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은 호스피스 의사를 왜 하세요?, 환자도 상대하기 어렵고, 환자 보호자는 더더욱 상대하기 어렵고, 최선을 다해도, 결국엔 환자는 소천하고.."
완화병동 간호사들과, 연말 회식자리.
일 년 동안 있었던 여러 일들, 환자들 이야기와
술이 섞여 들어간다.
"글쎄요,,,"
"그러면, 선생님은 왜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그냥 굴러들어 오니, 여기더라고요"
"그냥 굴러들어 왔으니, 딴 곳으로 굴러들어 가셔도 될 텐데.."
"뭐.. 글쎄요.. 있다 보니 정이 들고.. 그래서 떠나지 못하고.. 뭐 매여있는 거죠... 이게 무서워요.."
우리는 점점, 빠져드는 늪에 발을 담근 거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은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