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사용법. 2
자주 다니는 도서관 정문에 목련이 만개했다.
얼핏 보면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에 눈이 쌓인 건가 싶지만, 어느샌가 봄이 왔나 보다.
다음 주에 다시 보니 나뭇가지는 목련이 무거웠는지 꽃잎을 많이 떨쳐냈다. 용케 달려있는 목련잎과 힘없이 떨어진 목련잎은 마치 눈이 소복이 쌓인 봄만 같았다.
언젠간 푸른 봄이 눈에 덮여 가여워진 모습을 보고 싶다. 그땐 내가 봄을 위로해도 괜찮겠지?
한 주가 더 지나고 이번엔 벚꽃이 만개했다. 목련나무의 목련은 다 떨어졌지만, 떨어진 목련잎들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또다시 한 주가 지나 벚꽃잎도 전부 떨어졌지만, 마찬가지로 떨어진 꽃잎들은 찾을 수 없었다.
내겐 그저 아깝기만 한 꽃잎들 다 어디로 실려 갔을까?
떨어진 꽃잎에는 바람만이 스칠 수 있는, 그런 동네에서 살고 싶다.
봄도 외로움을 느낄 그런 동네에서.
꽃은 다 예쁘다고, 그리고 핀 자리에 그대로 두었을 때 가장 예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봄이 시들어가는 지금도 나는 여전히 꽃에 욕심을 버리지 못한다.
똑같이 핀 이름 같은 수많은 꽃들 사이에서도 유독 눈이 가는 꽃을 찾고, 그 꽃에만 코를 가져다 댄다. 유난히 예쁘게 꽃이 모여있는 곳에만 카메라를 들이밀기도 했다.
그런 나 때문에 행여 옆 꽃들이 질투하진 않을까, 이런 나의 이기적인 행동을 누가 보진 않았을까, 꽃과 함께 하는 내가 어색해 금방 자리를 떴다.
그러고는 다음 봄에는 꽃에까지 욕심을 내지 않기로 다짐한다.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는 법을 봄을 통해 배우고
있는 그대로가 예쁜 너를 꽃이라고 부를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