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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RYU 호류 Jul 31. 2021

나도 내가 너랑 살게 될 줄 몰랐다

예상대로 흘러가지만은 않아서 더 재미난 인생

하고 싶은 것이 갈수록 늘어난다. 그것도 '여가시간이 생기면 이런 걸 해야지' 하는 정도가 아니라, 매일 꾸준히 하여 실력을 향상한다거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싶은 것들이다. 세상에는 흥미로운 것이 너무나 많다. 그중에는 '내가 이런 걸 좋아하고 관심 갖게 될 줄은 몰랐는데' 하는 것이 수두룩하다. 


10년 전 혹은 짧게는 1~2년 전까지만 해도 내 인생에서 하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안 했던 것을 하며(하려고 노력하며) 생활하고 있다.

하루를 스트레칭으로 시작하고,
핸드드립을 배워 아침마다 손수 커피를 내리고,
(가능한 한) 언제 어디서든 글을 쓰고,
누군가를 가르치기도 하고,
영상을 찍고 편집하거나 분석하고,
운동/심리/식단/습관을 셀프 관찰하며,
지속 가능한 건강 챙김을 늘 연구하고 적용하고 고찰하고,
매일 30분(을 목표로) 캘리그라피를 연마하는 생활.

(이 외에도 이것저것 포함하면 하루에 할 일들이 15가지는 되는 듯. 나는 왜 맨날 시간이 없는가...?)


♬ BGM SCANDAL [Your Song]

'생각한 것대로 되지 않아도 그 나름대로 새로운 길이 펼쳐진다'라는 걸 일깨워주는 곡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Vs8hLURWmV0

Your POV can change the world you see!


평소에 음악에 관심이 많고 연주/작곡/분석을 좋아하니까, 대학교 가면 음악이나 미학 전공을 해서 작곡가나 평론가를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근데 그냥 모험을 많이 걸지 않고 남들과 비슷하게 갔다. 학교 다니는 마지막 해 즈음에는, 복수의 전공들을 살려 어느 기업에서 해외영업 일을 하고 있겠다는 막연한 예상을 했다. 근데 막상 이런 쪽으로 지원하여 가게 된 곳에서는, 직군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과는 상당히 다른 일을 하게 되었다. (예상과 다른 일이긴 하지만, 선망하지만 엄두를 내지 않았던 일이기도 하고 장기적으로 삶에 꽤 도움이 되어서 내심 좋았다는 반전!)


예정에 없던 해외 생활도 반복했다. 아이슬란드로 교환학생 파견 가는 걸로 했다가 계획을 바꿔 학교를 변경하기도 했다. 그리고 교환학생 파견은 한 번만 갈 생각이었는데 기회가 생긴 김에 두 번을 갔고, 해외 인턴도 한 번만 갔다 올 줄 알았는데 해보니 재밌어서 다른 데로 또 갔다. 이후 학교를 떠나고서는 한동안 이방인 생활을 안 했는데, 몇 년 만에 문득 새로운 발상을 품고 또 먼 곳으로 훌쩍 떠나기도 했다.


아마도 독립출판을 알게 되면서부터 였나, 삶에 정말 많은 관심거리가 들어왔다. 마주치고 이어지는 대상의 범위가 달라졌다. 이런 재미난 세계가 있는 줄 몰랐고, 이런 여러 가지 인생 방향이 있는 줄도 몰랐다. 게다가 비대면 환경이 '더 넓은 세상으로 더 쉽게 연결 가능한' 시대를 만들어줘서 훨씬 다양한 걸 접할 수 있고, 내 관심사가 언제든 또 늘어날 수 있다.


게다가 일 년여 전부터는 남들과 마찬가지로 밖에 나가지 않는 시간이 길어졌는데, 나는 오히려 이걸 즐기게 되었다. 내 집 내 방 안에만 있어도 재미있는 게 무궁무진하다. 집에서의 일상 활동이라든가, 남들은 집에서 뭐하며 지내나 하는 것에도 관심이 많아졌다. 그리고 온라인 세상에는 없는 게 없어서, 어딜 가지 않아도 다양한 걸 배울 수 있고 YouTube를 조금만 보고 있어도 나의 관심사에 최적화된 흥밋거리가 쏟아진다. 핸드드립 커피와 캘리그래피도 이렇게 시작했고, 홈트레이닝도 이렇게 맛을 들였다.


삶이 예상을 뛰어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은근히 재미있고 신기하다. 미래의 내 마음을 뛰게 하는 것은 또 무엇일지, 그 다양한 흥밋거리가 조화를 이루어 어떤 인생을 만들고 있을지, 무척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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