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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석 Aug 21. 2016

E2 선생님이 생각하는 독서지도

가치 있는 책 읽기 같이 있는 책 읽기 / 저자 조영수 

오늘의 책은 도서관에 들려 독서 코너를 보다가 발견한 책입니다.

언어유희가 눈에 띄어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교직 생활을 15년째 하고 있습니다. 교사로서 학생들을 열심히 가르치려고 노력했으며 교사에게 수업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 결과로 가치 있는 책 읽기, 같이 있는 책 읽기를 쓸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독서에 관심과 흥미를 가질 수 있으면서도 대학 입시에는 방해가 되지 않도록 수업시간을 십분 활용했고 독서 지도를 하면서 스스로도 큰 교훈을 얻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나는 학생들에게 교과 공부를 조금 더 잘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했다. 너희가 커서 훌륭한 어른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자들이 남을 배려하고, 자신이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고, 양심에 따라 행동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원했다. 그리고 나 역시 좋은 어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동안 내가 학생들에게 책을 읽힌 이유도 학생들의 올곧은 성장을 위한 것이었다. 학생들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남을 이해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고민하도록 안내하는 것, 그래서 좋은 어른으로 성장하도록 도와주는 것, 바로 이것이 내가 독서 수업을 하는 이유일 것이다.


그렇다고 나는 학생들에게 많은 책을 읽으라고 지도하지는 않았다. 다만 친구와 함께 읽는 것이 필요하다고 가르쳤다. '한 사람이 열 권의 책을 읽는 것보다 열 사람이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홀로 많은 책을 읽기보다는 여럿이 함께 읽는 것이 더 의미 있을 때가 많다.


그동안 독서지도를 하면서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하고, 같이 나눌 수 있는 책 읽기'가 정말 가치 있는 것이라고 절실히 느꼈다. 이 책에도 나의 이런 생각을 고스란히 담으려고 노력했다. 이 책을 읽는 분들도 '같이 있는 책 읽기'의 가치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네, 저도 같이 책을 읽으면 얻는 것이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책 한 권을 읽었을 때 나의 생각 1이 만들어졌다면 10명이서 읽으면 10가지의 생각이 나올 수 있습니다. 중복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부분에서는 반드시 다르며, 공감을 받는 것에서도 얻는 것이 아주 크다고 봅니다.


같은 책을 읽더라도 사람마다 나이, 성별, 가치관, 학습, 살아온 환경 등이 다르므로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받아들입니다. 그 생각을 나눔으로써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고 다양한 해석을 통해 가장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위성만 강조하는 그릇된 독서 지도


학교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독서 교육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온 신경이 대학 입시에 가 있는 학생들이 좀처럼 독서에 시간을 할애하려 하지 않는다. 독서와 공부는 별개라는 인식이 강한 나머지 학생들이 책 읽기에 시간을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영상이나 음악 등 청소년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주는 매체가 갈수록 늘어나는 것도 주요 문제 중 하나다. 더구나 IT 강국답게 인터넷이 잘 구축된 우리나라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휴대전화만 있으면 혼자 재미있게 놀 수 있다. 독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을 멀리하면 갈수록 책 읽기가 더욱 싫어질 수밖에 없다.


학교 안팎으로 책 읽는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조건 책을 읽어야 한다는 당위적 가르침을 강요하면 독서 지도가 그릇된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 가령 학생들은 종종 논술 시험과 대학 입시를 준비하려는 목적으로 자신의 수준을 뛰어넘는 책을 읽는다. 


심지어 읽기와 쓰기 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고 무작정 독후감을 쓰기도 한다. 스스로 독서에 재미를 붙인 뒤 책을 읽고 나서 느낌과 생각을 자연스레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강제적이고 획일적인 방식으로 독서 지도가 이뤄지는 셈이다.


우리의 삶에 답이 없는 것처럼 독서에도 답이 없습니다. 독서는 단면이 아닌 입체이므로 바라보는 시야에 따라 느끼는 바가 천차만별입니다. 프랑수아 를로르의 책 <꾸뻬 씨의 행복 여행>을 보면 돈이 행복의 조건이라는 사람, 여행을 하며 행복을 느끼는 사람, 가족과의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람 등 다양한 행복의 조건이 나옵니다.


이중에 행복에 대한 답이 있을까요? 오직 시험에서만이 답을 정해줍니다. 책의 내용을 묻고 답하는 형식의 퀴즈식 문제는 사고를 획일화시켜 독서의 장점을 침몰시켜 버립니다.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은 책 중에 하나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고 합니다.


그 이유는 취업 준비용입니다. 여러 기업에서 이 책에 대한 감상을 묻기 때문에 학생들은 억지로 읽습니다. 이렇게 강제성이 부여된 독서는 책과 멀어지는데 한몫을 합니다. 



<가치 있는 책 읽기 같이 있는 책 읽기> 2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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