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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윤석 Jul 01. 2016

『다시, 책은 도끼다』 1강 독서는 나만의 해석이다

책을 탐닉하다

매거진 <책을 탐닉하다>를 시작합니다. 이 매거진은 제가 읽은 책에서 밑줄 친 문장을 그대로 적고 제 생각을 코멘트로 적는 방식으로 하고자 합니다. 좋은 문장은 많이 나눌수록 좋고 글을 쓰며 저 또한 성장하는 계기가 되리라 믿습니다.


첫 번째 책은 박웅현 작가의 「다시, 책은 도끼다」입니다. 책은 도끼다의 후속작으로 다시 한 번 온몸의 전율을 일으킵니다. 이 책에 대하여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다시, 책은 도끼다』라는 제목이 시사하듯, 이 책은 전작과 같은 맥락을 유지한다. 두 책 모두, 거칠게 정리하자면,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일 것이다. 나는 왜 책을 읽느냐가 하나, 나는 어떻게 책을 읽느냐가 둘, 첫 번째 질문에 대한 가장 짧은 답은 '풍요로운 삶'이 될 것이고, 두 번째 질문에 대한 가장 짧은 답은 '천천히'가 될 것이다. 


물론 『책은 도끼다』와 『다시, 책은 도끼다』두 권의 책 공히 두 질문에 대한 답을 모두 담으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굳이 비교하자면, 첫 번째 책은 첫 질문에 무게중심을 두었고, 이 책은 두 번째 질문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요즘 같이 빠르게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가장 절실한 것은 무엇을 하건 천천히 하려는 자세가 아닐까라는 생각에서 나온 것입니다. 


독서 또한 남보다 더 빠르게 더 많이 읽으려고 애쓰는 경향이 있는데 우리는 책이 주는 진짜 가치와 즐거움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책이든, 사람이든, 일이든 천천히 해야 진정한 친구가 되는 것입니다.



1강 독서는 나만의 해석이다



밑줄 친 문장

쇼펜하우어는 세네카의 말을 인용합니다. "사람들은 판단하는 것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믿고 싶어 한다." 잘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가 그렇습니다. 복잡한 일이 있으면 그에 대해서 누군가 얘기해주고 정리해주길 원하죠. 편하니까요.


그런 것 같습니다. 어느 순간부터 깊이 있게 생각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아니, 싫어졌어요. 궁금한 게 있어도 그냥 넘어가고 어차피 검색하면 다 나올 테니 굳이 깊이 새기려 하지도 않습니다. 


어떤 현상에 있어서는 직접 알아보려 하지도 않아요. 누군가 답을 내려주길 바랍니다. 이것이 편하지만 점점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는 것 같아 슬픕니다.



밑줄 친 문장

성인 10명 중 3명이 1년에 단 한 권도 책을 읽지 않는 우리 상황에 쇼펜하우어의 말을 직접적으로 대입할 수는 없을 겁니다. 월평균 1.3권, 1년 내내 읽은 책이라곤 페이스'북'(facebook)뿐인 사람들이 많은 이런 시대와는 다르겠죠.


사람들은 갈수록 긴 문장을 읽기 어려워한다고 합니다.

인터넷 뉴스를 보더라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훑으면서 읽는 것이 아니라 아래로 쭉 내려가면서 키워드만 읽어낸다고 해요. 


멀티태스킹 능력이 요구되는 사회에서 빠르게 읽는 것은 좋지만 문제는 이렇게 읽는 방법은 오래 기억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책 읽는 인구는 줄어드는데 반해 페이스북 이용자는 늘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의 뇌는 SNS식의 짧고 강렬한 문장에 익숙해지고 있습니다. 



밑줄 친 문장

가만히 보면 많은 사람들이 읽고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심사와 시습을 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느낀 다음에 행하는 것도 중요하죠. 이렇게 자연을 봐야겠구나, 일상이 이렇게 소중한 것이구나, 사소함이 중요하구나 하고 느낀 다음에는 실천하려고 노력해야 하는데 삶 속에서 행함 없이 계속 생각을 쌓아두기만 하는 것은 아닌지요. 쇼펜하우어의 말도 같아요. 배우는 것, 좋다. 그러나 깨닫기 위한 조건으로서 배워야 한다는 겁니다.


이 구절을 읽으면 많이 반성했습니다. 저에게도 다독 컴플렉스가 있어서 빠르고 많이 읽는데 중점을 두었거든요. 읽은 책은 많으나 그중에 얼마나 실행했냐고 물으신다면... 


글쎄요... 아마 1/10만 실행했어도 성공일 겁니다. 실행. 중요하죠. 아마 읽은 책은 숫자만큼 실행으로 옮겼다면 정상의 자리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책을 읽은 것 자체가 새로운 눈을 뜨게 해 준 것입니다. 또한 실행에도 시기가 있습니다. 반드시 하나 읽고 하나 실천까지 옮길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책을 읽는 이유가 오로지 실행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독서하며 솟구쳐 오르는 감정, 순간의 행복만 느끼더라도 충분히 큰 가치가 있다습니다.



밑줄 친 문장

책이 중요한 이유는 새로운 시선이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너무나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었습니다. 왜 책을 읽느냐고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위함입니다. 책을 읽기 전 세상을 A로밖에 볼 수 없었다면 책을 읽은 후 A와 B, C의 관점으로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걸 느껴본 사람은 책을 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굉장히 짜릿하고 즐겁거든요.



밑줄 친 문장

러스킨은 감상자가 아닌 창조자의 의지에 초점을 맞췄어요. 러스킨은 창조자가 무슨 말을 하느냐에 방점을, 프루스트는 감상자의 해석이 중요하다는 데에 방점을 찍습니다.


저도 많이 고민했던 부분입니다. 작가는 분명히 책을 통해서 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있습니다. 독자는 그것을 캐치할 수도 있고 전혀 다르게 이해할 수도 있죠. 


작품 해설을 싫어하는 분이 계시는데 그 이유는, 느낀 점을 획일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사람마다 보고 느낀 바가 다른데 작품 해설을 읽으면 어느새 '정답'과 같아져 버리죠.


특히 시를 읽을 때 그렇습니다. 시는 시인이 느낀 점을 그대로 이야기합니다. 반면에 독자는 자신의 상황에 따라 시에서 느껴지는 바가 다릅니다. 


그렇다면 시인이 주고자 하는 메세지를 이해해야 할까요? 아니면 내가 느낀 대로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것에 정답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첫 번째 차례를 끝냈습니다. 괜찮으셨는지요? 저는 다시 한 번 쓰고 제 생각을 덧붙이면서 천천히 꼭꼭 씹다는 것이 이런 거구나 느꼈습니다. 


앞으로 이런 글을 꾸준히 쓰면서 책을 덮기 위한 읽기가 아닌 체화하기 위한 읽기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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