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at. 끄덕끄덕
저 사람은 저런 사람 이 사람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게 가벼울 거 같다.
난 내 감정을 말로써 푸는 스타일이다.
말을 하고 나면 화났던 감정도 줄어들고,
복잡했던 마음도 풀어지고,
격해져 있던 감정도 조금 느슨해지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하는 모든 말은 의미가 있으면서 변질되기도 하다.
사람이라는 자체가 일관성이 없으니깐,
게다가 내가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기에-
그 사람이 어제 그런 말을 했어도
오늘 그런 말과 마음일 거란 생각과 기대를 두지 않는다.
사람이 행동하고 마음먹은 모든 것은 변한다.
그런 걸 알기에 사람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무의미하다고 나는 생각이 든다.
(이 글 전부가 내 마음을 대변하는 건 아니지만 지금 당장은 그렇단 것. 그리고 훗날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이 시간을 지냈는지 상기시킬 수도 있을 거 같아 작성해 본다)
관계에 대해서 늘 생각하지만 쉬우면서도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어렵다.
난 이런 관계를 얼마나 쉽게 생각해왔는지 최근에 들어서야 알게 되었다.
최근의 나의 사람 관계는 굉장히 풍요로웠다.
그래서 즐거움 가득했지만 속으로는 당황스럽고 이상하고 낯선 감정들이 휘감았다.
언제 이 관계가 끝이 날까에 대해 노심초사했다.
즐거움이 클수록 상실감이 큰 법이니깐.
이 관계 속에서도 두 가지로 단순하게 나눠볼 수 있었다. 단순하거나 복잡하거나.
특히나 어려운 생각을 하는 관계들을 만나면
단순하고 쉬웠던 내 마음도 다시 돌아보게 되고 내가 했던 모든 말들이
어렵게 풀이돼서 찜찜하게 된다.
(어려운 생각을 하는 관계 또는 한번 꼬아서 나에게 반문하는 사람들)
그들보다 나는 쉽게 쉽게 뭐든 생각하고 소모하는 거 같으니깐. 상대적으로 나를 지치게 한다.
게다가 내 모든 말들에 대해서 감시당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도 조금 예민해지고 말을 하고 난 후, 하기 전 후 계산하고 생각하게 된다.
이건 조심성을 두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간 내 관계들이 얼마나 편하고 직설적이고 단조롭고 그랬는가라는 감사함(?)을 생각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다.
최근에 들었던 가장 나를 난처하게 했던 말은
라는 것이었다.
난 말문이 막혔다.
내가 했던 말들이 나라는 사람을 일반화시키는 듯한 그 말투에 나는 당황스러웠다.
'내가?'라고 물었는데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나는 지금의 그 애의 상태와 상황에 대해서 그저 '그랬구나. 이러저러하지 않을까?'라고 다독여주고 위로해주는 이야기를 해주는데
그 당시에도 본인은 똑같은 상황이었는데 내 입장이 지금과는 전혀 다르게 강경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내 행동들이나 말들에 대해서 가볍게 생각했던 것들이 한번 더 생각을 하면서 이야기를 해야 할 부분인가 라는 생각을 했는데 또 집 와서 곱씹어보니 내가 왜 그 이야기를 듣고 나 자신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너는 나에게 어떤 입장을 원했던 거지? 위로로써 이야기를? 내가 강경하게 반대하는 이야기를? 고민스레 털어버렸던 말들에 대해서 나에게 다시 판단을 하는 그 모습에 나는 '질리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나를 어렵게 만들었던 그 시간들 속에서 기억해보니 난 피곤에 조금 절어 있었다.
그냥 모면하고 싶었다. 그래서 건성건성 했나 보다. 집 와서 생각해보니 진짜 어쩌자는 거 ^^? 싶었지만 두고두고 짜증스러운 생각에 잠 못 이뤘다.
작년에 이어 올해의 가장 나를 화나게 하는 발언이었다.
(작년에는 '너 왜 이렇게 애가 차갑고 냉정하니?'였다. 생각하니 또 흐와가느안드아아!!)
그래서 최근에 만난 사람들이 너무나 밀접하게 엮이게 돼서 이게 너무 신기하고 그래서 낯설다.
잠시 만났는데 오래 만난 것처럼 만나 지니 깐 신기하고 낯설고 내 의미는 이거였다.
그냥 신기하다. 지금 내가 말한 그룹에 대해서는 신기하다 라는 게 전부다.
그러면서 생각해보니 매년 시간이 흐르면서 생각해보면 만나는 사람 노는 사람들이 달라진다.
사람 인연이 너무 달랐기에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하지 않고 현재를 즐기는 나를 보게 된다.
너무 먼 미래에 대한 약속을 잘하지 않는 편인데 그에 대한 답변을
'너무 먼 미래에 대해서 또 어떻게 될지 모르지.'
라고 이야길 하니
그런 이야기들이 내가 선을 긋고 행동하는 사람인 양 이야기를 해주니 난 또 답답해했다.
그런 생각을 할 수 있는 거고. 그렇다고 현재를 드문드문 즐기고 있는 것도 아닌데
마치 내가 끝을 예비해두며 사람을 만나는 사람처럼 마음을 먹었다고 이야기를 하는 게 그러면서 또 모순적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힘이 빠졌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도리어
'거봐, 너는 그렇게 해서 선을 스스로 긋고 있잖아.'
라고 이야길 하는데
정말 선을 긋고 싶었다.
그냥 '그래? 그럴 수도 있겠네.'라고 인정하면 될 텐데 굳이 따지고 하나하나 따지고 드니깐 더 이상 말을 하고 싶지 않아 졌다.
그냥 나는 이런 애. 지금 내 마음은 또 달라질 수 있다. 어렸을 적 마음먹었던 것들이 지금 달라지는 것처럼.
그냥 또 내가 달라지면 달라지는 거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