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처럼 살았더니 재미가 사라졌다

by 오동근

분명 열심히 살고 있는데… 왜 하나도 재미가 없지?

저는 어느 날 퇴근길 지하철에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루를 돌아보면 나름 바쁘게 살았고 해야 할 일도 다 해냈는데 이상하게도 마음이 비어 있는 느낌이었습니다. 분명히 잘 살고 있는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재미가 없을까. 그 질문이 꽤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습니다.


예전에는 열심히 살면 자연스럽게 보상이 따라온다고 믿었습니다. 바쁘게 일하고, 주말엔 쉬고, 가끔 여행도 가고. 그 정도면 충분히 괜찮은 삶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열심히 사는 것과 재미있게 사는 건 전혀 다른 문제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제 삶은 대부분 정해진 틀 안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좋다고 하는 방식, 효율적이라고 하는 선택,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길. 여행을 가도 유명한 곳만 찾았고 시간을 써도 남들이 추천하는 방식대로만 움직였습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모든 경험이 어디서 본 것 같은 느낌으로 변해버렸습니다.


그 이후로 평소라면 절대 가지 않았을 동네 골목을 일부러 걸어보기도 하고 카페를 고를 때도 리뷰 대신 그냥 눈에 끌리는 곳을 들어가 봤습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상하게 그 작은 선택들이 하루를 조금 다르게 만들어주더군요. 한 번은 여행지에서 일부러 유명 맛집을 피하고 현지 사람들이 많은 동네를 돌아다닌 적이 있습니다. 지도도 제대로 보지 않고 발길 닿는 대로 움직였는데 그날 먹었던 식사가 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았습니다. 맛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직접 찾아냈다는 감각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 사람은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볼 때 비로소 재미를 느낀다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인생을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는 큰 변화나 특별한 재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건 아주 사소한 선택 하나를 다르게 해 보는 용기입니다. 늘 가던 길이 아니라 한 블록 돌아가 보는 것, 익숙한 메뉴 대신 처음 보는 음식을 선택하는 것. 그런 작은 변화가 쌓이면서 삶의 결이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재미라는 건 결과에서 오는 게 아니라 과정에서 만들어진다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무언가를 이루었을 때의 기쁨보다 그걸 기획하고 상상하는 순간이 훨씬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하루가 조금 설레는 경험, 아마 한 번쯤은 느껴보셨을 겁니다.


그래서 요즘의 저는 잘하려고 하기보다 다르게 해보려고 합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효율적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그런 틈에서 예상치 못한 재미가 생기니까요. 결국 인생을 재밌게 만든다는 건 거창한 목표를 이루는 일이 아니라 매일의 선택을 조금씩 바꾸는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그 변화는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 단 하나의 선택만 바꿔보셔도 충분합니다.


혹시 지금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재미가 없다고 느끼신다면 그건 당신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방향이 조금 틀어져 있을 뿐일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오늘은 이렇게 한번 물어보셔도 좋겠습니다.

나는 지금, 남들처럼 살고 있는 걸까? 아니면 나답게 살고 있는 걸까?

그 질문 하나가 생각보다 많은 걸 바꿔놓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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