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초에 방영되었던, '우리들의 블루스'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적어본다.
재밌게 본 요소들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보자면 이러하다.
1. 우리 주변에 있을법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특별하거나 독특한 또는 훌륭하거나 아주 못된 사람들이 아닌, 그저 보통의 이야기를 다룬 것이 이 드라마의 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일들이기에 쉽게 몰입했고, 사람냄새가 나는 대사들에 정겨움과 공감을 느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사회적인 문제들과 흔히 겪을 수 있는 인간관계의 에피소드들을 등장시키면서 각 사건을 ‘남일’이 아닌 우리 ‘주변의 일’로 인식하게 하였고 자연스럽게 성찰과 반성을 유도했다.
우리와 전혀 다른 삶을 살고, 눈에 띄게 차이 나는 조건을 가진 사람들이 주인공이었다면 이 정도로 공감을 얻진 못했으리라 생각한다.
2. 옴니버스 형식의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으로, 20부작 드라마에서는 처음 보는 형식을 사용하였다.
옴니버스 형식에 따라 주인공과 서브주인공의 경계 없이, 등장하는 배우들이 모두 메인의 역할을 해내었는데 덕분에 캐릭터 한 사람, 한 사람 모두를 이해하게 되며 더욱 몰입하게 되었고 드라마 세계관은 꽉 찬 느낌이 들게 되었다. 인물들 간의 연계성도 갖추고 있어서 각각의 에피소드들에 주인공 외 다른 인물이 갑자기 등장하여도 자연스럽게 연관 지어 볼 수 있었다. 나는 드라마 후반부로 갈수록 인물들 간의 연관성을 찾는 것에 흥미를 느끼기까지 했다.
이렇게 한 세계관에 존재하는 여러 인물의 사정을 보여줄 수 있게끔 구성한 옴니버스 형식이 또 하나의 매력이었다고 생각한다.
3. 캐릭터를 부각해주는 장치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들의 블루스’는 옴니버스 형식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주인공별로 가지는 이야기가 타 드라마들에 비해서 짧게 등장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래서 캐릭터마다 강한 색깔을 입히고 그 색깔을 부각해주는 장치들을 만들어준 것이 정말 좋은 연출이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배우 신민아가 맡았던 캐릭터 민선아의 경우 ‘우울증’이라는 정신질환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를 묘사한 점이 그러하다. 드라마에서는 민선아가 움직이려고 할 때마다 몸(손가락 끝)에서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보여주며 주인공이 어딘가에 계속해서 침잠해있는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물속에 있는 사람들은 물 밖에 있는 사람보다 시간을 훨씬 느리게 인지하는데 극 중 민선아 또한 우울증을 겪으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시간을 느리게 인지한다.
즉, 감독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을 마치 깊은 물 속에 빠져 살아가는 사람처럼 표현한 것이다.
이러한 연출은 우울증이라는 질환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우울증을 간접적으로 경험시켜주고 자연스럽게 몰입을 유도하였다. 이러한 장치들은 캐릭터의 색깔을 더욱 살려주며, 짧게 등장하는 역할들에도 강한 인상을 남겨주었다고 생각한다.
블루스는 음악장르 중 하나로, 느린템포에 우울감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들의 블루스'가 결코 경쾌하고 밝은 느낌이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제목처럼, 삶에서 밝지 않은 순간들을 하나의 멜로디로 보내는 이 드라마의 매력이 앞으로도 계속 회자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