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PR 시대에, 나는 SNS를 그만 두었다.

by 전석표

인스타그램.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나쯤은 계정을 가지고 있는,
현시대의 대표적인 SNS다.

그런데 나는 그 SNS를 올해 들어 끊었다.


인스타그램은 정말 편리한 어플이었다.

손가락 한 번만 움직이면 지인들의 소식을 접할 수 있었고,
다양한 주제의 게시물들을 빠르게 훑어볼 수 있게 해주었다.


그래서 한때 나는 딱히 올릴 게 없어도
마치 볼 일이 있는 사람처럼 그곳을 자주 찾았다.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인스타그램이 더는 내게 유익하지 않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 계기는 우연히 마주친 게시물들이
내게 불쾌함을 남긴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였다.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은근히
‘굳이 왜 이런 걸 올려서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까?’ 싶은 글들이 있었다.


그런 글일수록 반응은 더 크게 달렸으며,
댓글창에는 늘 논쟁이 이어지고 있었다.


나로서는 그런 게시물을 마주하는 일이 마치
길을 걷다가 무심코 껌을 밟는 것과 비슷했다.


그렇게 인스타그램을 보고 나면

오히려 머리는 무거워졌다.


환기하려고 연 창문 틈으로

신선한 공기가 아닌, 악취가 허락 없이 들어와서는

제법 오래 맴돌다 가는 것 같았다.


그러다 보니 서서히 그곳을 찾는 빈도가 줄어들었고,
신년이 되면서부터 나는 가장 먼저 SNS를 삭제하게 됐다.


내가 그곳에 있지 않아도
지인들의 소식은 충분히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SNS를 끊었다고 해서 관계까지 끊어진다면,
그건 딱 그 정도의 인연이라고 여겼다.


어느덧 인스타그램을 찾지 않은 시간은 넉 달에 가까워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성공적이다.


불쾌한 자극이 사라지자

예민하게 쌓이던 스트레스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브런치도 SNS라고 할 수 있겠지만,
이곳은 내가 좋아하는 ‘글’로 가득해서인지


나에게는 마치 동물의 숲 같은,
조용하지만 오래 머물고 싶은 공간이 되어주고 있다.


물론 인스타그램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충분히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내 선택을 바꿀 만큼의 메리트는 느끼지 못했다.


SNS를 고등학교 때부터 해왔는데,

내게 도움이 됐을 거라면

이미 나는 그 덕을 보고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자기 PR이 중요해진 시대에서,
오히려 조용히, 편안하게 숨을 고르는 쪽을 택했다.


나는 그저 이곳 브런치에서
우연히 나를 찾아와 잠시 머물다 가는 분들에게,


투박하지만 진한 글로

작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

토요일 연재