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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seongi Kim Dec 31. 2018

개별성

가끔. 마음 갔던 환자의 장례식장에 찾아간다.

그러다, 장례식장에 걸려있는 환자의 건강하고 젊었을 적 사진을 보면, 내가 마지막으로 돌보아 주던 그때 환자와는 다른 사람인 것 같다.

항암치료로 인한 탈모, 암으로 인한 쇠약, 동일한 환자복.
항상 환자로서 다가왔지만, 그/그녀도 내가 누리는 이 생생하고 역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아버지/어머니 더 나아가 누구의 딸/아들이었던 것이다.  

이는 장소가 주는 '역할'과 '역할'안에서의 행동을 결정짓는 다분히. 의료시스템 내에서의 행동주의적인 측면이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가끔. 호스피스에서는 환자복이 아니라, 본인이 입고 싶은 옷을 입고 있으면 어떨지 생각한다.


현실적인 의료 시스템의 '관리'하에서
개별성을 어디까지 허락하느냐는 항상 고민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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