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YOUR MARK, READY, GO!
현재의 나를 만든 재료의 기원은 애니메이션이다. 케이블 방송이 나오는 덕분에,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인 '투니버스(Tooniverse)'를 꾸준히 봤다. 개국 초창기부터 투니버스의 채널인 38번을 늘 켜 두었다.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이 여럿 생겼고, 원작뿐 아니라 OST의 원어 버전을 찾아다녔다. 원곡을 부른 아티스트들을 알게 되고, 그들의 다른 곡 혹은 비슷한 다른 아티스트도 접했다. 애니메이션에 대한 관심이 자연스럽게 음악으로 이어지면서, 음악을 즐기고 창조하는 생활을 하게 되었다.
이렇게, 내 모든 것의 시초에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마음에 큰 울림과 메시지를 주는 스토리의 작품을 많이 만났다. 그중에서, 서기 4999년을 배경으로 한 『대운동회(Battle Athletes Daiundokai)』 시리즈는 특히 더 관심이 가는 애니메이션이다. 로망이 되고 롤모델이 되는 인물도 대거 등장한다. (TV시리즈보다 먼저 본 OVA 버전을 더욱 감명 깊게 봤다) 우주에 세워진 '대학 위성'이라는 스포츠인 양성 학교에서, 우주 곳곳의 우수한 인재가 모여 체력 훈련과 스포츠 교육을 받으며 몸과 마음을 갈고닦는 내용이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u04hVbsWfKM
그리고 다가오는 4월 10일, 20여 년만에 대운동회 새 시리즈가 나온다!
『Battle Athletes Daiundokai ReSTART!』
(100년 후의 이야기라서 캐릭터는 다 바뀌었는데 이름이나 분위기가 묘하게 예전 시리즈 캐릭터에서 따온 듯한 느낌이 있다. '야나 크리스토퍼'라거나, '페리어 레스피기'라든지...)
언제나 힘세고 강인한 사람이 되는 것을 원해왔다. 대학 위성에서 학생들은 열심히 훈련받고, 경기를 치르고, 운동에 대해 새롭게 배우고 깨닫는다. 만능 스포츠인을 넘어서 우주 최강의 전인적 인류(지성, 감정, 의지를 균형 있게 갖추어 원만한 인격을 지닌)로 실력을 갈고닦는 모습을 보며, 나도 저 멋진 언니들처럼 위대해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처음 이 작품을 보던 당시의 일기장에도 거의 매일, 대운동회를 보며 생각하고 느낀 점을 빼곡하게 썼다. 무엇보다도 신체뿐 아니라 마인드까지 열심히 단련하며 성장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조건이자 최고의 가치는, 몸과 마음이 모두 튼튼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하고 알찬 식습관을 뿌리내리며 몸을 챙기고, 자신의 일상·생각·감정을 셀프 관찰하고 기록하며 마음을 챙긴다. 이런 굳건한 의지와 신념은 아마 이 애니메이션에서 본 멋진 스포츠인들의 영향일 것이다.
육상 경기장 전광판에 신호가 뜬다.
'ON YOUR MARK' _ 선수들은 출발선에서 몸을 숙이고 발과 무릎과 손을 땅에 짚는다.
'READY' _ 굽혔던 다리를 번쩍 펴고. 언제 나올지 모를 출발 신호에 긴장감이 좀 더 강해진다.
'GO!' _ 출발 신호가 크게 터지자마자, 엄청난 반사신경으로 땅을 박차고 트랙을 달려 나간다.
p.s. 『대운동회(Battle Athletes Daiundokai) OVA』 OST vol.1 수록곡 중 가장 좋아하는 트랙들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bfeLgxkx4Tk
♪ 00:00 OVA 오프닝곡인 「대운동회 테마」
♪ 01:34 오보에 음색의 매력을 알게 해 준 「기대와 희망의 대학 위성」
04:05 영화 크레디트 올라가는 피날레 장면에 등장할 것 같은 흐름의 「아카리의 테마 ver.1」
└ 06:33 그리고 이 두 트랙을 합쳐 재구성한 「Prologue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