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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리바 Jun 15. 2019

나의 글쓰기의 계기

시간은 남고 할 일은 없고 나에게 있는 건 글 쓰는 재주

나는 글을 쓰는 걸 좋아한다.

10대 시절부터 즐겨 보던 팬픽, 인터넷 소설을 넘어 감성글, 일상 글 등 나의 시간들은 글쓰기로 연결되어 있다.

단어에 대한 궁금함과 호기심이 많아 덕분에 국어사전은 모바일, 컴퓨터, 노트북 등에 언제나 즐겨찾기 1호이다. 남들이 사용하지 않는 단어를 사용하면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



처음에는 사람들에게 내가 상상하는 것들을 어필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팬픽이나 인터넷 소설을 작성했을 때 대박은 없었지만 중박은 쳤었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나의 글쓰기도 감정선이 다양해짐에 따라 달라졌다.

유치하던 단어들이 조금 더 다듬어졌고, 문장력도 높아졌다. 하지만, 소설을 작성하다 보니 주인공들의 감정선도 복잡하게 성장하게 돼서 그들의 심리를 너무 파고, 파고, 파고- 내가 내 글을 파고드는 주인공의 심리와 상황 묘사에 지루해져 소설은 나의 길이 아니구나. 하며 접었다.

그렇다고 다시 유치한 막장으로 돌아가고 싶진 않았다. 여전히 많은 스토리 틀들이 내 비밀상자에 갇혀있는데 꺼내서 완성시켜줄 자신은 없다.



소설의 시대는 지나가고,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인스타 같은 소셜의 세대가 도래했을 때 나는 감성 글들을 끄적였다. 일상에서 다가오는 글들을 감성을 담아 사진과 함께 업로드했다.

당시 나의 글을 접한 사람들은 다소 왈가닥이었던 나의 성격과 상이한 글의 표현에 다들 놀라워했다. 나의 내면에 소녀가 살아있는 것을 증명한 셈이 되었다. 그 당시 친구들은 나의 장래희망을 '작가'라고 추천해줬다. 


주변의 좋은 반응과는 다르게 나는 원래부터 글 쓰고 메모하는 것이 좋았다. 그들이 좋다 싫다를 이야기하기 전부터 나는 글을 쓰고 있었다.

글을 썼을 때 좋았던 이유는 우울한 감정들이 정리가 돼서 마음이 환기가 되어주고, 너무 기쁜 벅차오르는 감정이나 생각도 조절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복잡한 관계에 대해서 스스로 해답을 찾게 만들고 어려운 일에 대해서 해결책을 생각하게 해 준다.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을 통해서 마음이 조금 넓어지기도 하고.

과거의 나를 마주하며 미래의 나를 다짐할 수 있게 돕는다.


그래서 나는 현재 어려운 일이 있는 친구들에게 '일기를 써보는 거 어때?'라고 추천하고, 누군가와 다툰 이후에 '글을 써서 화를 달래 봐. 생각이 달라져'라고 추천하기도 한다.




글을 쓴다는 건 어려운 게 아니다. 귀찮을 뿐이지. 최근에 나는 다시 글을 쓰고 싶어 졌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며 카페에서 공부할 일이 있었는데 기분이 좋았던 게 계기가 된 거 같다. 또, 여행지에서 쓴 글을 최근에 읽는데 그렇게 재밌다니! 과거의 기록으로 나는 행복하게 잠들 수 있었다.


게다가, 나는 늘 퇴근 이후의 삶에 대해 생산적인 일을 하는 갈망이 있었다. 남는 시간을 어떤 걸로 대체할 수 있을까? 나에게 있는 건 무엇일까? 나는 어떤 재능을, 기술을 가지고 있을까? 개인이 브랜딩화가 되는 시대에 나의 경쟁력은 무엇일까?라는 고민을 많이 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글쓰기'밖에 없단 걸 알게 되었다.


좋아하는 일이 의무가 된다는 것.

시작과 계기는 단순했다. 나는 글을 좋아하고, 최근부터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많아졌으니깐.

그러나 지구력을 충족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었지만 딱히 답변이 돌아오지 않는다. 호기심에 해 보자. 의 말에 내가 나중에 짓눌릴까 염려가 되지만.

결국엔 주 1회라도 글을 써보자.라는 생각이 들어 브런치를 신청하게 되었다. 시작하고 나니 마음이 설레기도 하면서 무거워지기도 했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체감이 된다. 시작이 반이니깐 어떻게든 글쓰기에 몰두할 수 있겠지. 

이제 어떤 상황, 사물, 사람들을 마주할 때 조금 더 깊게 생각하겠지. 왜냐 내 글쓰기의 주제는 곧 '나 자신'이니까.


이렇게 시작된 소소한 글쓰기. 세상은 넓고, 주제도 많고, 나라는 사람은 무한하니깐.

그런 여러 가지 가능성들을 열어두고 시작을 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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