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2. 사업조건 검토:
사업초기에 현장소장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것은 수많은 사업조건들이다. 계약, 부지, 공기, 원가, 기술, 안전·품질, 대외조건 등 일곱 가지 범주로 나누어 정리하면 그 양이 끝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문서로 정리했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이지, 실제 현장에서는 누구나 반드시 거쳐야 하는 기본 과정들이다.
하지만 이 과정은 단순한 서류 검토로 끝나지 않는다. 실제 현장에서는 문서에 담기지 않은 문제들이 수시로 터져 나오며, 이해관계자들과의 회의 자리에서 새로운 현안이 드러나기도 하고, 본사에서 내려오는 각종 요구사항이 겹치기도 한다. 따라서 소장은 체계적으로 조건을 검토하면서도, 항상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를 해야 한다.
· 도급계약서, 일반·특수조건, 설계도서(도면·시방서·내역)의 상호 일치 여부 확인
· 계약금액, 공사기간, 지체상금률, 선급금 및 기성금 지급 조건 확인
· 입찰안내서(입찰지침서)에 명시된 발주처 요구사항, PQ·종심제 평가 기준, 하도급 관리 조건 검토
· 발주처·CM·감리단 보고체계 및 승인 절차 확인
· 발주기관별 특기사항(LH, SH, 지자체 등) 확인
· 대지 경계, 지반 조건, 인접 건물과의 이격, 현장 진입로 확인
· 건축선, 도로조건, 자재 반입 및 대형 장비 설치 가능 여부
· 건폐율·용적률·높이 제한, 일조권·사선 제한 등 도시계획 조건 확인
· 건축허가, 착공신고, 안전관리계획 승인, 환경 관련 인허가 완료 여부
· 소음·먼지·폐기물 처리 등 규제사항 및 민원 가능성 확인
· 계약상 공사기간과 실제 착공 가능일 비교, 인허가 지연·설계변경 가능성 반영
· 주요 공정 마일스톤(골조 완료, 주요 자재 납품, 사용승인 등) 설정
· 계절·기상 조건에 따른 주요 공정 영향 검토
· 협력업체 투입 시기 및 자재 발주 리드타임 확인
· 준공 후 유지관리·하자보수 조건 파악
· 계약내역서와 설계도서 비교 → 누락·중복·과다 반영 항목 확인
· 현장 조건·시공 난이도에 따른 추가비용 발생 가능성 분석
· 선급금·기성금 지급 방식(E-bid 등) 및 절차 검토
· 하도급 단가 협의 및 정산 방식 확인
· 발주처의 물가변동 조정 규정 적용 여부 확인
· 도면·시방서·내역 간 상호 불일치, 누락, 오류 사항 검토
· 주요 구조·마감 공법의 시공성 검토 및 현장 적용성 확인
· 주요 자재 조달 가능성 및 발주 리드타임 파악
· 주요 장비(타워크레인, 펌프카 등) 배치 가능 여부 확인
· Mock-up 및 시험시공 필요 여부 검토
· 산업안전보건법상 필수 안전관리계획 승인 여부 확인
· 가설시설계획(비계, 동바리, 추락방지 시설 등) 검토
· 품질시험 계획(레미콘, 철근, 용접, 마감재 등) 수립
· 환경관리 계획(비산먼지, 소음·진동, 폐기물 처리 등) 준비
· 민원 발생 가능성 및 대응 방안 마련
· 발주처, CM, 감리단, 지자체 등 주요 이해관계자와 보고·협의 체계 파악
· 인접 건물 소유자, 지역 주민, 상인회 등과의 민원 발생 가능성 검토
· 도로점용, 가설전기·가설수도 인허가, 소방서·경찰서 협의 등 대관업무 준비
· 하도급사 및 협력사 선정 현황, 계약 조건, 투입 가능성 확인
· 노조·지역업체 참여 여부 등 외부 변수 파악
이 모든 조건들을 소장이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챙길 수는 없다. 따라서 결국 중요한 것은 업무 분장을 통해 현장 식구들과 일을 나누고 조율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사업 초기에는 충분한 인력이 배치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현장은 소장과 공무, 공사 담당 각 한 명 정도로 시작한다. 나 역시 과거 두 달 동안 모든 사항을 혼자 검토해야 했던 경험이 있다.
그래서 사업초기 소장은 결국 “혼자서라도 다 감당하겠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 이후 인원이 보강되고 역할이 분담되겠지만, 초기의 공백을 책임지고 메우는 것은 소장의 몫이다.
사업조건 검토는 단순히 서류를 확인하는 절차가 아니다. 현장 전체의 기반을 다지는 일이며, 초기 소장의 리더십을 시험하는 과정이다. 일곱 가지 조건을 꼼꼼히 점검하는 것에서 출발해, 현장의 예상치 못한 문제들을 유연하게 해결하는 능력이 더해질 때, 비로소 사업은 안정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 결국, 사업조건 검토를 얼마나 철저히 하느냐가 현장의 성패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