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의 시작 편
어디서 본인 소개를 할 때 ‘나는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브랜드의 종류를 많이 아는 것보다는 하나의 브랜드가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어떤 과정으로 성장했는지 그리고 대중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뭔지 등을 알아내는 것에 관심이 많다. 왜냐고 묻는다면, 그냥 ‘재미있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밖에….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는 태생적으로나 혹은 성장 과정에서 분명히 그럴 만한 이유가 생겼을 것이다. 나는 그 ‘이유’를 캐내고 싶어 안달이 나곤 한다. 그래서 컨셉진 브랜드 기사를 진행할 때 대표자 인터뷰나 보내온 자료 중 참고할 만한 것들이 있으면 열심히 메모도 하고,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들을 따로 정리하기도 한다. 마치 사건의 작은 단서를 찾기 위해서 고심하는 형사처럼 말이다. 누가 가르쳐주는 것보단 내가 직접 발로 뛰며 알아내는 게 더 의미 있으니까. 그렇게 하나의 브랜드를 알아가는 과정이 나에게는 흥미진진한 일이다.
아, 브랜드Brand의 어원을 혹시 아실지 모르겠다. 궁금한 마음에 우리가 많이 이용하는 그 ‘지식 검색’을 해본 적이 있는데, 고대 유럽에서 가축에 낙인을 찍어 소유주를 명시하던 것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여하튼 자기가 소유하거나 만들어낸 것이 다른 사람과 ‘다르다’라는 것을 알리려 했음을 알 수 있다. 그 ‘다름’이 브랜드의 핵심이고 말이다.
앞서 말한 사랑받는 ‘이유’나 브랜드 간의 ‘다름’을 찾기 위해서는, 일단 어떻게든 그들을 만나야 한다. 대외적으로 많이 알려진 것 말고, 더 깊숙한 내용을 들어야 하니까. 어디서 어떻게 만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나에게 잡지사 명함은 그런 점에서 좋은 감투가 된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브랜드들을 한 달에 한 번 무조건 만날 수 있으니까. 그리고 그들에게 마음껏 질문하는 기회가 되니까.
연재를 시작하는 ‘마케터가 만난 브랜드’는 내가 브랜드를 만나면서 알게 된 것들을 다른분들과도 함께 나누고자 기획했다. 사소하게는 취재 과정에서 생긴 에피소드나 브랜드 기사에 실리지 못한 내용들을 소개하고, 또 그 브랜드를 통해 배운 것들을 짚어보는 깊숙한 내용도 다루려고 한다. 브랜드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이 내용들을 참고해서 업무에 적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 또한 그렇게 하려고 한다.
마케터 호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