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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서아빠 Feb 22. 2024

연문위키 - 13편. 절대적이고 상대적인 온도③

3) 뜨거운 태양, 차가운 우주

우주의 온도


태양의 가스로 이루어진 열 덩어리다.

지구 모든 생명체의 어머니별인 태양은 중심부가 약 1,500만℃, 표면 온도가 약 6,000℃에 이르는 가스와 불 덩어리입니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태양 에너지를 기반으로 살아갑니다. 그러니 태양은 우리의 어머니일 수밖에요. 그에 반해 행성의 대기 영향을 받지 않는 우주 공간의 온도는 -270℃ 정도예요. 


태양의 열이 우리 지구만을 위한 것은 아닐 텐데, 어떻게 한 우주의 어떤 부분이 불타고 있는데  다른 부분은 얼어붙을 수 있을까요?


정답은 열의 전달 방법 중 하나인 '복사'에 있어요. 이전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태양열은 복사파를 통해 지구로 이동할 수 있어요. 복사열은 자신과 접촉하는 분자들을 자극하여 가열하죠. 복사는 진행 경로에서 복사파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분자와 물질만 가열하기 때문에 그 외의 분자들은 계속 차가운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지구의 중력으로 인해 지표면에 가까울수록 공기 분자가 많아진다.

그리고 열 주의의 모든 물체는 복사열이 지나갈 때 연속적으로 복사 에너지를 내보내거나 흡수하는데, 전자파를 흡수할 대상이 없으면 열은 그냥 지나갈 뿐입니다. 게다가 진공 상태인 우주의 가스 분자는 너무 적고, 서로 멀리 떨어져 있어서 규칙적인 충돌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늘로 올라갈수록 더 추워지는 이유도 마찬가지예요. 대기권으로 올라갈수록 공기가 더 희박해지기 때문에 열복사와 열전도의 영향을 덜 받게 되어 지표면에 비해 차갑다고 느껴지는 거예요.


따라서 태양이 복사를 통해 우주의 가스 분자를 가열하더라도, 전도를 통해 태양열이 우주 전체로 전달하는 것은 불가능한 거예요. 그러니 태양열은 마치 지구를 보살피기 위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죠. 




그런데 6,000℃나 되는 태양열은 어떻게 지구의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온도가 낮아지는 걸까요?


인류가 보낸 첫 태양 탐사선 파커호 - 616만㎞까지 접근할 예정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매우 온도의 변화가 적은 평화로운 환경을 가지고 있어요. 혹시 지구가 온난하지 않다고 생각하시나요? 여름은 너무 덥고, 겨울은 너무 춥다고요? 지금도 태양 주위를 돌고 있는 파커 태양 탐사선(Parker Solar Probe)의 한쪽에 설치되어 뜨거운 태양열을 막는 방열판은 약 121℃ 이지만, 그 덕에 태양 복사 에너지가 닿지 않는 탐사선 자체는 -150℃라고 해요. 그리고 태양과 가장 가까이 위치한 행성인 수성의 야간 온도는 낮보다 약 538℃나 낮다고 하니 지구의 기후에 대해 불평불만 가지지 말자고요. 실제로 지구의 평균 온도는 15℃로 항상 일정하다고 해요.


태양열이 있고 없고에 따라 이렇게 변화가 심한데, 유독 지구만 괜찮은 이유가 무엇일까요? 지구의 온도 변화가 우주의 다른 곳에 비해 매우 적은 이유는 열이 전달되는 3가지 방법이 골고루 사용되어 지구 구석구석에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① 태양으로부터 출발한 열복사가 지구에 도착하게 되면 먼저 대기층의 공기 분자를 자극하고, 데우게 됩니다. (열복사) 

② 그리고 주변 공기 분자에도 여분의 에너지가 전달되겠죠. 그다음 그 분자들은 이웃한 분자와 부딪혀 가열을 시킵니다. (열의 전도).

③ 또한 이렇게 데워진 공기와 지표면은 다시 공기를 순환시켜 (열의 대류) 지구를 전체적으로 따뜻하게 해 줍니다.


실제로 태양열은 지구의 표면까지 도착하는 동안에 50%가 지구의 공기층에 반사되거나 흡수되면서 사라지고, 나머지 50%만 전달됩니다. 이렇게 지표면까지 전달된 50%의 에너지도 그대로 지구에 흡수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 밖으로 다시 반사되면서 지구의 평균 온도가 일정하게 되는 거예요. 지구의 지표면, 대기, 구름 등에서도 복사 에너지를 외부로 내보낼 수 있어요. 


태양에서 출발한 태양에너지는 우주에서 1㎡당 1,360W에 달하지만, 대기의 반사와 더불어 구름과 먼지 등 장애 요인이 있어 지상에서 1㎡에 도달하는 에너지는 300W를 넘지 않는다고 해요. 그러니 6,000℃의 태양열이 지구를 그렇게 뜨겁게 데우지 못하는 거예요.




오로라도 태양이 보낸 신호라는 거 아시나요?


태양열이 부딪히는 공기 입자에 따라 오로라의 색이 달라진다.

태양은 끊임없이 빛과 열을 날려 보내고 있습니다. 이것을 태양이 보내는 바람이라고 하여 '태양풍(solar wind)'이라고 불러요. 태양에서 태양풍에 실려 날아온 플라스마(plasma)라고 불리는 빛 알갱이들이 지구의 대기와 충돌하면서 만들어지는 것이 바로 오로라(Aurora)에요. 밤하늘에 일렁거리며 반짝이는 신의 선물 같은 그 오로라 말이에요. 


오로라의 색은 공기의 어떤 성분과 태양열의 입자가 부딪히는가에 따라 달라집니다. 질소와 충돌하면 분홍색이나 보라색, 산소와 부딪히면 붉은색이나 녹색 빛을 뿜어낸다고 해요. 대기 성분의 특성에 따라 충돌할 때 파장이 변하기 때문이지요.


지구 자기장을 따라 이동하는 태양풍의 전하가 오로라를 만들어낸다. 

우리가 오로라를 보기 위해 캐나다의 옐로나이프(Yellowknite)나 노르웨이 트롬쇠(Tromsø) 같은 곳을 가야만 하는 이유는 태양풍의 입자들이 전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우리 지구도 일종의 자석처럼 자기장을 가지고 있는데요, 지구 곁을 지나쳐가는 태양풍의 전하들이 지구의 자기장을 따라 극지방으로 이동하는 거예요. 


게다가 극지방은 대기층이 매우 얇고, 대기 중의 기체 농도도 다른 지역보다 낮기 때문에 전하를 띈 입자와 충돌이 잘 일어납니다. 그래서 오로라는 북극과 남극에서 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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