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돈을 전혀 사용하지 않아요. 1993년에 수계식을 한 다음 발우를 받았어요. 그리고 마을로 탁발을 다니기 시작했죠. 영국 사람들이 재밌는 게 어떻게 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못 본 척하길 잘해요. 우리가 발우를 들고 서있으면 많은 분들은 그냥 지나가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돈을 주려고 하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면 음식을 얻으려고 왔다고 말하죠. 돈은 안 받겠다고 하면 당황하실 테니까 감사하지만 음식을 구하고 있다고 대답하죠. 때로는 이렇게 얘기하는 분도 계십니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다른 사람들처럼 일을 하고 돈을 벌어 음식을 사야지 뭐 하는 짓인가.” 그럴 땐 매우 따뜻한 마음으로 그분의 염려에 적절하게 답하려고 노력합니다. 서 있는 동안 저는 자애명상을 합니다. 다가오거나 지나가는 분들 모두 평안하길 기원합니다.
비구니 스님들이 길에서 발우공양을 보시받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왜 그렇게 눈물이 줄줄 흘렀는지...... 불쌍해서가 전혀 아니다. 그런 눈물이 전혀 아니었다. 그걸 보고 있는 내가 오히려 불쌍했고, 그 비구니 스님들은 너무 행복하고 마음이 부자 같아 보였다. 가난한 건 내 쪽이다. 그 미소가 너무 빛나고, 아름다워 보여서, 그걸 보고 있는 내가 불쌍해서 눈물이 났다.
마음이 부자일 때가 있었는데, 나도. 살다 보니 또 이렇게 저렇게 휘둘리고, 마음의 곳간이 동났구나 싶다. 속세의 여러 가지 기준에 색칠되어버려서 그게 나인 줄 아는 나. 나는 투명한데.
어쨌든 다르마 다큐를 정주행 해 보아야지. 그리고 캡처한 거 필사도 하고.
누가 새벽에 혼자 있을 때 그냥 밖에서 나는 소리 작은 소음들을 들으면서 그것만 있을 때가 너무 재밌고 좋다고 했는데, 그 얘기를 듣고 어떤 기분인지 조금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나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있었더니, 나도 그 새벽시간이 왠지 모르게 심심하고 헛헛한 것이 아니라 너무 평화롭고 좋은 것이었다. 행사가 30개가 있어도 행복하지 않고, 외제차를 사면서도 행복하지 않고, 행복하지 않은 모습을 많이 봤고, 그래서 그냥 내가 즐겁고 행복한 게 좋은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그분의 마음이 되게 좋았다. 많은 것을 겪고 그런 것을 부끄럼 없이 솔직하게 인정하고 이야기하는 마음. 자기가 하고 있는 일들을 남들이 얼마나 훌륭하고 좋은 일인지 치켜세워주는 데도, 별 일 아니라고, 아주 미미한 일이라고 그게 현실이지만 자기는 여전히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할 뿐이라고 이야기하는 그 마음이 참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