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M으로 일하다 보면, 눈에 보이지 않는 일을 하게 된다. 그래서, PM은 뭐하는 사람이야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그걸 하고 있네.
SW PM은 Quality, Cost, Delivery를 다루는 사람이라, SW 릴리스 일정이 정해지면 일정을 뒤에서부터 해야 할 일에 대해서 산정하고 일정을 조율한다. 후려치는 일정이라 생각되는 일정 1개와 적당선 1개, 정말 리스크라지만 이 날까지만 되면 괜찮은 일정을 마음속으로 생각하고, 개발과 검증 담당자와 어르고 달래서 조정을 하고 나면 1,2,3차 정도 몇 개의 범위 정도가 덩그러니 남는 것이다.
그 후엔, 차례대로 일정에 맞춰해야 할 일에 대해서 점검하고, 모니터링하다가, 적절하게(내가 적절했는지는 모름) 기준에 맞춰야 하는 일들에 대해 고치고, 독려하고, 결과 취합하는 등의 일을 조르고 어르고 달래면서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릴리스를 하게 되면, 이런 노력의 결과는 딱 한 줄인 것이다.
- 000 일정으로 조율됨 혹은 R&R은 000으로 조정됨
짧은 글 뒤에는 수시간의 노력과 설득과 눈물이 섞여 있다는 걸 누가 알까?
재택근무를 하지 않았다면, 고민하는 모습, 전화하고 어르고 달래는 모습으로 일하는 걸 어필했을 텐데…
네… 앞에서 말한 그 일정 쪼고 목소리 톤 올라가고 그런 모습… 내가 옆에서 괴롭다고 했던 그 모습…. 어쩌면 나를 그대로 비추는 거울이라 막 화가 나고. 그랬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자기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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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뭔가 스트레스는 잔뜩 받았고 일정대로 릴리스는 했는데 성과평가를 입력하려다 보니..
나는 뭘 했던 사람이라고 써야 하나 싶고…
일정 준수……네… 준수하게…(흠흠)
나의 성과는 그저 상자를 열고 들여다보려는 사람에게나 보이는 슈뢰딩거의 고양이와 같다. 상자를 닫으면 영영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