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호기롭게 도전한 사업은 본격적으로 시작해 보기도 전에 포기했습니다. 사업 경험도 전무했거나와 계속해서 투입되는 자금의 압박 등등 사업이라는 것이 정말 만만치 않다는 것을 체감하면서 하루하루 자신감이 무너져 내리는 그야말로 실패를 거듭하는 하루는 보냈었죠.
당시의 하루는 힘들다는 생각만 가득 차 있었는데 시간이 흐르고 나서 돌아보니 그 시절의 실패와 고통은 단순한 시련이나 짐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제가 다음 단계를 밟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저를 성장시키기 위한 ‘돌다리’ 같은 존재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실패를 무언가를 잃는 과정으로만 생각하기에 실패가 오면 두렵고, 부끄럽고, 빨리 잊어버리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어쩌면 실패는 우리가 무엇을 얻기 위한 과정이고 그 경험이 곧 무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이 간과하곤 합니다.
저 역시 실패를 견디기 힘들었습니다. 처음 사업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두려움은 전혀 없었습니다. 마치 세상이 제 아이디어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처럼 근거 없는 확신에 차 있었고 실패는 남의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고 고객의 니즈도 몰랐으며 숫자에도 약했습니다. 그렇게 보기 좋게 실패를 했습니다.
당시에는 도대체 내가 왜 실패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주변에서는 “운이 없었다”, “타이밍이 안 맞았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지만 마음 한구석에서는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어느 날 조용한 카페에 앉아 종이 한 장에 제가 했던 실수들을 조목조목 적기 시작했습니다. 하나씩 써 내려가다 보니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 실수는 저기서도 했었구나.” “이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부족했구나.” 그렇게 실패들이 연결되면서 어느새 저만의 돌다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실패를 ‘지워야 할 과거’로 여기지만 저는 오히려 ‘꺼내서 써야 할 도구’로 생각합니다. 실패는 잘 간직하고 분석하면 언젠가 반드시 도움이 됩니다. 지금도 저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마다 과거의 실패를 떠올립니다. 그리고 그때처럼 하지 말아야겠다는 경각심이 저를 살려주곤 합니다. 실패는 결코 숨겨야 할 부끄러운 과거가 아니라 나중에 나를 지탱해 줄 가장 든든한 기반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실패를 잊지 않으려 애씁니다. 그냥 묻어두는 게 아니라 종종 꺼내어 살펴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때로는 누군가가 묻습니다. “그렇게 실패를 경험했는데 어떻게 다시 시작할 수 있었나요?” 저는 늘 이렇게 대답합니다. “실패는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잘 간직하고 꺼내 쓰는 것입니다.” 실패는 잊는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며 오히려 꺼내서 정리하고 분석할수록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있어 훨씬 더 유용한 자산이 됩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언젠가 누군가에게 전할 수 있는 지침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실패를 너무 쉽게 두려워하고 너무 빨리 잊어버리려 하지만 실패를 제대로 겪고 정리하면 그 어떤 책이나 강의보다 값진 교훈이 됩니다. 실패의 순간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도망치려 하지도 마십시오. 오히려 그 실패를 곱씹고 그 안에 담긴 이유와 가능성을 찾아보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경험을 언젠가 건너야 할 강 앞에 놓을 돌 하나로 잘 간직해 두시기 바랍니다.
지금 겪고 있는 실패가 무겁고 고통스럽더라도 그 경험은 반드시 나중에 든든한 다리가 되어 줄 것입니다. 그렇게 본다면 실패는 결코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실패는 내게 길을 알려주는 표지판이며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드는 성장의 원천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지금도 제가 여전히 도전할 수 있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