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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프맨작가 Mar 23. 2023

스니커즈 사피엔스 최초 성공스토리 유아 챔피언  


  1514명의 목숨을 앗아간 타이타닉호의 비극을 우리 모두 잘 기억하고 있다. 1912년 4월 14일 이 비극적인 침몰은 아이와 엄마의 신발이 해저에서 주인 없이 남겨진 사진들을 보여준다. 아직 학교도 진학하지 않은 어린아이가 세상의 전부였던 엄마를 따라서 다른 세상 신대륙 뉴욕으로 가려고 하였다. 엄마는 사랑하는 아이들과 설레었고 아이들은 엄마를 의지하면서 세상이 얼마나 크고 거대한지 타이타닉이 보았던 빙하의 바다에서 놀라고 흥분했을 것이다. 하지만, 엄마는 아이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함께 깊고 추운 바다 밑으로 가라앉고 말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그들 엄마와 어린 딸, 엄마와 어린 아들들이 남긴 신발들이 바다에서 잃어버린 주인들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중에 그래도 건져낸 14 센티미터의 가죽으로 된 아이 신발이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를 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그 사고의 상황을 설명하는 이야기에 눈시울이 흐르게 되어버린다. 


  저 깊은 바닷속에 가라앉은 신발들이 우리의 감정을 출렁거리게 한다. 인생은 참으로 큰 시련을 만나게 한다. 그중에서도 사고, 재앙과 같은 경고 없는 사고는 아무런 대비 없이 그대로 쓸려가 버리게 된다.

죽음을 맞고 함께 그 재난에 희생된 가족들은 얼마나 저 바다 밑에서 서러웠을까! 오로지 신발만이 아직 스러지지 않고 그때의 아픈 기억을 우리에게 들려주게 된다.

 아이들의 신발은 희망과 성장의 꿈을 먹고 밝은 미래를 위하여 커간다. 타이타닉의 신발은 아기 신발로 그대로 멈추어버렸다.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행복한 세상만 보여주고 그들의 성장하는데 어른들의 소임이 크다는 것을 생각하게 된다.


   갓 태어난 아기는 부드러운 머리를 갖고 엄마로부터 세상 밖에 출현한다. 이 생명체는 다른 어떤 동물들보다 몹시 연약하여 1년 이상 엄마, 아빠의 돌봄 없이는 건강한 독립적인 생명력을 갖기 어렵다. 물론 그로부터 유년시절 초등학교 시절까지도 아이는 돌봄이 필요하다. 더군다나 보통 16년 이상의 교육기간을 갖는다. 학창 시절 남들이 하는 것만큼 배워야 사회생활의 독립적인 자생력을 갖추게 되는 것이 사람의 젊은 시절이다. 그때를 생각해 보자. 발사이즈의 변화가 가장 많이 일어나는 시기가 바로 갓난아기부터 청소년 시절까지 약 20년이다. 우리의 신발, 스니커즈는 그렇게 영아부터 성인이 된 우리의 성장의 기록이다. 스니커즈 사피엔스라는 신조어, 나의 명명에는 그런 성장과 진화의 의미를 동시에 담고 있다. 


  물론 엄마 품에서 떼어낼 수 없었던 영아는 신발이 필요 없다. 실내에서 맨발로 아장아장 걷는 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영아의 성장기이다. 영아에서 탈피하여 신발을 신고 걸음걸이를 연습하는 시기는 그야말로 일대 변화와 혁신의 성장과정이 된다. 그렇게 잘 걷게 되는 최대의 지원자는 뽀송뽀송한 신발이었다. 어린아이에게 신발을 신기고 실외를 처음 걷게 되는 순간, 엄마, 아빠뿐만 아니라 아이도 그렇게 행복하고 기쁠 수가 없었다. 생애 최초의 성공담을 쓴 순간이었다. 그 순간 생애 최초의 신발은 우리의 어린 시절 삶을 빛나게 해주는 훈장이었다. 태양이 타오르는 세상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토르의 천둥 망치 같은 것이 스니커즈였다. 엄마, 아빠에게 자식이 최초로 유아 챔피언이 되는 순간이었다. 걷고 뛰고 노는 어린아이가 올림픽 경기에 참가한 선수처럼 챔피언이라도 될 수 있는 순간, 스니커즈가 세상 밖에 나온 아이를 지켜주고 있었다. 마치 영화 '록키'의 명장면, 달리기 끝에서 높은 광장 위에서 승리의 다짐이라도 하는 미래의 챔피언이 그 아이였을 것이다. 그 아이가 집안의 엄마, 아빠의 품을 떠나서 더 큰 세상에 나서고 생명력을 한껏 뽐낼 수 있었던 그 시절 그 순간을 지금 어른이 되어서는 기억할 수 없다. 다른 어린아이들이 거리를 걷는 것을 보면서 기억을 더듬게 된다. 유아시절, 그들의 티없이 밝은 웃음을 보면서 세상은 해내리라 마음먹으면 어떤 것도 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하게 된다. 


기억나지 않는 유아시절 스니커즈 생애 최초의 성공담이었다. 스니커즈는 그렇게 우리의 성장과 진화에 늘 함께 하였다. 유아가 세상을 마중하는데 키가 자라고 머리가 커지는 생애 주기 각각의 시절마다 스니커즈의 크기도 커져만 갔다. 그렇기에 그런 성장의 인류 역사를 <스니커즈 사피엔스> 책으로 엮게 되었다. 

       

<스니커즈 사피엔스> 인문학패션 책의 저자, 호프맨 작가, 박상우

seohon@naver.com 저자 강연에 초대합니다.  

https://blog.naver.com/seol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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