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관점의 차이가 삶을 바꾼다.

by 오동근

최근 벚꽃이 참 좋았죠? 마음에 많이 담으셨나요? 벚꽃이 만개한 거리를 걷고 있을 때 사람들이 "봄이 왔다"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봄이 왔다고? 근데 누가 온 거지? 봄이 자기가 알아서 오는 걸까?’ 너무 시시껄렁한 생각처럼 들릴 수 있지만 그날 저는 조금 다르게 보였습니다. ‘봄이 왔다’가 아니라 ‘봄이 다시 시작했다’라고 생각하니 마치 봄을 기다리기만 하던 입장에서 내가 봄을 맞이하고 시작하게 만든 주인공이 된 기분이랄까요?


이렇게 사소한 문장 하나도 관점을 조금만 달리하면 그 느낌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우리가 흔히 "관점의 차이가 삶의 차이를 만든다"라고 말하곤 하죠. 이 말 솔직히 처음엔 별 감흥이 없었어요. 당연한 말 같기도 하고 너무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똑같은 하루를 살아도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그 하루가 전혀 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점점 실감하게 되더라고요. 특히 오늘은 ‘시간’의 관점을 이야기해보고 싶어요. 우리는 시간이라는 개념을 너무 당연하고 너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진 않을까요?


보통 우리는 "시간이 흐른다"라고 말하죠.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시간이 실제로 흐르는 걸 본 적은 없잖아요. 오히려 그 안에서 우리가 흐르고 우리가 변해가는 거예요. 그래서 전 이렇게도 생각해 봤어요. ‘시간이 흐른다’가 아니라 ‘내가 시간 위를 지나가고 있다’고요. 마치 강물에 떠 있는 나룻배가 아니라 물 위를 노 저어 나가는 기분이랄까. 이 생각을 하고 나니 시간에 끌려가는 기분이 줄어들고 내가 조금 더 주도권을 쥔 느낌이 들었어요.


이런 시간에 대한 관점의 차이는 삶의 태도에도 영향을 줘요. 나이가 들어가는 걸 ‘시간이 나를 늙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무기력해지기 쉽지만 ‘나는 지금 더 깊어지고 있다’고 생각하면 같은 나이에도 삶이 훨씬 풍성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예전엔 ‘벌써 이렇게 시간이 흘렀네’라고 말하며 자주 후회했어요. 뭘 그리 허비했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데 지금은 그렇게 생각 안 하려고 해요. 시간은 흘러간 게 아니라 내가 지나온 길이고, 그만큼 내가 성장한 거니까요.


하나 더 예를 들어볼게요. 저는 한동안 ‘언제쯤 내 인생에 전환점이 올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마치 어딘가에 정해진 ‘그때’가 있어서 시간이 나를 데려다줄 거라고 믿었던 거죠. 하지만 시간은 그저 배경일뿐이고 내 인생의 전환점은 내가 만드는 것이므로 그때부터는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시간’으로 생각을 바꿨어요. 그 변화 하나만으로도 삶의 흐름이 훨씬 능동적으로 바뀌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시간에 대해 오해하는 것 중 하나는 ‘시간이 다 해결해 줄 거야’라는 말이에요. 물론 시간이 상처를 아물게 해주기도 하죠. 그런데 정말 중요한 건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그 상처를 어떻게 바라보느냐예요. 그냥 내버려 두면 상처는 더 깊어지기도 해요. 반대로, 시간을 내 편으로 삼아 내가 적극적으로 의미를 붙이고 해석하면 그 경험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자산이 될 수 있어요. 결국 시간은 정해진 게 아니라 내가 의미를 부여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는 거죠.


하루가 너무 짧다고 느껴질 때가 있죠? 그때는 ‘벌써 하루가 갔네’ 하면서 아쉬워하죠. 그런데 그런 날일수록 ‘하루를 잃은 게 아니라, 하루를 지나온 거야’라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세요. 그렇게 생각하면 오늘이 괜히 좀 더 의미 있어지고 내일을 맞이하는 자세도 달라질 거예요.


결국 삶이란, 시간이라는 틀 안에서 우리가 어떤 관점으로 순간순간을 마주 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아요. 봄이 오는 걸 가만히 바라보는 것도 좋지만 ‘봄이 시작되었다’고 선언하는 자세는 전혀 다른 에너지를 줍니다. 같은 시간을 살고 있지만 그걸 어떤 시선으로 해석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깊이와 넓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거죠.


오늘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혹시 "시간이 또 이렇게 흘렀네"라며 허무한 기분이 드는 날이 있지 않나요? 그런 날엔 이렇게 말해보세요. "나는 오늘도 시간을 지나 멀리 나아갔다"고요. 단지 시간이 지나간 게 아니라 그 위를 걸어가고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시간을 흘려보내는 사람이 아니라 시간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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