의 길이 있었음에도, 또 친구들끼리 공유하게 되는 지점들이 있음을 공감하게 된다네. 12월도 2주도 안남았네. 연말기분 며칠 남지 않는 올해가 지나가니까 더욱 그렇겠지. 우리의 살아온 시간들과 공간들이 35년 우리의 우정이 만나는 곳들이 

앞으로도 이러한 사진들에 담기게 되겠지.          

혼자 걸었다해도 그 길이 부끄럽지 않았고 살아오면서 영혼의 큰 자양분이었을 거네. 

나는 자네의 길을 그렇게 생각하네.      

자네가 걸어온 그 소중한 길이 되었을 그 흙과 그 위로 잎새들이 떨어지는 나무의 길이 이 사진들을 통해 

내게 전달되어 오네.      

정직하게 또 우직하게 살아온 자네의 엔지니어 길이 대한민국의 산업발전을 위해서 얼마나 요긴하게 

쓰여졌는지 깊이 고맙게 생각하네.      

이 길을 함께 걷지 못하였지만, 내 마음이 이 사진들과 함께 하고 내 글을 전달하니 

우리가 꼭 그 길을 걸었던 것 같으이.      

친구야, 여름나라의 공원은 고국의 12월 한 겨울에도 푸르고 싱싱하구나. 일요일 홀로 이곳 공원을 산책하면서 자네가 걸었을 가을 끝자락의 황토빛 붉은 길을 상상하게 된다.      

이곳 공원의 나무들은 가을도 겨울도 모른다네.      

그저 폭우에 젖으면 이겨내고 더 높이 더 넓게 자라나는, 1년 내내 푸르름이 넘치는 여름나라의 나무들, 그들에게 고향얘기를 하면 이해해줄까? 고향의 나무들은 늦가을의 황토빛이 지나가고, 겨울의 얼어붙은 눈쌓인 그 길을 잘 이해하고 우리의 젊은 날을 기억하는데, 이곳 여름나무들이 12월에 참으로 낯설어지네.       

이국적인 꽃들과 함께 어울러진 초록빛도 강렬한 햇살의 염록체로 각기 다른 빛깔을 보여주네. 이곳 여름나라의 초록식물들은 강렬함이 달라도 너무 열정적이네. 12월의 북반구 지구의 겨울도 모르고 자라난 그 열정이 사뭇 다른 세상에 와있다는 실감을 하게 되네. 그 길을 홀로 걷고 생각하고 책을 읽었네. 일요일 오후 뜨거운 햇살도 머물렀고, 이따금 바람이 나무잎새들 사이로 들어오면 그것이 행복이었지!           

두어시간 벤치에서 책을 읽고 돌아가는 길에 다시 여름나라 초록식물들과 인사를 나누네. 언제인가 고향으로 돌아가서 살게 되면 이 식물들이 얼마나 그리울까! 한 해 열두달 내내 가을도 겨울도 모르고 사는 이들이 

얼마나 이국적인지 그리워질 때가 오겠지.     

왜냐하면 나는 꼭 고국, 고향으로 돌아갈거야. 기회만 되면 고국에서 일하면서 고향에서 남은 인생 후반부를 살고 싶거든. 자네에게 숱하게 고백하지 않았는가! 인생 이모작을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 이 계획이 

실현되는 날, 그 날을 위해서 열심히 살게 되는구나.      

이 벤치 의자에 앉아서 일요일 오후 두 시간이 흘러갔네. 언제 다시 찾을지 모르니 또 사진 한 컷 남겨둠세. 

자네와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이야기들, 우리가 나이들면서 공감하게 되는 인류의 선각자들의 

생각들을 읽으면서 일요일 오후가 지나갔네. 


이 시공간이 모두 애뜻하게 그리워질 때가 오겠지. 연말이니까 더욱 그렇게 아쉬운 시간이 되겠지. 

올해도 지나가는구만. 자네 올해도 수고 많았네. 건강 지키고 곧 만나세나. 

설연휴가 기다려지는 2022년 12월 중순이 흘러가는구나.   

고향으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생각에 가슴이 터지게 행복해!    

참, 친구야, 6개월 뒤면 내 두번째 책이 출간되게 될거야. 

2023년 5월, 봄의 정령을 실은 꽃길 속에 태어날 <스니커즈 사피엔스> 

22년 해외살이의 인문학적 성찰과 생업에서 배운 깨달음을 담았다네. 

이 책도 하나의 길이 되기를 바라네.   



친구의 길

친구를 배우게 된다. 

그 길에서 

친구에게 

부끄럽지 않게 살겠노라고

다짐한다. 

그 길에 늘 함께 하지 않아도

사진 한장 친구의 길을

만나러 간다. 

지금껏 하늘 높은 줄 살아왔더라도

젊었으니까 이해해주련.

앞으로 걸어갈 길은 

이 땅이 넓은 것도 

저 바다가 끝이 없는 것도

더 낮은 자세로

더 많이 배우면서 

자네와 함께 걸어갈 

고향의 길을

            준비하겠네.            


