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정말 있어 보이나?”라는 질문을 혼잣말로 해본 적이 있나요. 저는 몇 년 전, 출근길 지하철에서 두꺼운 책을 들여다보는 사람들을 보며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날은 서점에서 제목이 굵직한 고전 한 권을 집어 들고 카페에 앉아 공부하는 척을 해봤죠. 그때만큼은 왠지 겉으로라도 있어 보이고 싶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모방의 시간이 쌓이면서 마음속에 조금씩 다른 변화가 생겼습니다. 있어 보이려고 했던 행동들이 결국 있어지는 과정으로 이어진 경험을 저는 직접 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단지 외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습니다. 사람들 앞에서 조금 더 품격 있어 보이고 싶었고 그래서 책을 들고 다니고 운동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반복되는 행위를 통해 신기하게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두꺼운 책의 문장 하나가 오래 기억에 남고 운동으로 힘이 붙으니 자존감이 달라졌습니다. 외적으로는 있어 보이는 제스처로 시작했지만 내부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이는 무언가가 생긴 것이죠. 이 과정을 설명하자면 처음의 동기와 결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있어 보이고 싶다는 욕망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면 그 욕망 자체는 부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중요한 건 그 욕망을 어떤 방향으로 쓰느냐입니다.
많은 사람이 있어 보인다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허영, 과시, 허세와 연관 짓습니다. 특히 돈으로 보여주려는 태도는 쉽게 비난받습니다. 그런데 저는 돈이 매개가 되면 문제가 되는 것이지 보이는 것 자체가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책과 운동으로 보이는 것은 외형이 아니라 내면을 단단히 하는 행위입니다. 책은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운동은 감정의 균형과 체력을 만듭니다. 그 두 가지가 만나면 결국 진짜 있어지는 사람이 됩니다. 저의 경우, 무작정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니던 시절 한 문장에 오래 머무르다 보니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던 사건들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되었고 그게 업무와 인간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주었습니다.
누구나 때로는 허세를 부리고 싶고 남들에게 잘 보이고 싶습니다. 그것은 인간의 본능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감정을 부끄러워하거나 숨기지 말고 오히려 긍정적으로 써보면 어떨까요. 나도 처음엔 겉으로 보이는 것부터 시작했어라는 말은 누군가에게는 큰 위로가 됩니다. 저는 그 위로를 바탕으로 조금 더 진심을 담아 행동했더니 주변 사람들도 더 자연스럽게 다가왔습니다.
결국, 있어 보이는 삶과 진짜 있는 삶 사이에는 다리가 놓여 있습니다. 그 다리를 만드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매일 한 문장이라도 정독하고 몸을 조금이라도 움직이며 배운 것을 사소한 대화나 일에 적용해 보는 것. 이 세 가지를 통해 외형은 자연스럽게 내면을 반영하게 됩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를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있어 보이려고 시작했든 우연히 시작했든 결과적으로 여러분이 성장하고 더 나은 사람이 된다면 그건 충분히 가치 있는 선택입니다.
‘있어 보인다’는 말에 숨겨진 부정적 뉘앙스는 결국 사용자의 의도에 달려 있습니다. 돈과 과시로만 채우려는 태도는 피해야 하지만 책과 운동으로 자신을 채우려는 노력은 타인에게 보이는 것 이상의 가치를 만듭니다. 저는 그 변화를 직접 겪었고 그 과정이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고 믿습니다. 연말까지 한 권의 두꺼운 책을 완독하, 작은 운동 루틴을 지켜보세요. 눈에 보이는 것은 물론이고 결국엔 안에서부터 느껴지는 있음이 따라올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