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이라는 숫자 앞에

by 전석표

2월 8일.
내 브런치에 알람 하나가 떠올랐다.


나를 놀라게 한 느낌표.


언제부터였던가.
10명씩 구독자가 늘어도 오지 않던 알람은
정확히 ‘100’을 채웠을 때 내게 그렇게 알려주었다.


‘확률 100%’
‘배터리 최대 성능 100%’
‘구독자 100만 명, 골드 버튼 감사드립니다.’


세상엔 헤아리기 버거울 만큼 많은 숫자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100’은 어딘가 하나의 매듭처럼 느껴진다.

채워졌다는 느낌.

비로소 한 단락을 넘긴 듯한 숫자.




내 프로필에 떠오른 구독자 수가 세 자리가 되었을 때,
나는 제법 오래 그 숫자를 바라봤다.
그 이상의 숫자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좋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2월 24일 기준으로 내 구독자는 128명.
하루씩 정직하게 늘어나는 독자 수에 기분이 좋아질 때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나는 아직 그 숫자 앞에서 완전히 당당하지는 못하다.


내가 정말 이만큼의 사람들이 읽어줄 만큼의 작가일까.
그 물음은 종종 나를 멈춰 세운다.
아직은 선뜻 대답하지 못한다.


그래도 글은 계속 쓸 생각이다.


지금까지는 제법 주기를 잘 지키며 써왔지만
언젠가 그 리듬이 흐트러질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곳에서 오래 글을 쓰고 싶다.


퇴사 후 길어진 공백 속에서 시작한 브런치.
무언가를 증명하려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언젠가 시간이 흘러
내가 다시 단단해진 날,

이곳에 남겨둔 기록들을 돌아보며
“그래도 잘 지나왔다”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