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능력은 여기까지인가 보다.
저는 꽤 자주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느 정도 열심히 했다고 느끼는 순간 이상하게 더 나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보다 ‘이쯤이면 충분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먼저 들더라고요. 스스로를 지키려는 본능처럼요.
그런데 최근에 한 가지 깨달은 게 있습니다. 그 ‘충분함’이라는 기준이 사실은 내가 정한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낸 한계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의 저는 일을 조금만 늘려도 금방 지칠 것 같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면 금세 균형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늘 적당히라는 선을 지키려고 했습니다. 건강을 핑계로, 안정이라는 이름으로요. 지금 생각해 보면 그건 배려가 아니라 일종의 회피였던 것 같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일이 많아질수록 제 삶은 더 단단해졌습니다. 시간을 더 효율적으로 쓰게 되었고 쓸데없는 약속이나 의미 없는 소비도 자연스럽게 줄어들었습니다. 몸이 힘들 거라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오히려 더 잘 먹고 더 잘 쉬게 되더라고요. 바빠졌는데도 삶의 질은 오히려 좋아졌습니다.
우리는 많이 하면 무너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안 하고 있기 때문에 정체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사람들은 안정적인 선택을 현명하다고 말합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 안정이 나를 지켜주는 게 아니라 나를 가두고 있는 것이라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대신 아무 일도 만들어내지 못하는 상태에 머물게 되니까요. 저는 한동안 기회가 오면 해봐야지라는 말을 자주 했습니다. 그런데 돌이켜보니 기회는 기다린다고 오는 게 아니라 움직이는 사람에게 붙는 것 같았습니다. 가만히 있는 사람에게는 기회도 조용히 지나가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생각을 조금 바꿨습니다. ‘할 수 있을까?’ 대신 ‘어디까지 해볼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질문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꿔주었습니다. 기준이 달라지니 행동이 달라졌고 행동이 달라지니 결과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중요한 건 무모하게 모든 걸 벌이는 게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계를 넘는다’는 말을 오해하는데 그건 무작정 자신을 혹사시키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습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 범위를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이 꽤 인상적입니다.
새로운 일을 계획할 때 느끼는 설렘,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며 “이거 재밌겠다”라고 말하게 되는 순간들. 그 감정이 쌓이면서 삶에 활력이 생기더라고요. 생각보다 우리는 ‘안정’보다 ‘성장’에서 더 큰 에너지를 얻는 존재인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를 가장 지치게 했던 건 일이 많을 때가 아니라 아무것도 기대되지 않을 때였습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더 이상 확장되지 않는 느낌 그게 더 힘들었습니다.
혹시 지금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시다면 한 가지만 질문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정말 내 한계까지 써본 적이 있는가?”
아마 대부분은 아직 그 지점에 도달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 역시 아직 멀었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조금 더 해보려고 합니다. 무너지지 않을 만큼 하지만 어제보다는 확실히 더 나아간 만큼.
그게 결국 우리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방법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