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이 만들어내는 변화

by 오동근

여러분은 행동을 바꾸면 생각도 바뀐다고 믿나요? 아니면 생각이 바뀌어야 행동도 바뀐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예전에 후자를 믿었는데 직장을 잃고 방향을 잃은 채 집에 틀어박혀 있을 때 우연히 발견한 한 영상이 저의 생각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실직 후 일상처럼 유튜브만 보던 시절, 알고리즘이 추천한 영상 하나가 눈에 들어왔어요.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다 실직한 한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었죠. 그녀는 처음엔 절망했지만 이내 커피숍, 슈퍼마켓 등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일들을 시작했고 그 과정에서 오히려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어요. 그 모습이 너무 당당해 보였고 무엇보다 내 상황과 비슷해서 강하게 끌려 도서관에 가서 그녀가 쓴 책을 빌려 읽었어요. 그리고 천천히 내 안에 작은 용기가 생기기 시작했죠. '그녀가 할 수 있다면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곧바로 일의 경계 없이 당장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기 시작했고 한 번도 경험해보지 않은 분야로 첫 출근 날, 회사 주차장에 도착하자 여러 가지 불안과 걱정에 몰려올 때 문득 영상 속 그녀가 생각났어요. '그녀가 이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까?' 그때부터 저는 그녀가 되는 상상을 하면서 그녀가 했던 동료들과 인사하는 방식, 일에 접근하는 태도까지 내가 아닌 그녀가 되어 행동했습니다. 처음엔 어색했고 가식적으로 느껴졌지만 이상하게도 계속 그렇게 행동하다 보니 점점 자연스러워지기 시작했어요. 이런 행동의 모방이 내 마음까지 변화시키기 시작했어요. 마치 배우가 역할에 몰입하면서 그 캐릭터의 감정을 실제로 느끼게 되는 것처럼요.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죠. 이 오래된 격언은 단순한 문구가 아니라 깊은 진실을 담고 있어요. 우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모방을 통해 배웁니다. 아기들이 부모의 표정을 따라 하면서 감정을 배우는 것부터

위대한 예술가들이 처음엔 자신의 스승이나 선배 예술가의 스타일을 모방하면서 시작했죠.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라고 말했죠. 모방은 단순한 복사가 아니에요. 그것은 배움의 과정이자 자신만의 것으로 만들어가는 여정인 거죠. 처음에는 롤모델을 따라 하지만 점차 자신의 개성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독창적인 것으로 변화해요. 제 경우에서도 처음엔 그 영상 속 인물의 태도와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것은 점점 '나의 것'이 되어갔어요. 그의 긍정적인 태도는 내 성격의 일부가 되었고 나만의 방식으로 발전했죠.


우리 모두에게는 선망하는 롤모델이 있는데 여러분은 누구를 닮고 싶나요? 그 사람의 어떤 부분이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지나요? 중요한 것은 완벽한 롤모델을 찾으려고 하지 않는 거예요. 모든 사람은 각자의 장단점이 있으니까 오히려 여러 사람에게서 배울 점을 찾아 자신만의 '이상적인 모델'을 만들어가는 것도 좋아요. 여러분들도 원하는 롤모델을 찾고 그들의 행동을 의식적으로 모방하는 것부터 시작해 보면 어떨까요?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세요.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 하루를 시작하는 루틴, 사람들과 대화하는 방식 등. 이런 작은 행동들이 모여 큰 변화를 만들어내니까요.


그렇게 새로운 직장에서 '롤모델처럼 행동하기'를 시작한 지 약 3개월이 지났을 때 놀라운 일이 일어났어요. 동료가 이렇게 말했죠. "너는 항상 그렇게 긍정적이고 열정적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정말 궁금해."

그 순간 깨달았어요. 내가 처음에는 '흉내'냈던 것이 이제는 정말로 '나'가 되었다는 것을요. 더 이상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그런 태도와 행동이 나오게 된 거였어요. 이것이 바로 '흉내 내고 연기하면 진짜 그렇게 된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였어요. 처음에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지만 계속하다 보면 그것이 자연스러운 일부가 되는 거죠.


우리는 모두 자신이 되고 싶은 모습을 향해 나아가고 있어요. 그 여정에서 롤모델을 찾고 그들의 장점을 의식적으로 모방하는 것은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중요한 것은 인내심을 갖는 거예요. 하루아침에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으니까 매일 조금씩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어느 순간 깨닫게 될 거예요. 처음에는 '흉내'였던 것이 이제는 진정한 '나'가 되었다는 것을요. 여러분이 닮고 싶은 사람의 좋은 점들을 찾아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의식적으로 실천해 보세요.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여러분도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어 있을 겁니다.


오늘부터 되고 싶은 사람처럼 행동해 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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