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예측하는 눈

by 오동근

휴가철을 맞이하여 인천공항 출국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 긴 줄을 따라 움직이는 여행객들, 들뜬 목소리로 여행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들을 보면 단순히 “불경기”라는 말로는 설명되지 않는 현실의 모습이라고 생각됩니다.


불경기라고들 말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 말 안에는 지금 시대를 온전히 설명하지 못하는 어딘가 낡은 관점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전히 소비하고 있지만 ‘어떻게’ 소비하느냐가 달라졌습니다. 이는 단순한 체감이 아니라 수많은 일상 속 장면에서 드러납니다. 평일 오전에도 공항은 붐비고 인기 카페에는 자리를 잡기 어려우며 백화점 명품관은 여전히 활기찹니다. 그 모습은 마치 불경기가 아닌 듯 보이지만 사실은 소비의 방식이 전환되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코로나를 겪은 지난 몇 년 동안 우리의 삶에는 크고 작은 변화가 스며들었습니다. 이전에는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회식과 술자리가 흔한 일이었고 새벽 택시는 당연한 선택이었지만 이제는 다릅니다. 저 역시 누군가 술 한잔하자고 하면 ‘언제 끝낼 수 있을까’, ‘대중교통으로 귀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부터 하게 됩니다. 택시비가 부담되기도 하고 늦게까지 무리하는 것 자체가 낯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일찍 만나서 알차게 보내고 늦기 전에 귀가하는 것이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지 습관의 차원이 아니라 소비 방식의 전환을 뜻합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무작정 돈을 쓰지 않습니다. 대신 의미 있는 곳에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소비를 추구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매주 술자리를 가지던 사람들이 이제는 그 비용을 줄이고 차라리 여행 한 번을 가거나 가전제품 하나를 장만하는 데에 집중합니다. 즉,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불필요한 지출은 줄이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곳에 돈을 쓰는 경향이 뚜렷해졌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자영업자들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술 판매에서 수익을 남기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습니다. 안주 가격을 낮춰 고객을 유도하고 술을 많이 팔아 이익을 남기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방식이 통하지 않습니다. 손님이 안 마시는 데 억지로 팔 수는 없습니다.


한 술집 사장님은 처음엔 이 변화가 잘 이해되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예전처럼 회식으로 단체 손님이 들어오고 술이 줄줄이 나가던 시절을 그리워하셨습니다. 그러나 어느 순간 본인도 회식은 줄었고 집에서 간단히 마트 와인을 즐기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셨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도 변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소비자는 변했고 소비자의 삶이 바뀌었기에 자영업도 그에 맞춰 변해야만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변화를 읽고 대응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 해답이 독서에 있다고 믿습니다. 독서는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을 넘어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뇌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다양한 업종의 사례를 읽고 변화의 흐름을 접하면서 우리는 간접 경험을 쌓게 됩니다. 그렇게 좋은 경험이 축적되면 어느 순간 우리 뇌는 스스로 판단하고 길을 제시합니다. 누구에게 묻지 않아도 무엇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저절로 떠오르는 것입니다.


이제는 기다려서는 안 되는 시대입니다. 예전으로 돌아오길 기대하는 건 스스로를 속이는 일일 수 있습니다. 돌아오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큽니다. 따라서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변화에 맞춰 준비하고 방향을 전환해야 합니다. 업종을 바꾸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작은 것부터 실현 가능한 것부터 바꿔나가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바로 우리의 뇌에서 비롯됩니다. 독서를 통해 뇌에 좋은 경험을 쌓아주면 시대를 읽는 눈이 열립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남들보다 먼저 기회를 볼 수 있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변화는 두렵지만 변화가 보이면 두려움보다 자신감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지금은 술에서 이익을 남기던 시대가 아닙니다. 지혜로 고객의 마음을 얻고 만족으로 다시 발걸음을 돌리게 하는 시대입니다. 변화는 누구에게나 어렵지만 그 변화를 일찍 감지한 사람은 언제나 먼저 기회를 손에 넣습니다. 책을 읽는 시간은 결코 낭비가 아닙니다. 그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미래를 내다보는 눈이 열리게 됩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변화는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이미 미래는 시작되었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조금 더 먼저 깨닫고 준비하는 여러분이 되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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