22년 스니커즈 사피엔스의 수많은 길, 

세상의 모든 길에서 글을 쓰리라!  

     

산책길... 

피로한 일상에서 잠시 해방되는 길...

행복한 여유를 숨 쉬게 해주는 몸과 마음의 고단이 풀어지는 시간..

수많은 예술가와 철학가가 사색을 하던 나만의 시간...

하루의 한번 산책은 양봉(생활 속에 꿀을 만드는) 하는 길입니다.       

산속 길, 숲속 길...

속세와 벗어나서 온전히 자연의 품에 안기는 길..

그 길에서 영혼은 다시 순수해집니다. 

세상의 고민도 갈등도 숲속 길에서는 작게 보이네요.

나무들의 피치스톤이 정신도 몸도 치유하고 녹색 호흡합니다       


고속도로... 

쾌속 도로로 인생이 질주할 수 있다면, 

싫은 길, 밟고 싶지 않은 길은 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목적지가 확실하다면 빠른 길을 마다할 이유가 없네요.

거침없이 달리면서 고속질주하고 싶습니다.

중요한 것은 목적지가 분명하게 내비게이션을 맞추세요.

잘못되면 빠르게 전혀 다른 목적지로 향하게 됩니다.     

     

포장도로...

포장도로처럼 폭신한 탑승감이 너무 당연하게 여겨집니다. 

그 길을 달리는 승객들 모두 그 포장된 길을 만드는데 

고생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합니다. 

인생길이 아스팔트 포장도로로만 달릴 수만 있다면, 

덜커덩거릴 필요가 없을 텐데요..       


비포장도로

비포장도로에서는 포장도로가 얼마나 좋은지 깨닫게 됩니다. 

옛날 선조들이 걷던 길, 문명이 닫기 전의 길이 모두 비포장도로였습니다. 

포장이 안된 자갈밭 도로에서 흔들거리다보면, 

그렇게 머리까지 진동하면서 흔들거리다보면, 

문명의 혜택이 그립습니다.           

4차선 도로...

곧고 넓게 확장된 도로, 수많은 차량들이 시원하게 달릴 수 있는 도로.. 

인생이 좁은 길로 걷지 않고,  4차선 도로처럼 확 뚫렸으면 좋겠어요.

목적지로 가는 길도 훨씬 또렷하고 샛길로 갈 필요도 없지요. 

교통정체로 가나가 서서 지치는 일도 없게 됩니다.        


쌍방 통행로, 일방통행로...

사람이 관계를 유지하는데, 일방통행은 절대 불가합니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쌍방통행이 되어야 하지요.

쌍방통행으로 달려야 오는 이들, 가는 이들이 보입니다. 

일방통행으로 달리는 사람들은 건너편에 오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서, 

자신만의 길이 최선인 줄 착각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의 대화도 회의도 쌍방통행이어야 함께 갈 수 있습니다.           



하늘길...

하늘길이 열리기까지 사람들은 수 천년을 진화하였습니다. 

하늘길이 열리고 지구촌이 되기까지 사람들은 

바다 건너에 나쁜 선입관이 있었지요. 

하늘길은 인류의 과학기술의 증명이지만, 

동시에 인류가 공동체 운명이란 것을 깨닫게 해줍니다. 

물론 목적지와 도착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줍니다. 

대단한 여객터미널이 양쪽에서 버티고 있으니까요..   

     

바닷길...

바닷길은 대항해 시대로 열리면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인류 최초의 네트워크 승리였습니다. 

바닷길을 연 자들이 다른 세상으로 수평선을 넓혔고, 

바닷길을 닫은 자들이 고작 보이는 동네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그렇게 문명의 불균형이 생기고,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가 갈라졌지요.            



지하 도로, 지하철길....

땅밑에 길을 만드는 인류는 기술의 진화를 보여준 것입니다. 

더 높이 더 높게 올라가려 하는 인류의 꿈만큼이나, 

땅밑으로 지하로 건설한 길을 만든 것도 인류의 창조적인 상상력의 실현입니다.

개미들이 땅밑에 보이지 않는 길을 만든 것이 위대한 것과 같은 이치일까요? 

사람들은 시원하고 정체되지 않는 땅밑의 세상에서 

지상과 같은 세상과 거대한 네트워크를 즐기게 되었습니다.        



자전거길...

자전거를 타고 그 바람을 맞으면서 달리는 기분은 

흥분입니다. 

스스로 자가운전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동력의 느낌은

쾌감이고, 곧 생활 속의 큰 동기부여입니다. 

자전거의 속도는 스스로 페달을 밟으면서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자전거길은 친환경의 길이고, 

몸을 단련하는 길입니다.        



집으로 가는 길

세상에서 이보다 기쁜 길이 있을까요? 

가족들이 기다리는 길..

가족들과 다시 모이고 만나는 길...  

구겨진 스니커즈가 쉴 수 있는 곳, 

고향의 하늘 아래 집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스니커즈 사피엔스 문화 9가지 의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