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24시간 백반집

by 최서연


밤새 원고를 쓰고 너무 배가 고파서 강남에 있는 24시간 식당엘 갔다. 새벽 다섯 시 반. 평소 같으면 자고 있을 시간. 조용할 거라고 생각하며 간 그 식당에는 테이블이 꽉 차있었다. 웃으면서 뭐 먹을 거냐고 물어봐주시는 아저씨, 환경미화 옷을 입으신 분들, 분주하게 밥을 먹으며 핸드폰이나 탭으로 일처리를 하시는 분들. 내가 자고 있는 시간에도 세상은 여전히 돌아가고 있구나. 내가 몰랐던 시간에도 세상의 어떤 누군가는 벌써 하루를 시작하고 자기 일을 해내며 세상의 구석구석에 내가 모르고 있던 일들을 돌아가게 하고 계시는구나. 그래서 내가 자고 일어났을 때도 어제와 같은 세상을 만날 수 있는 거였구나.


내가 잠든 동안에도 열심히, 성실하게 평소와 같이 잘 굴러가고 있는 세상을 만드는 분들.



참 감사하고 신기하다고 생각하다가 문득 이 모든 구름 새(굴러가는 모양새)는 다 돈 때문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돈도 안 받는데 매일 뜨는 태양과 때가 되면 흐드러지게 피는 꽃들이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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