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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Jan 04. 2024

연문위키 - 1편. 봄(See) ①

1) 본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연문위키의 제1편은 [봄]입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봄이 아니라 ‘보다 see’는 의미의 봄이죠.

※ 연문위키는 관지식과 해력 주의 읽기 경험 우기 프로젝트의 준말입니다.


보는 것은 우리에게 너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저 눈을 뜨기만 하면 보이기 때문이죠. 우리 몸의 오감 중 시각(보는 감각)의 비중이 무려 약 80%에 달할 정도로 시각은  무엇보다 중요한 감각이죠.

※ 오감(五感(다섯(오), 느낄(감), five senses) : 시각·청각·후각·미각·촉각 등의 5가지 감각을 통틀어 말함


참고로 본문에 등장하는 주요 용어는 다른 편에서 다루게 될 주제입니다. 추가 설명이 필요한 어휘는 문단의 마지막에 뜻을 표기하였어요. 한자, 한자의 뜻, 영어 : 단어의 뜻 순서로 작성되어 있어요.




알록달록한 튤립


그림에서 보이는 빨간 튤립 은 무슨 색인가요?


빨간 튤립이 무슨 색이냐 하니, 이게 무슨 황당한 말인지 싶을 거예요. 조금 다르게 물어볼게요. 빨간 튤립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빨간색으로 보일까요? 강아지에게는 어떤 색으로 보일까요? 색맹인 사람에게는요? 선글라스를 낀 사람은 어떻게 보일까요? 깜깜한 밤에는 또 어떨까요?


조금 더 근원적인 질문을 해볼게요. 물체는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을까요?

※ 고유(固有(옛(고), 있을(유), unique) : 예전부터 있어온 / 본래부터 가지고 있는 특유한 것.


아리스토텔레스 초상화 - 프란체스크 하예즈 작품

오랜 세월 동안 사람들은 각각의 물체는 고유의 색을 가지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 유명한 알렉산더 대왕의 스승이자 서양 철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아리스토텔레스(Aristotle, BC 384 ~ BC 322)는 ‘빛은 원래 흰색이고, 어둠과 섞이면서 다양한 색이 만들어진다’고 했습니다. 빛을 물감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체는 본질적인 색을 가진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은 이후 2,000년 동안 정설처럼 여겨졌습니다.

※ 정설(定說, orthodoxy) : 정해진 이야기 / 일정한 결론에 도달하여 이미 확정하거나 인정한 이야기. 반대말로 '속설'이 있다.
뉴턴의 프리즘 실험 상상화

인류의 대스승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러한 믿음에 도전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아이작 뉴턴 경(Sir Isaac Newton)입니다. 아마 앞으로도 뉴턴의 업적은 여러 번 등장할 거니 꼭 알아두는 게 좋겠죠?  1703년 뉴턴은 ‘광학 Optics’라는 논문을 통해 우리가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빛'이 색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물체가 아닌 빛 자체에 색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유명한 프리즘 Prism 실험을 통해 ‘하얀색의 빛이 굴절과 분산을 통해  다양한 색으로 나누어진다’는 사실과 각각의 색은 순수한 색이고, 오히려 하얀색의 빛에는 색이 섞여있는 것이라는 사실도 밝혔습니다.


※ 논문(論文, thesis) : 논하는 글 / 어떤 것에 관하여 체계적으로 자기 의견이나 주장, 학술적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적은 글.
프리즘 실험
※ 증명(證明, Proof) : 증거를 밝히다 / 어떤 사항이나 판단 따위에 대하여 그것이 진실인지 아닌지 증거를 들어서 밝힘
※ 순수(純粹, pure) : 순하다 /전혀 다른 것의 섞임이 없음 또는 사사로운 욕심이나 못된 생각이 없음.





세상 모든 사람들이 무지개색은 7색이라고 여길까요?


