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겸손하게 배워야 하는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정약용 선생님은 대실학자, 조선 후기 대학자로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삶을 사신 분이다. 그런 분의 중년 이후 겸손함이 더욱 우리를 뭉클하게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정조대왕 시절 최고의 실세로 명성을 떨치시고 수원성 위업 등을 실현, 완성하시다가, 정조대왕 사후 18년 유배의 나락으로 떨어지신 그 굴곡진 생애를 우리를 잘 알고 있다.
다산 선생님, 스스로 쓴 묘지명은 이렇게 시작한다.
살아서 자신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 묘지명을 통해서였다. 그것도 회갑이 되는 해에 썼다.
바로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이다.
“내 일생의 기록은 내가 챙겨야지. 내 평생의 언행을 대략 기록해서 내 무덤의 묘지문(墓誌文)으로 삼는다. 정말 나 같은 죄인의 글을 누가 새겨줄지는 모르겠으나, 그래도 묘지(墓誌)에 새길 글자는 이렇게 남기고 싶다.”
이것이 자신의 삶을 정리하고 돌아보기 위해 스스로 묘지명을 쓴 다산의 생각이었다.
당호 ‘여유당’에 대한 설명은 책 뒤에 〈여유당기〉라고 해서 또 한 번 등장한다. ‘여유당’은 노자의 말 중에 “여여! 겨울의 냇물을 건너는 듯하고, 유여! 사방 이웃을 두려워하는 듯하도다”란 말에서 따왔다고 한다. 다산은 이 문장을 인용하며 자신의 약점을 언급한다.
다산이 이 당호를 지은 건 유배를 당하기 직전이었다. 이 당호에서도 세상을 바라보는 다산의 근심 어린 시선이 느껴진다.
“나는 나의 약점을 스스로 알고 있다. 용기는 있으나 일을 처리하는 지모가 없고, 착한 일을 좋아는 하나 선택하여 할 줄을 모르고, 정에 끌려서는 의심도 아니하고 두려움도 없이 곧장 행동해 버리기도 한다. 그만두어야 할 일도 참으로 마음에 내키기만 하면 그만두지를 못하고, 하고 싶지 않으면서도 마음에 남아 개운치 않으면 기필코 그만두지를 못한다.”
다산은 주군, 정조대왕이 승하하신 후 갖은 모략으로 자신의 삶이 파괴되었다. 마치 살얼음을 걷는 심정으로 유배를 가게 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을 것이다. 그만큼 다산의 인생은은 최정상의 고갯마루에서 가장 밑바닥의 진창으로 떨어진 것이다. 우리네 인생의 높낮이 굴곡을 경계하고 잘 나갈 때 자신의 삶을 조심스럽게 되짚어보지 않을 수 없는 굴곡진 인생의 사례이다.
봄이 되었다고 너무 좋아할 일도 아니다. 또 여름이 왔다고 흥분할 일도 아니다. 혹한의 겨울에 강물을 건너는 사람은 춥기 때문에 꼭 가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봄에 닿기 위해서 얼어붙은 강물을 조심스럽게 건너왔다. 사방이 두려운 사람은 감시하는 눈길이 몸에 닿는 게 무서워 꼭 해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하지 않을 것이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 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 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며,
이가 시린 것은 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 불량 없게 하려 함이고,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매사에 조심하고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다.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게 하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요,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니,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간직할 터이고, 바람처럼 다가오는 시간을 선물처럼 받아들여 가끔 힘들면 한숨 쉬고, 하늘을 한번 쳐다보아라.
멈추면 보이는 것이 참으로 많다."
- 다산, 목민심서 중에서
다산 선생님은 나이 들어가는 것을 이처럼 잠언 시로 경계하였다. 나이를 먹어가는데 전혀 세월에 책임 없이 젊은이들처럼 살라는 것이 아니라는 점, 중년, 노년의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이 되고 있다. 시간을 하늘이 준 선물처럼 멈추면서 바라보라고 한다. 나이 들어서 찾아오는 시간의 흐름을 허투루 쓰지 말고 낭비하지 말라는 경계의 조언이다. 다산 선생님은 대학자로서 위업을 이루신 분이었지만, 그의 지혜를 얻기 위한 노력을 언제나 겸손하게 실천하셨다.
파우스트는 모든 것을 이룬 대학자였다. 그럼에도 나이 들어서 덧없음을 깨닫고 메피스토펠리스에게 영혼을 팔았다. 그가 다시 얻는 것은 젊음인데 이는 역설적으로 괴테의 소설적인 장치일 뿐이다. 괴테는 다산 선생님과 달리 창작 문학가였기에 노년에 덧없음에서 젊은 시절을 품으려는 것을 극의 배경으로 삼았다. 하지만, 결국 파우스트는 다시 살게 된 인생에서 덧없지 않음을 깨달음을 얻는다. 그의 방황하는 욕망에도 불구하고 노력하였다. 그의 이성 - 주님이 인간에게 준 천상의 빛이 그를 구원으로 이끌었다. 파우스트는 지혜의 얻기 위해서 싸워서 얻는 자만이 지혜를 누릴 자격이 있다고 선언한다. 60년간 집필한 괴테적인 문학적 세계관이 주는 노년은 구원으로 결말이 난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기 마련이다..."
지혜의 마지막 결론은 이것이다.
자유도 생명도 날마다 싸워서 얻는 자만
그것을 누릴 자격을 얻는 것이다.
(파우스트 중에서)
올해도 그토록 기다리던 공모전에 도전한다. 작년에 K스토리 소설부분에 입선한 것도 큰 감동이었다. 작가에게 공모전 당선은 분명히 좋은 경력을 쌓아가는 감사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작가로서 공모전 당선이 마냥 좋아할 일이 아니다. 작가로서 인정을 받은 것은 분명히 기쁜 일이나, 작가로서의 깊고 넓은 성장을 위한 갈 길은 멀기만 하다. 품은 꿈은 높기만 하여 언제 다다를지 모른다. 꾸준한 뚜벅뚜벅 성장이 인정보다 더 중요한 과정이라는 것을 언제나 더욱 조심스럽게 글을 두려워하고 글쓰기에 한치의 부끄럼이 없도록 정진해야만 한다. 매사에 조심스럽게 걷고 노력하면서 천천히 생각하며 한 글자 한 글자에 혼을 담아서 적어야 하겠다는 결심이다.
오늘은 세종대왕님께서 탄생하신 날!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한글에 다시 한번 감사를 올립니다.
https://blog.naver.com/seolhon/222528141150
한류문화대국의 꿈을 이룬 근간, 한글의 힘, 유네스코의 세종대왕 문맹 퇴치상, 다이내믹 코리아 칼럼 10월 9일 한글날
한국은 이제 더 이상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아닙니다.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대한민국 홍보 문구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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