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너 자신이 성장하고 있다고 느껴져?”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머뭇거리게 된다면 아마도 우리는 지금 ‘정체된 상태’에 있다는 뜻일지도 모릅니다. 사실 우리 대부분은 ‘성장’이라는 말을 들으면 어릴 적 키가 크고 체력이 늘던 시절을 떠올리곤 하죠. 하지만 어른이 된 지금도 우리는 끊임없이 배우고, 느끼고, 바뀌며 성장합니다. 다만 그 속도가 눈에 띄지 않을 뿐이에요.
몇 년 전 첫 아이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균형을 잡지 못해 여러 번 넘어지면서도 어느 순간 두 바퀴로 씽씽 달리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찡해졌습니다. 이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게 이렇게 뿌듯하고 벅찬 일이었구나. 부모가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감정이 이런 것이구나 생각이 들었죠.
물론 아이를 키우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밤잠 설치고, 밥 한 끼 편히 못 먹고, 감정적으로 지칠 때도 많죠. 그런데도 많은 부모들이 그 길을 선택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바로, ‘성장’을 지켜보는 기쁨 때문이죠.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어느새 뛰어다니고 낯설었던 말들을 조리 있게 이어 말하며 점점 자기만의 세상을 넓혀갈 때 힘들었던 날들이 한순간에 보상받는 기분이 든다고들 하니까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우리 자신의 삶도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당장은 지치고 귀찮고 시작조차 두려운 일들이 많지만 결국 그것들을 조금씩 해내다 보면 분명히 ‘성장하는 나’와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성장통’을 피하려 한다는 거예요.
사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편한 것을 추구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자고 마음먹었다가도 따뜻한 이불속에서 10분만 더를 외치게 되죠. 자기 계발서를 읽다 말고 유튜브 알고리즘에 홀려버리고 꼭 써야 할 글을 앞에 두고도 커피 한 잔 타러 자리를 뜨곤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런 귀찮음과 불편함을 이겨내고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사람만이 진짜 성장을 경험할 수 있어요. 처음부터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하루 10분 일찍 일어나기, 출근길에 짧은 영어 뉴스 듣기, 한 줄이라도 독서하기 같은 아주 사소한 변화도 충분히 의미 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종종 “그게 뭐가 대단한 변화냐”는 반응도 하시는데요, 실제로 미국 스탠퍼드대의 행동심리학자 B.J. 포그(B.J. Fogg) 박사는 *Tiny Habits*이라는 이론을 통해 “아주 작은 행동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매일 양치할 때 스쿼트 1개를 하고 문을 열 때 ‘나는 할 수 있다’고 속삭이는 정도의 습관도 삶의 동기를 강화하는 데 큰 영향을 준다는 거죠.
저 역시 그랬습니다. 몇 년 전 퇴사 후 새로운 길을 고민하며 무기력함에 빠졌을 때 딱 한 가지 실천을 했습니다. 아침마다 거울 앞에 서서 “너 잘하고 있어. 괜찮아”라는 말을 반복했어요. 처음엔 민망하기도 하고 별 의미 없겠지 싶었지만 어느새 하루를 시작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습니다. 그다음은 책 읽기, 다시 글쓰기, 운동으로 이어졌고 그렇게 다시 내 삶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우리는 자주 “나중에 잘되면 시작해야지”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지금 작은 시작’이 쌓여야 나중이 달라질 수 있어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당연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작은 것이라도 지금 시작해야만 언젠가 우리가 바라는 ‘변화’가 찾아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하나 있어요. 바로 ‘성장은 즐겁기만 한 것’이라는 착각입니다. 멋진 자리에 오른 사람들을 보면 쉽게 말하죠. “운이 좋았겠지”, “타고났네.” 하지만 그 사람들도 수없이 많은 고통과 실패를 겪었습니다. 단지 그 과정을 포기하지 않았을 뿐이에요. 즐겁기만 한 성장은 없습니다. 오히려 성장의 참맛은 그 고통을 견뎌낸 끝에 찾아오는 보람에 있습니다.
성장을 위해선 불편함을 받아들이는 연습이 필요해요. 너무 완벽하게 하려고 애쓰지 마세요. 실패하고, 다시 하고, 또 실패하면서 천천히 나아가는 게 진짜 성장의 길이니까요. 요즘 자기 계발에 대한 피로감이 크다는 이야기들도 들리는데 이건 우리가 ‘지금의 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도 괜찮고, 조금씩 나아가는 나도 멋진 존재라는 걸 스스로 믿어야 해요.
아이를 키우는 기쁨처럼 나를 키우는 성장도 꽤나 재밌고 의미 있는 일이에요. 오늘 하루 1%만이라도 더 나아졌다면 이미 우리는 잘하고 있는 거예요.
성장은 언제나 불편함을 동반하지만 결국 그것은 ‘변화의 증거’이자 ‘성취의 시작’입니다.
그러니 오늘도 귀찮음을 무릅쓰고 한 걸음 내디뎌보세요.
작은 시작이 모여 어느 날, 당신을 가장 반짝이게 만들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