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지하철에서 우연히 들은 대화 한 토막이 제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야, 걔 이번에 또 그랬대."
"진짜?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두 사람은 마치 매일 뉴스처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장면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모르게 매일 하는 이야기의 상당수가 ‘남 이야기’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날 이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는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하며 살고 있는가?
사람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대화의 흐름이 은근히 비슷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누가 결혼했다더라, 이직했다더라, 어디 여행을 갔다더라… 우리는 타인의 삶을 조각조각 이어 붙여 마치 나의 이야기인 것처럼 떠들고 웃습니다. 이런 대화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구나 가볍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은 삶의 윤활유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문득 대화가 끝나고 돌아서면 아무것도 남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무슨 얘기를 했지?’ 하고 곰곰이 생각해 보아도 정작 저에게는 아무런 변화도 없었던 시간. 오히려 다른 사람의 이야기 속에 갇혀 제 생각은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음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저도 모르게 타인을 판단하고, 비교하고, 평가하는 말들 속에서 저는 어떤 기준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 모습을 직면하게 된 순간은 꽤 부끄러웠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본 문장이 제 머리를 탁 쳤습니다. “강한 사람은 아이디어를, 평범한 사람은 사건을, 약한 사람은 사람을 이야기한다.” 처음에는 그저 그럴듯한 말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곱씹을수록 이 말이 제 삶을 설명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누군가와 대화를 나눌 때 주로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저는 그저 ‘평범한 사람’이거나 가끔은 ‘약한 사람’의 범주에 속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에 했던 일, 지나간 사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 제 대화는 늘 이런 것들로 채워져 있었고 정작 ‘아이디어’에 대해 이야기해 본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아이디어는 미래의 일을 만들어가는 것이기에 어렵고, 잘 모르겠고, 제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강한 사람이 되기 위해 먼저 '아이디어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저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고, 사색하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데서부터 시작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매일 저녁 30분씩 책을 읽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기계발서 한두 권으로 시작하였습니다. 다소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생각하는 힘’은 독서에서 비롯된다는 말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독서를 통해 사고의 틀이 조금씩 넓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에는 타인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 생각을 나는 어떻게 받아들일까?’를 고민하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덮고 나면 저는 저에게 묻습니다.
“나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지?”
이 질문 하나만으로도 제 안에서 무언가가 시작됩니다. 단순한 정보의 수용이 아니라 제 언어로 바꾸어 말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아이디어’는 저의 것이 됩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들은 제가 만나는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조금씩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누군가는 제 말이 신선하다고 하였고, 또 어떤 분은 새로운 관점을 주어서 고맙다고 하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마음 깊은 곳에서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드디어 저도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고마웠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말 중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생각이 바뀌면 말이 바뀌고 말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과거의 저는 늘 남들이 한 일을 부러워하고 제가 겪은 실패에 얽매이며 ‘라떼는 말이야’ 스타일의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조금씩 미래를 생각하고 목표를 고민하며 거기서 출발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시작하면서 저의 말과 행동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성공이 질투의 대상이었다면 지금은 그 성공을 분석하고 제 삶에 어떻게 적용할지를 고민하게 됩니다. 예전에는 불평만 하던 상황에서도 지금은 “그럼 나는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기간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매일 사색하고 쓰고 읽는 훈련의 결과였습니다.
강한 사람은 특별한 능력을 타고나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단지, 매일 조금씩 미래를 상상하고 아이디어를 고민하며 그것을 표현하는 훈련을 해 온 사람일 뿐입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아주 사소한 것에서 시작됩니다. 오늘 하루 나는 어떤 생각을 했는가? 그 생각을 나는 어떻게 말할 수 있는가?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도 이미 생각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그 생각은 분명 아이디어가 될 수 있습니다. 타인의 이야기를 멈추고 과거에 머무르지 않기로 결심하신다면 우리 모두는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는 강한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부터 우리의 미래를 위한 이야기를 시작해 보시겠습니까? 생각을 나누고 서로의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며 함께 성장해 나가는 그런 대화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것이 바로, ‘강한 사람’으로 거듭나는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