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친구들과 저녁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다 “너 요즘 좀 달라졌어. 뭔가 더 단단해진 느낌?”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사실 별로 달라진 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한 가지 바뀐 게 있더라고요. 예전엔 뭔가 깨달은 게 있으면 좋은 책을 읽었거나 새로운 루틴을 시작했을 때 SNS에 바로 올리곤 했어요. 누군가에게 도움 될까 싶기도 했고 솔직히 조금은 ‘괜찮은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던 것도 있었죠. 그런데 요즘은 곧장 공유하지 않아요. 그냥 조용히 혼자만의 ‘비밀’처럼 품어두고 있어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그게 제 안에서 더 큰 힘이 되는 걸 느껴요.
많은 사람들이 자기 계발은 ‘공유’와 ‘소통’에 있다고 말하죠. 틀린 말은 아니에요. 좋은 책 한 권이 누군가의 인생을 바꿔줄 수 있고 경험담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귀중한 조언이 되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요즘 저는 자기 계발에 있어서 꼭 필요한 또 하나의 덕목은 ‘비밀을 가질 줄 아는 능력’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여기서 말하는 비밀은 무언가를 숨기거나 감추는 게 아니라 조용히 나를 단단하게 다지는 시간과 태도에 대한 이야기예요.
많은 사람들이 “아는 건 다 나눠야 의미가 있다”라고 생각해요. 그 말도 맞죠. 하지만 때로는 그 ‘나눔’이 오히려 나를 허약하게 만들기도 해요. 너무 많은 걸 말하다 보면 어느새 내가 중심을 잃고 말에 끌려다니는 사람이 되어 있더라고요. 특히 요즘처럼 말이 넘쳐나는 시대엔 더 그렇죠. 누구나 한 마디씩 하는 세상에서 조용히 있는 사람이 오히려 더 묵직해 보이는 이유 어쩌면 그게 바로 ‘비밀’을 품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한창 자존감이 낮을 때가 있었어요. 뭘 해도 결과가 시원찮고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자주 들던 때였죠. 그땐 자꾸 남들에게 “나 이렇게 하고 있어”라는 걸 알리고 싶었어요. 그래야 뭔가라도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말하고 나면 오히려 더 공허해졌어요. ‘나는 왜 이걸 이렇게 말해버렸을까?’라는 후회가 밀려왔죠. 결국 그건 자존감을 채우는 방법이 아니라 허영을 잠깐 붙들고 있던 것에 불과했어요.
그때부터 진짜 중요한 건 남에게 다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말이 적어지니까 내 안의 소리가 더 잘 들리더라고요. 책에서 본 문장 하나, 새로 시작한 습관 하나, 작지만 의미 있는 성과 하나를 혼자 곱씹는 그 시간이야말로 진짜 성장이 일어나는 순간이더라고요. 겉으로는 조용하지만 속으로는 부지런히 움직이는 시간 그게 바로 ‘비밀’의 힘이 아닐까요?
물론 이렇게 말하면 어떤 분은 “그럼 배운 거 다 숨기고 나만 잘 먹고 잘살겠다는 말이야?”라고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의도가 아니라는 걸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진짜 가치 있는 나눔은 겸손한 태도에서 나오는 거라고 믿거든요. 겸손함이 없는 나눔은 결국 ‘자랑’이 되고 자랑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어요. 오히려 조금은 말을 아끼고 내가 경험한 걸 충분히 내 안에서 소화한 다음에 나누는 게 더 진심이 전달된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비밀을 갖는다는 건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다듬는 시간이에요. 한 걸음 물러서서 내 마음의 방향을 확인하고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돌아보는 과정이죠. 그 시간을 충분히 가진 사람만이 진짜 필요한 순간에 진심 어린 말을 꺼낼 수 있다고 믿어요. 그래서 요즘 저는 일부러 말을 아껴요. 누군가 비결을 물어와도 “그냥 조금씩 해봤어”라고만 말해요. 그게 잘난 척하지 않기 위한 저만의 방식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아직 확신하지 못한 걸 쉽게 말하지 않으려는 태도이기도 해요. 무언가를 쉽게 말해버리면 스스로도 그걸 쉽게 여기게 되거든요. 반대로 오래 품고 곱씹은 이야기는 말 한마디에도 깊이가 묻어나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비밀을 품고 있나요? 다른 사람에게 굳이 알리지 않아도 좋을 나만 알고 있는 단단한 마음의 씨앗이 있나요? 혹시 없다면 오늘부터 하나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요.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무언가가 아니라 오직 나를 위한 나만의 비밀 하나쯤은 있어도 괜찮잖아요.
세상은 자꾸 말하라고 재촉해요. 뭘 했는지 보여주고 어떻게 살고 있는지 증명하라고 하죠.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들은 대부분 조용히 만들어지고 조용히 자라나요. 아무도 모르게 매일 새벽에 일어나 공부한 시간, 혼자 울컥하면서도 이 악물고 일어난 순간, 남들에겐 사소해 보이지만 내겐 큰 용기였던 결단들. 그런 것들이 모여서 진짜 나를 만들어가는 거예요.
말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오히려 그 침묵 속에서 우리는 더 단단해지고 있으니까요. 오늘 하루 여러분만의 작은 비밀을 하나 만들어보세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무게감 있는 사람이 되는 것 그게 진짜 어른의 모습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