우리가 흔히 무지개색으로 부르는 빨주노초파남보의 7가지 색 구분도 뉴턴의 생각입니다. 당시 7은 성스러운 숫자였기 때문이죠. 도레미파솔라시(7 음계), 기독교에서 하느님의 7일 창조, 태양계의 7 행성 등 7은 신성시되던 숫자였습니다. 참고로 도레미파솔라시의 7 음계는 피타고라스(Pythagoras)가 발견했어요.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만든 바로 그 피타고라스요.


우리나라의 오방색 - 색깔마다 의미와 방향이 있다.

우리는 모두 뉴턴의 영향을 받아 무지개색을 7색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나라와 문화에 따라 무지개색을 다르게 구분하기도 합니다. 뉴턴 이전의 유럽에서 무지개는 5색(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보라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예전부터 오방색이라고 해, 흰색(물), 빨간색(나무), 파란색(흙), 노란색(불), 검은색(금속)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각 색깔이 방위를 나타내기 때문에 방(方)이라는 말이 붙었어요. 화려한 빛깔을 의미하는 '오색찬란하다'라는 말도 여기에서 유래되었지요.


미국 퀴어축제(Queer Festival)에서 사용되는 무지개색 깃발 - 6개 색을 사용한다.

미국이나 다른 영어권 국가들은 무지개색에서 남색을 뺀 6가지 색으로 생각합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남색과 보라색을 뺀 5가지 색으로, 독일은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검은색, 회색의 5가지 색으로 생각한다고 합니다. 이슬람권의 국가들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의 4가지 색으로, 심지어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는 빨간색과 검은색 2가지로 인식한다고 하니 같은 무지개를 봐도 참 다르게 보이나 봐요.


오늘날 컴퓨터 프리즘으로 무지개색을 분석하면 모두 207가지 색으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합니다.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더 많은 색으로 구분할 수 있겠죠?




백리향의 단면에서 관찰되는 엽록소 /내셔널지오그래픽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물체에 빛이 닿는 순간, 그 물체는 빛을 받아들이거나(이것을 흡수한다고 해요) 또는 반사할 수 있어요. 이때, 빛이 물체에 반사되면 우리 눈에 그 물체의 색이 보이게 되는데, 이는 물체가 빛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져요. 예를 들어, 풀이 초록색으로 보이는 것은 풀 안에 있는 엽록소(葉綠素, chlorophyl)가 빛 중에서 초록색 부분을 흡수하지 않고 반사하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겨울이 되면 엽록소는 사라지고, 빨갛고 노란빛을 반사하는 색소가 남는데 이때 식물은 빨갛고, 노랗게 보입니다. 바로 '단풍(丹楓, autumn colors)'이죠.

※ 흡수(吸收, absorb) : 빨아서 거두어들임/ 외부의 물질을 안으로 빨아들임
※반사(反射, reflection) : 되돌아 맞추다 / 일정한 방향으로 나아가던 파동이 다른 물체의 표면에 부딪쳐서 나아가던 방향을 반대로 바꾸는 현상


우리 눈은 빛을 받아들이고 뇌에 전달하여 우리가 보는 이미지를 만들어냅니다. 눈은 다양한 색의 빛을 감지할 수 있는데, 각 색에 대응하는 특정한 세포들이 눈에 있어요. 이러한 세포들이 감지한 정보가 뇌로 전송되면, 우리가 실제로 보는 다양한 색의 세계를 경험하게 됩니다.

※ 감지(感知, perception) : 느껴서 앎 / 느끼어 알게 되는 것
※ 대응(對應, respond) : 마주하여 응하다 / 어떤 일이나 사태에 맞추어 태도나 행동을 취함.


그러니까 ‘본다’라는 말의 의미는 ①빛이 물체에 부딪히고, ② 반사되어 ③ 반사된 빛을 우리 눈이 감지하여 뇌로 전달하면, 뇌가 ‘인식’하게 되는 거죠. 다시 말해 ① ~ ③의 과정 중 하나라도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우리는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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